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이 알아서 예쁘게 해 주세요.” 자주 듣는 이야기이지만 왠지 모르게 부담스러운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상담을 받고 있는 분도 좋아할까? 이 분은 뭘 믿고 나에게 알아서 해 달라는 것일까?
코성형을 위해 상담을 오는 분들 대부분이 자신의 코가 명확하게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 수술을 집도하게 될 의료진의 미적 감각을 신뢰하기 때문일 수 있지만, 이는 수술 후 불만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상담을 하는 대부분은 본원에서 수술한 수술 전후 사진을 보고 “원장님 이 코가 예쁜 것 같아요”하고 자신이 원하는 코의 모양을 알려 준다.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면 대부분의 경우에서 코를 관찰한다기보다는 수술 후 많이 예뻐진 케이스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원하는 코 모양은 잊어버린 채 이 코도 예쁜 것 같고, 저 코도 예쁘고…. 대부분 결론은 “잘 모르겠어요. 알아서 해 주세요”이다.
수술을 하는 의사가 상담자가 어떠한 미적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 것은 수술 후 만족도를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상담을 마친 후 수술을 받는 날까지 잡지를 많이 보라고 권한다. 예쁜 모델이나 연예인들의 코를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현재 자기의 얼굴에 어울릴 것 같은 코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하나 상담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만지면서 느끼는 손끝의 느낌이다. 성형수술은 그 부위가 어느 곳이든 피부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몇 mm로 할 계획이세요?” 개인적으로 참 대답하기 싫어하는 질문이지만, 궁금해 하여 질문을 하니 대답은 한다. “4~5mm가 적당할 것 같습니다.” “친구가 7mm로 했는데 예쁘던데요.” 7mm가 중요한 것이 아닌데! 친구가 7mm로 예뻐졌다면 수술 전 그 정도가 부족했을 것이다.
피부와 피하조직을 만져보고 확인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성형수술들이 피부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뭔가를 키우는 시술을 한다면 피부가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어야 하고, 뭔가를 줄이는 시술을 한다면 피부가 그에 맞추어 적당한 탄력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삽입물의 크기를 줄이거나 남는 피부를 잘라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인터넷이 상담자에게 원하는 성형외과를 좀 더 쉽게 찾는데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인터넷 상담을 통해 의사가 상담자의 피부 및 피하조직의 상태를 세밀하게 파악하는 것은 아직은 불가능하다. 발품을 팔자.
청담심스성형외과 심희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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