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험생 사교육 활용 유형>

내 아이에게 맞는 사교육, 대형 강의 or 소수 정예

실력 수준과 성향, 과목별 특성을 고려한 사교육 유형 선택 필요

지역내일 2013-02-25

겨울방학이 시작될 무렵이면 학원가에서는 예비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경쟁적으로 설명회를 연다. 본격적으로 수능 중심의 대입 수험 공부가 시작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학원 중심가인 대치동에서는 하루에도 서너 차례 이 학원 저 학원에서 유명 1타 강사를 필두로 2~3시간씩 학부모 설명회를 진행한다. 하루에 두세 곳 참석하고 나면 어지간한 체력이 아니면 진이 빠지기 십상이다. 이제 그때로부터 두 달이 지났다. 선택한 강의가 만족스럽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고3 학부모들의 사교육을 둘러싼 고민과 이미 입시를 치른 학부모들의 사교육 활용 사례를 살펴봤다. 사례 속에서 내 아이에게 맞는 사교육 유형을 찾아보자.


유형1. 대형 강의와 과외식 수업 병행 - 인문계열 고3 여학생 학부모
지난해 11월부터 아이에게 맞는 수업을 찾기 위해 고3 수능 전문 학원 10여 곳의 설명회를 찾아 다녔다. 또, 입소문으로 알려진 소수 정예 단과 학원들도 수시로 방문해 상담을 받았다. 하지만 여러 강사들의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결정은 힘들어졌다. 대부분 내로라하는 강사들 이지만 모두 장단점이 있고 특징이 있어 여기저기서 팔랑 귀가 되어 버렸다.
문과 학생이고 수학 실력은 비교적 탄탄한 편이기 때문에 국어와 영어 강좌 선택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특히 2014학년도 수능부터는 인문계열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국어와 영어를 어려운 B형으로 선택해야하기 때문에 더 고민이 많았다. 재수종합반의 유명 강사가 진행하는 80~100명 내외의 대형 강의를 선택하자니 아이의 약점관리가 되지 않을 것 같고, 소수 정예 수업이나 과외식 수업을 선택하자니 바뀐 수능 체제에서 강사의 정보력이 부족할 것 같아 어쩐지 불안했다.
고민 끝에 국어와 영어 과목을 각각 재수종합반 강사가 진행하는 대형 강의와 3명 내외의 과외식 수업을 병행하는 것으로 겨울방학을 시작했다. 아이가 수업을 들어보니 확실히 두 수업은 차이가 있다고 했다. 대형 강의는 설명이 명확하고 자료가 풍부한 반면 관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과외식 수업은 아이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약점을 보완해주는 수업으로 진행되었지만 체계적이지 못했다.
두 가지 수업을 병행하다보니 수업료도 만만치 않고 수업시간도 많아 부담이 된다. 그나마 방학 중에는 소화가 가능했지만, 이제 곧 개학을 하면 학원을 줄이고 자기 공부 시간을 확보해주어야 하는데 어떤 강의를 선택해야할지 아이나 엄마나 결정이 쉽지 않다.


유형2. 과목별로 학원 유형 차별화 - 자연계열 고3 남학생 학부모
겨울방학 직전에 정말 분주했다. 쏟아지는 학원 전단지 속에서 내 아이에게 맞는 강좌를 선택하려다 보니 발품을 팔지 않을 수 없었다. 문과 학생에 비해 이과 학생의 교과 공부량이 2배 이상이라고 하던데, 아이가 고3이 되니 그 말이 정말 실감 났다. 수학과 과학 과목은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자기주도학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 입시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확보하려면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 공부의 효율을 높여야 하는데, 과목별로 학원을 정하다보면 수학과 과학 과목만으로도 강의가 너무 많았다.
아이는 공부하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질문을 해서 바로 해결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대형 강의는 부적절했다. 그래서 수학과 과학은 비교적 질문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3~6명 정원의 소수 수업을 선택했다. 2개월이 지난 지금 아이는 만족스럽게 공부하고 있다. 소수 수업의 경우 고액 과외가 아닌 이상 대형 강의에 비해 강사의 실력이 떨어진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 부모 입장에서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아무리 명강사의 강의라 하더라도 부족함을 채울 수 없다면 소용없다는 판단으로 소수 수업을 선택했다.
국어와 영어 과목은 아무래도 수학·과학 과목에 비해 뒷전이었다.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도 있고 강사에 대한 위험부담도 줄이기 위해 대형 강의를 선택했다. 100명 가까이 되는 수업에서 아이가 얼마나 자기 것으로 소화할지 의문이지만 아직까지는 수업에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유형3. 인터넷 강의로 맛보기 강좌 듣고 현장강의 선택 - 자연계열 고3 남학생 학부모
수능 강좌를 선택하기 위해 많은 과목별 강사들의 설명회에 참석했지만 결정은 쉽지 않았다. ‘커리큘럼은 좋은 것 같은데 강사 나이가 너무 많은 것 아닌가.’ ‘목소리가 너무 차분해 수업이 지루하지는 않을까.’ ‘인기 강사라서 수강생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닐까.’ ‘시험이나 숙제 관리는 조교들이 한다던데 제대로 이루어질까.’ 이것저것 걱정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엄마인 내 마음에 드는 강사가 아이에게도 잘 맞는 강사일지 알 수 없었다. 어렵게 선택한 강의가 아이에게 맞지 않아 한두 번 수업 후에 안하겠다고 하면 공부시간과 수업료 모두를 낭비하는 것이다. 또, 그렇게 되면 다른 강의를 선택하기도 쉽지 않다.
고민 끝에 설명회에서 마음에 들었던 강사를 과목별로 2~3명 정해놓고, 그 강사의 인터넷 강의를 찾아 아이에게 무료 맛보기 강좌나 수능 기출 해설 강좌를 20~30분씩 들어보게 했다. 내가 쉽게 결정하지 못했던 것을 아이는 강의를 들어보고 쉽게 결정했다. 아이는 나의 우선순위와는 정반대의 선택을 하기도 했다. 어차피 강의는 아이가 듣는 것 아닌가. 스스로 선택한 수업인 만큼 즐겁게 공부하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랄 뿐이다. 


유형4. 아이의 성향에 따라 학원 유형 달라져야 - 서울대 인문계열 합격자 학부모
아이가 고3이 되어서도 학원 설명회를 그다지 찾아다니지 않았다. 수학 과목은 초등 고학년 때부터 다니던 학원을 아이가 워낙 좋아해 고3이 되어서도 바꿀 생각을 하지 않았다. 고3까지 그 학원을 다니는 학생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고3 때는 정규반 수업료만 내고 거의 1:1 수업을 하다시피 했다. 오랫동안 다닌 학원이라 학원 측에서도 아이를 끝까지 맡아 주었다.
발 빠르게 움직이며 입시정보를 수집하는 부모도 아니고, 소수 팀 수업을 조직할 만한 능력도 없었기 때문에 언어, 사탐, 제2외국어 과목은 재수종합반 강사들이 진행하는 학원의 오픈 수업을 듣게 했다. 언어는 한 강사의 수업을 1년간 들었고 한 반 인원은 80명 정도였다. 사탐 과목은 방학 때만 들었는데 과목에 따라 한 반 정원이 10~30명가량 되었다. 학원은 한 곳을 정해 그 학원에 출강하는 강사들 중 아이의 성향에 가장 맞을 것 같은 강사를 선택했다. 대형 강의라서 수강하는 학생들의 수준차이가 심하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아이는 수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논·구술은 전문 학원에서 6~10명 정원의 오픈 수업을 들었다.
마침 과목별로 아이에게 맞는 학원의 오픈 수업이 있어 특별히 소수 팀 수업이나 과외 수업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단기간에 아이의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소수 팀 수업이나 과외식 수업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지만 정보 부족 때문인지 주위에서 검증된 강사를 접할 수 없었다. 대형 강의는 확실히 관리는 되지 않는다. 반면에 좋은 자료를 열심히 많이 만들어서 주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 또 명쾌한 강의로 아이에게 공부하는 즐거움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에게 대형 강의가 좋은 선택일수는 없다. 이제 고1이 되는 둘째 아이가 있는데 첫째와는 다르게 스스로 공부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아마도 둘째는 모든 과목을 꼼꼼히 관리해주고 부족한 점도 보완해줄 수 있는 소수 정예나 과외식 수업을 선택할 것 같다.


유형5. 장기간 과외 수업으로 선생님과 친해져 역효과 - 인문계열 재수생 학부모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아이는 한 선생님에게서 수학을 배웠다. 처음에는 학원에서 정규반 수업을 들었는데, 담당선생님이 고등부 학원을 차려 독립하면서 선생님을 따라 학원을 바꾸었고, 고2부터는 그 선생님이 1주일에 두 번씩 집으로 방문하는 과외 수업을 했다. 아이가 선생님을 신뢰하는데다가 선생님의 실적도 좋은 편이라서 믿고 맡겼다. 여러 명이 함께 듣는 강의식 수업보다는 그래도 아이에게 맞춘 과외 수업이 효과적일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런데 고3이 되어 모의고사를 보면 대형 강의를 주 1회 수업으로 들었던 언어와 영어는 늘 1등급인 반면 수학은 3등급을 면치 못했다. 수학에 소질이 없어서라고 판단하기에는 과외 수업으로 한 공부량이 너무 적었고, ‘문과 수학인데 그렇게 안 될까’라는 의구심도 생겼다. 중간에 선생님을 바꿔 학원 수업을 듣게 하려고도 해봤지만 아이의 고집으로 바꿀 수 없었다. 수능 직전에는 수업 시수를 늘려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고 해보았다. 하지만 수능 결과는 처참했고 재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선생님께 원인을 물어보니 숙제를 제대로 안 했고, 틀린 문제에 대한 오답도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다는 것. 심지어 수학공부는 선생님과 함께 공부한 시간에만 한 정도라는 것이었다. 기가 막혔다. 그렇게 공부하라고 비싼 수업료 내고 과외 공부시킨 것은 아니었는데, 그 정도였으면 미리 말해주거나 과외 수업을 그만두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고3이라 엄마의 잔소리에 민감해질 것 같아 숙제 확인도 안하고 믿고 있었는데, 믿었던 아이와 과외 선생님께 완전히 발등 찍힌 격이다. 아무리 비싼 과외도 아이가 하려고하는 의지가 확고해야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유형6. 고3 수업은 소수 팀 수업과 1:1 과외만으로 - 서울대 공대 입학생 학부모
두 아이를 소수 팀 수업과 1:1 과외만으로 서울대에 보냈다. 서울대를 목표로 하면 시간 싸움인데 대형 강의는 각자의 약점을 보완하기 힘들다. 큰 아이는 1~2학년 때 대형 강의 수업을 받아봤지만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다. 강사는 탁월한데 질문이나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것이 문제였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들러리였고 수준 맞춤형 수업이 안 되는 것도 문제였다.
1~2학년 때는 소수 팀 수업으로 기본부터 제대로 공부하게 했다. 교과 심화가 잘 되어 있으면 논술이나 심층면접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기본기를 다지도록 했다. 3학년 때는 대부분 1:1 수업으로 학습 효율을 높였다.
대형 강의 스타강사들의 수업은 입시 정보는 빠를 수 있지만 개개인에 대한 분석과 관리가 허술하다. 또 부모들은 아이가 스타강사의 최상위반에 들어가면 마치 최상위권인 것처럼 대리만족하기도 한다. 부모의 지기 싫은 경쟁심일 뿐이다. 무엇이 아이에게 최선인지 항상 생각해야 한다.
3학년 1년은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두 아이 모두 소수 팀 수업과 1:1 과외 수업만 했다. 상위권 학생들은 ‘서울대반’ 등으로 소수 정예가 어느 정도 가능했다. 그래도 시간의 한계가 있을 때는 아이가 먼저 과외 수업을 요구했다. 아이가 원할 때는 최고의 강사를 모셔오기 위해 삼고초려하기도 했다. 열심히 공부하려는 의지가 있고 절박한 상황일 때 과외 수업은 효과가 큰 것 같다. 의지가 부족하면 고액 과외도 효과가 없다.
지금 다시 수험생 학부모가 된다 해도 아이의 수준과 성향에 맞춘 소수 팀 수업과 과외를 선택할 것 같다. 대신에 빠른 입시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대형 학원의 정보력에 뒤처지지 않도록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이 엄마의 역할인 것 같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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