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교육학 13

지역내일 2013-03-02

새학기, 학원선택의 상식


또 시작이다. 빠르고 바른 시작은 이미 지난해 기말 직후가 돼야만 마땅하다. 하지만 학생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겨울방학을 가열 차게 공부시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학부모부터가 독하게 마음먹기 힘들었을 것이다. 교육은 백년대계라 했지만 그것은 고사하고 1년지대계만 되어도 참 좋겠다 싶은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학부모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최소한 주요교과의 내용파악정도는 하고 오리라 생각한다. 수학이나 또는 영수단과를 주2~3회나 과외를 추가하여 한 두 번의 반복지도에 이어 약간의 선행학습을 추가시킨다면 현재의 그 어떤 문제라도 기본적인 것들은 해결되리라 판단한다. 하지만 적지 않은 수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공부를 거의 또는 한자도 공부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내 자녀가 다음사항에 해당되지 않는지 세심히 살펴보자. 전 과목을 공책 한 권에 종합장처럼 끄적여 있거나, 책들이 공부된 흔적 없이 깨끗하거나, 아니면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책장 모서리를 말고 뜯고 낚서하거나, 완성도가 아주 높은 그림이 있거나, 매일 공을 가지고 등교하거나 지각이 잦다. 또한 책가방을 시간표와 일정에 맞춰 다시 챙겨 나가지 않고 어제의 가방을 그대로 메고 나가거나, 가방 여기저기 밑바닥에 다리미로 눌러 버린 것 같은 각종 과제형 프린트물 들. 책상정리는 고사하고 공부방 여기저기에는 화장품, 엠피3, 이어폰, 립글로스 등 필요치 않은 서랍속의 잡다한 물건 등이 무질서하게 나뒹군다. 공부한다며 꼭 문을 닫고 들어가 불안한 감을 주거나 학교 친구들로 보이는 아이들과 매일 카톡, 문자, 약속으로 이어진다. 또한 학원에서 가르쳐 놓으면 그 이튿날 까먹는다고 학원선생님의 지적. 손톱을 자르지 못하고 기르거나 이빨을 손으로 물어뜯거나 손가락끼리 퉁겨대거나 연필을 잡지 않고 손을 늘어뜨리고 앉아 있거나 다리를 떤다. 이런 행동을 하는 학생들을 상담해보면 학교에서의 1차적 공부도 전혀 기대 할 수 없음을 본인들의 입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아이와 학원공부
 
 이런 상태에서 아이의 학원 생활은 어떨까. 과외나 단과 커리큘럼은 강의와 숙제로 학/습을 분리하는 형태이다. 학교교육과정도 그러하다. 학교는 수업이 많으므로 익힘 숙제를 조금 부과하지만, 단과/과외는 수업양이 적어 진도에 치중해야 함으로 숙제양이 많고, 상위권을 기조로 하거나 학부모 눈치를 많이 보는 커리의 경우에는 그 과제가 엄청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상식적인 결론을 내야한다. 학교에서 의미 있는 1독을 하지 못한 학생들이 개별첨삭이 부재한 고정된 클래스에서 직선적 전진형으로 진도를 나가는 학원수업을 잘 따라 갈 수 없음이 자명하다. 그에 따른 숙제 부실은 이미 그 아이의 학습의욕이나 학습생활을 넘어 실력적인 차원에서 불가능하기 때문에 2~3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헉헉대거나 일탈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은 ‘아이의 잘못’이라 말하기에는 잔인한 일이다.


 학원선택의 기본


 전과목 평균은 IQ이전에 정서적 생활적 안정도와 그에 따른 성실성을 반영한다. 즉, 얼마나 기본에 충실한지에서 ‘학교 다니는 학생’인가를 척도 해 준다. 목동 단지 내 학교의 내신 성적은 대부분의 주요과목에서 추가학습 없이 학교공부만 가지고는 60~70점대를 넘어가기 어렵다. 이는 소위 교육특구(?) 라는 곳일수록 선행 응용 심화학습의 부재와 변별력 확보라는 이중적 딜레마 때문에 그 현상이 두드러진다.
따라서 평균95점대 이상의 성적과 함께 학습이 생활화 되어있는 학생은 주1회든 2회든 매일이든 단과든 과외든 스파르타형 학원이든 상관없다. 단, 특수고나 조기유학계획이 없는 국내대학 진학희망자는 그 선행학습에서 내신점수 확인 후 수능형태를 먼저 이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후에 텝스 토플 수학2학기이상선행 논술 등이 가능함을 알아야한다. 그리고 평균 88점대에서 93점대 사이의 학생들도 상승일로에 있거나 한 과목 정도만 성적이 부실하지만 정서나 생활이 안정되어 있는 경우는 이에 해당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하의 평균 점수나 두 과목 이상 성적이 부실하거나 안정되어 있지 못한 경우에는 방법이 아닌 인식을 달리해야한다. 아이가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할 수 없기 때문이며, 강의가 아닌 학습 즉, 배우고 익히고 숙제하고를 선생님과 함께해야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부모에게서 아이를 분리시켜 역할모델링 및 학습사회화를 학습동료 공부친구들과의 동료압력(peer pressure)을 통해 제공해 줘야 한다. 이 경우 과외나 단과라도 1:1보다는 좋은 분위기에 적정인원이 함께하는 교실에서 최소한 주5일 이상 공부하거나 소수반 원스톱 관리형 종합학원에 보내야만 아이가 달라질 수 있다. 무슨 자습지도형 학원이니 이런 것들은 곤란하다. 뭘 알아야 자습하고 정서 및 행동이 수정돼야 무엇이라도 알 것 아닌가. 조금시키고 많은 성적상승을 바라지 말자. 중고등학생 시기는 부모와 교감하고 슬하의 교육을 받는 시기가 아니다. 믿고 맡겨야 한다. 1주일 내내.


윤순원 원장
에듀맥스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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