구정을 앞두고 부부동반 모임을 계획했다. 모여 앉아 회 한 접시에 매운탕 한 그릇 먹으면 겨우내 까칠해진 입맛도 살아날 것만 같아 메뉴는 ‘회’로 결정했다.
모임의 장소는 얼마 전 반곡동에 문을 연 ‘경포횟집(대표 김정래)’이다. 이 곳은 회를 대(大)사이즈로 주문하면 아이들 몫으로 먹기 좋은 ‘영계백숙’이 함께 나온다.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겨울밤을 녹이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 다양한 요리, 맛보는 재미
빨리 먹고 싶은 마음에 재빨리 모듬회를 주문하고 횟집 내부를 둘러봤다. 평범하지만 손님을 배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커피는 물론 매실차도 자유롭게 마실 수 있게 비치되어 있고 주방 안도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크다. 이 집의 안주인에게 슬쩍 물어보니 “특별히 신경을 쓰는 부분이 위생과 신선도”라며 “그 이유로 회를 도자기 그릇에 올린다”고 했다. 도자기 그릇은 재사용 염려가 없고 차가움이 오래 가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있어 소형룸을 선택했다. 손님이 제법 많은 것을 보니 미리 예약하길 잘한 것 같다. 푸짐한 곁 음식들이 한 상 가득 차려지니 모두 군침이 도는 모양이다. 롤이나 초밥부터 생선가스, 샐러드가 아이들 입맛을 돋우고, 소라, 새우, 주꾸미, 바삭한 튀김 등은 어른들의 입맛을 돋운다. 14가지 이상의 곁 음식을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이들은 영계백숙을 먹어치워 벌써 배가 찬 듯하다.
● 도자기 그릇 위에 올린 활어
오늘 상의 주인공 회가 이 집의 특징인 도자기 그릇 위에 올라 등장했다. 회는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김정래 대표가 직접 손질한다. 일식뿐만 아니라 한식조리사 자격증도 갖춘 요리사다.
차가운 도자기 그릇 위에서 붉은 빛깔로 손짓하는 숭어를 제일 먼저 맛봤다. 신선하고 사각사각한 식감이 입안에 퍼진다. 숭어는 겨울철에 맛있는 생선이기도 하다. 차례대로 맛본 광어와 우럭도 유난히 쫀득하고 차진 맛으로 식욕을 샘솟게 한다. 이에 질세라 멍게와 해삼, 개불도 그 뒤를 잇는다. 꿈틀대며 상 위에 등장한 산낙지와 바다 향이 맴도는 석화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삼색 파프리카를 올린 가리비살이 상큼하게 입맛을 돋운다. 아껴 뒀다 마지막에 먹은 전복살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회를 먹은 후 이것을 못 먹으면 섭섭하다. 바로 매운탕이다. 이곳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원재료를 푸짐하게 넣고 끓여 시원하고 담백하다.
경포회집은 구정연휴에도 운영해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다. 단, 전화예약은 필수다.
● 혼자서도 즐기는 알찬 점심 특선
경포 횟집의 점심 특선은 점심때 혼자 식사할 때나 간단하게 회 맛을 즐기고 싶을 때 좋다. 꽁치, 계란찜 등으로 차려내는 밑반찬도 식사 가격에 비해 알차다.
탕 그릇에 신선한 해물을 담아 끓여내는 해물뚝배기는 이 집의 별미다. 6000원이라는 가격도 매력적이다. 김치를 버터에 볶아 고소한 맛으로 버무려진 알밥도 점심시간에 즐기기에 좋은 메뉴다. 회덮밥도 인기다. 고소하고 상큼한 맛도 별미지만, 회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회덮밥의 맛은 양념장과 채소의 절묘한 조화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포 횟집의 회덮밥은 신선한 채소를 듬뿍 넣고 특제양념으로 비벼 입맛을 돋운다. 점심시간에 혼자서도 회를 맛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회정식을 추천한다. 주차공간도 넓어 이용이 편리해 언제든지 들러도 부담 없는 곳이다.
회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 3
1. 생선회 따로, 야채 따로 : 마늘, 고추 등의 강한 향이 생선회 고유의 맛을 잃게 하고, 채소가 식감을 떨어뜨려 생선회의 풍미를 느끼기 어렵다. 쌈이나 비빔보다는 따로 먹는 것이 고유의 맛을 느끼기 좋다.
2. 생선에 따라 소스도 다르게 : 흰살 생선은 고추냉이 소스를 곁들여야 제 맛이 나고, 붉은 살 생선은 고추냉이를 생선에 직접 묻힌 뒤 간장에 찍어 먹으면 생선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3. 흰살 생선 먼저 : 넙치(광어), 돔, 농어 등 담백한 생선을 먼저 먹는다. 그다음 방어, 참치 등 붉은 살 생선을 먹으면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문의: 764-0234
임유리 리포터 vivian8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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