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되고 논술에 대해 고민이 깊어지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대학을 입학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경로 가운데 논술은 두 가지 이미지로 비춰진다. 하나는 수능을 반영하지 않고도 대학을 갈 수 있는 기회이며, 다른 하나는 타고난 학생들만이 누릴 수 있는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는 계륵과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다. 논술이 대학을 입학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라는 점에서 누구라도 부인할 수 없다는 데에 이견은 없지만 과연 ‘논신’들 만이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전형일지에 대해서는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논술은 기본적으로 ‘상대’평가인 시험이다. 100대 1의 경쟁률인 시험에서 99명과는 다른 답안, 차별화된 답안이어야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엄청난 경쟁률과 손에 잡히지 않는 ‘글’이라는 측면에서 논술은 어쩌면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 채점자가 원하는 즉, 대학이 원하는 답안을 써준다면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대학이 원하는 답안을 쓰는 학생이 극히 드물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채점자의 입맛에 맞는 답안을 쓰기 위한 고민을 시작해 봐야 한다.
대학별로 입학 설명회, 보도 자료에서 매년 대학 측에서 발표하는 단골손님이 있다. 어쩜 그렇게 학생들의 답안이 천편일률적인가라는 교수님들의 탄식이다. 교수님들은 학원에서 배운대로, 공식대로 글을 쓰지 말아 달라고 부탁 아닌 부탁을 한다. 학생들의 답안이 다들 비슷한 이유는 입시 위주의 교육정책으로 인해 학생들이 본인의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와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은 분명하다. 획일화된, 정답이 있는 객관식 문항에 익숙하게 되어 다양성을 상실한 대입전형을 극복하고자 등장한 것이 바로 ‘논술’이다.
그렇다면 이제 문제는 간단해진다. 본인의 글을 쓰는 것이다. 다른 학생들과 차별화된 답안이 나오기 위해서는 본질적으로 ‘자신의 글’을 써야한다. 논리력이 뒷받침 된 상태라면 분명 채점자로 하여금 상대적으로 눈에 띌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글을 쓰는데 있어서 배경지식은 중요하지 않다. 배경지식이 바로 천편일률적인 글을 만들게 하는 주범일지도 모른다. 본인의 글을 쓰기 위해서는 제시문과 문제 사이의 논리적 관계를 파악하고 왜 이 제시문이 나왔고 왜 이러한 질문을 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이 고민을 꾸준히 한다면, 분명 여러분도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현호 인문논술팀장
SM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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