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공중부양 함께 뛸래요?

고양체육관 다이빙반을 찾아서

지역내일 2013-01-20

지난 8일 수요일 저녁, 고양체육관(고양도시관리공사 성주현 사장) 수영장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하루의 일과를 마친 이들은 물에서 피로를 풀고 있었다. 첨벙거리며 수영을 하는 사람들 뒤로 5개의 다이빙 플랫폼이 보였다. 공중에서 한껏 포즈를 취한 후 물속에 뛰어들었다가 나온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다. 차가운 겨울바람도, 겨우내 도시를 뒤덮고 있는 눈과 얼음도 이들에게는 먼 얘기인 것 같았다. 


국내최초 체계적인 생활체육 다이빙반
고양체육관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이빙 강좌를 열고 있다. 고양체육관 수영장은 국제 대회 규격에 준하는 규격을 갖추고 있다. 수심 5m 가로25m, 세로 34m의 풀장에 1m, 3m, 5m, 7.5m, 10m의 플랫폼, 스프링보드 1m 4개와 3m 2개로 프로부터 아마추어까지 훈련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블라인드를 걷어 내면 통유리로 볕이 들어와 자연 채광을 할 수 있고, 다이빙대에서 밖을 바라보며 시원한 전경을 감상하며 다이빙을 할 수 있다.
다이빙장은 스킨스쿠버 동호회에 임대를 주게 마련이다. 고양체육관이 다이빙장을 임대가 아닌 생활체육 강좌로 사용한 것은 모험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잠실로 다이빙을 하러 가던 인구가 고양체육관을 찾아올 만큼 인기 강좌로 자리 잡았다. 15년 동안 다이빙 선수로 활동했고 국가대표로 5년 여 활약한 고양도시관리공사 체육사업1부 고객지원팀 신우찬 주임의 역할이 작지 않아 보였다. 신 주임은 “상식적으로 개설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인데 담당자인 저를 믿고 프로그램이 생길 수 있게 지원해준 성주현 사장님과 김희영 팀장님 덕분에 시민들이 좋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개설 1년 만에 국내 정상급 도약
다이빙은 미국, 캐나다 등 서구 여러 나라에서는 이미 생활체육으로 널리 퍼져 있다. 아마추어 대회인 마스터즈 다이빙대회에는 선수 출신 뿐 아니라 선수급 일반인들이 다수 참여하며 기량을 뽐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도 해마다 마스터즈 다이빙대회가 열린다. 지난해에는 대전에서 열렸는데, 고양체육관 다이빙반 회원들이 참가해 2명이 MVP를 받고 3관왕을 배출하기도 했다. 고양체육관은 올해 전국 마스터즈 다이빙대회를 개최할 계획도 갖고 있다.
고양체육관은 선수 출신 코치를 기용해 체계적으로 다이빙을 가르치고 있다. 회원들은 수업 내용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인터넷 동호회(/cafe.naver.com/gydiving)에 올려 공유한다. 영상을 보며 자세를 체크하고 보완할 점을 짚어준다. 특히 20명 정원인 저녁 직장인반은 출석률이 90퍼센트에 육박할 만큼 참여율이 좋다. 50분 수업은 드라이보드를 이용한 지상 훈련과 실제 플랫폼에서 다이빙하는 훈련으로 진행한다. 수준별로 그룹을 지어 기술을 배우고 미션을 수행한다.


어린이부터 50대까지
다이빙반 강좌는 오전 직장인 다이빙, 주부들이 많은 오전 다이빙, 어린이들을 위한 꿈나무 다이빙반과 오후 직장인 다이빙반이 개설돼 있다. 어린이부터 50대까지 연령은 다양하지만, 하나같이 흥미진진하게 느끼며 수업에 임한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강사 최혜진 씨는 “다이빙은 기초적인 수영 실력만 있으면 배울 수 있고 다칠 염려 없는 안전한 운동”이라고 말했다.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억지로 높은 플랫폼에 올리지 않기 때문에 겁낼 필요도 없다.
모든 일에 그렇듯 다이빙반도 성실하게 강좌에 참여한 회원들은 실력이 쑥쑥 성장한다.
저녁 직장인반 회원 김무준 씨는 지난해 1월, 고양체육관에서 다이빙을 처음 배웠다. 초보로 시작했지만 일 년 만에 국내 아마추어 선수들 가운데 상위권에 랭크될 정도로 실력이 올라갔다. 신우찬 주임은 “엘리트 선수에 견줘도 손색없을 만큼 실력이 뛰어난 회원”이라고 칭찬했다. 김무준 씨는 “다른 운동도 많이 해봤지만 특히 다이빙은 공중부양의 짜릿함이 매력적인 운동”이라고 말했다.



올 8월 국제 대회 참가
플랫폼에 서면 누구도 대신 뛰어줄 수 없는 스포츠. 코치도 도와줄 수 없는 몇 초의 순간이 바로 다이빙의 묘미다. 하늘에 몸을 날린 후 물 속에 첨벙 뛰어들 때의 짜릿함 때문에 안재연 씨는 “다이빙에는 마약 같은 중독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 맛에 푹 빠진 고양체육관 다이빙반 회원들은 올해 8월에 있을 국제 마스터즈 다이빙대회에 나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황영수 씨는 “전 세계에 고양체육관 다이빙반을 알리고 싶다. 한국의 아마추어로서 초석을 놓는 도전을 하는 회원들을 위해 고양체육관도 지원을 해달라”고 애교 섞인 당부를 했다.
이처럼 고양체육관 다이빙반 회원들은 전국 유일의 다이빙 생활체육시설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시민들을 위해 열린 엘리트 수준의 체육시설과, 그것을 당연함이 아닌 감사함으로 받아들이고 아끼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생활체육의 건강한 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문의 고양체육관 031-930-1000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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