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수(천안시 두정동·63)씨는 금연중이다. 별 불편함 없이 흡연자로 지내던 어느 날, 부인의 “한번쯤 금연을 생각해 보지도 않느냐?”는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
아파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씨는 금연아파트 사업관련해 금연을 권유 받으면서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김미수씨는 “누군가 담배는 끊는 게 아니라 인내하고 참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며 “고통스러운 시간도 있었지만, 이제는 참을 만하다”고 말했다.
* 직산부영아파트에서 진행한 이동금연클리닉
김씨는 금연 시작 1주일 후 가장 큰 고비를 만났다. “담배 생각이 간절해서 근처 초등학교로 운동하려고 나갔다. 운동장에 마침 불이 꺼지지 않은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었다. 어느새 내가 그걸 피우고 있었다.” 1주일 만에 몇 모금 담배연기를 빨아들이자 현기증이 느껴졌다. 몸에서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이라 생각하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금연 110일 째인 김씨는 건강이 좋아졌다. 가래 끓던 증상이 사라졌고 산에 오르기가 한결 수월해 졌다. 만나는 사람마다 피부가 좋아졌다는 인사를 건넨다. 집에서 담배 냄새가 사라졌다며 부인도 반색을 한다. 김씨는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금연을 권한다. 아무래도 혼자서는 금연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주변의 지지와 관심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보건소를 찾는 사람 절반 이상이 금연에 성공 =
새해를 맞아 금연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작심삼일에 그치지 않으려면 체계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각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무료 금연클리닉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2012년 천안시보건소 금연클리닉 이용자는 총 4237명. 이중 50% 이상이 금연에 성공했다. 김미수씨도 서북구보건소 금연클리닉에 참여했다. 금연 초기에는 보건소에서 준 금연용 패취와 금연껌의 도움을 받았지만, 지금은 보조도구 없이도 견딜 만 하다고 했다.
금연을 결심하고 금연클리닉에 방문하면 니코틴 의존도 검사 후 필요에 따라 금연용 패취, 사탕, 껌, 구강청결제, 지압기 등을 지원받고, 금연상담사의 상담과 도움도 받을 수 있다.
최근 사회문제로 불거진 청소년 흡연의 경우, 부모가 함께 방문하면 금연침, 상담 등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흡연기회를 차단하기 위한 금연교육은 보건소에 견학 온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점차 흡연연령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연아파트, 금연사업장 등으로 금연 운동 확대해 =
금연은 개인의 의지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 운동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공중이용시설이 전면 금연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각 대학교 아파트 사업장 등에서 금연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2012년 천안시에서는 세대수 50%의 찬성을 얻은 아파트 10곳을 금연아파트로 지정, 운영했고 올해 5개의 아파트를 더 늘릴 계획이다. 직산 부영아파트 배연숙 관리소장은 “화단 복도 등에 수북이 떨어진 담배꽁초 때문에 민원이 잦았다”며 “아파트 주민들의 뜻을 모아 금연아파트로 지정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부터 금연아파트로 지정된 부영아파트는 아파트로는 유일하게 보건소의 이동금연클리닉을 운영, 8명의 주민들이 금연을 결심하고 참여했다. 배 관리소장은 “지난해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새해에는 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 주민들과 금연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기업체의 참여도 눈에 띈다. 삼성을 비롯한 20여개 사업장이 금연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동남구보건소에서는 1월 3일부터 25일까지 동양철강(주)와 한솔EME(주) 임직원을 대상으로 이동금연클리닉을 운영한다. 사업장의 금연클리닉은 금연환경을 조성해 업무능력을 높이고 직원들의 건강증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점차 그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각 기업체에서는 인센티브나 벌점제를 운영하며 직원들의 금연을 독려하고 있다.
천안시서북구보건소 건강관리과 문명순 팀장은 “금연을 결심했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보건지소 보건진료소 방문을 추천한다”며 “6개월간의 꾸준한 관리와 지원을 통해 많은 분들이 금연에 성공한다”고 말했다. 또 건강관리과 임경희씨는 “보건소에 요청하면 이동금연클리닉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더 많은 분이 금연에 성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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