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헐값에는 넘길 수 없다”

현대건설, 서산농장 일반인 대상 매각 추진

지역내일 2000-11-07
현대건설의 자구책 중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서산농장이 정부매각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현대그룹은 서산농장을 정주영 전명예회장의 혼이 담긴 것으로 간주해 애지중지해왔다.
최근 현대건설은 전·현직 임직원과 계열사 일반인 친족사를 대상으로 서산농장 매입 희망자를 모집하고 있다. 당초 현대건설은 서산농장을 정부에 매각한다는 뜻을 밝혔으나 양측이 제시하는 가격이 워낙 차이가 나 6일부터 일반분양으로 방향을 선회하기 시작했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6일 200여명이 매입의사를 밝혔고 7일에도 100여명이 매입의사가 있다는 뜻을 밝혀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이 중에는 서산농장 전체의 약 38%에 해당하는 부지를 대량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박찬호 차장은 “1187만평에 달하는 B지구 전체를 매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오늘 처음 접촉했고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박 차장은 “서산농장을 매입해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을 끌고있는 서산농장은 총 면적이 3122만평에 달한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서산농장의 장부가는 약 6400억원에 달한다. 또 공시지가만도 3612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의 단일 농장이다. 그러나 정부는 김포매립지를 매입한 사례를 들어 서산농장의 가치를 공시지가의 66%인 2400억으로 계산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정부가 제시하는 가격에 서산농장을 매각하면 유동성 확보에도 차질이 생긴다는 계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건설이 서산농장의 일반인 분양을 검토하게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서산농장의 감정가가 7600억원에 달하고 있다”며 “일반인 분양을 통해 제값을 받는다면 유동성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서산농장 매입희망자들이 모아지면 매각을 위한 절차를 밟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먼저 현대건설은 현재 등록상태인 서산농장을 등기소에 등기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또 매입희망자들의 계약금을 받고 서산농장을 부동산신탁회사에 맡긴 뒤 이를 토대로 채권을 발행해 매각대금을 조기에 유동성으로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현대건설은 정부가 공시지가의 66%라는 방안을 철회하고 현실적인 가격을 제시하면 매각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현대건설은 서산농장을 창업주의 혼이 담긴 것으로 간주하고 신성시까지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이 서산농장만큼은 지킬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생존을 위해 가장 아끼는 서산농장을 시장에 내놓았다. 이같은 현대건설의 생존전략이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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