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전국학생인권문예대회’ 인권위원장상 수상 임윤주(대룡중1) 양

“친구들과 꼭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

제 진심을 담아 ‘나다운 글’을 썼어요~”

지역내일 2013-01-07

    
 잘 쓴 글과 좋은 글이 다르다면 언뜻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똑똑해졌다는 요즘 아이들의 글을 읽다보면, 참 잘 썼지만 좋은 글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허다하다. 고급 어휘와 어려운 문장들, 그리고 거창한 의미가 담겨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속에는 자신만의 생각도 마음도 힘도 전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잘 다듬어지지 않았더라도, 자신만의 살아있는 경험과 생각이 담겨있는 좋은 글을 만나면 흐뭇하다. 그리고 얼마 전, 마음 한켠 아리면서도 흐뭇한 글 한 편을 만났다. 정말 기대되는 글쓴이와 함께. ‘제3회 전국학생인권문예대회’에서 수상한 임윤주 양을 소개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생각을 이야기 하는 것. 


 일주일에 3, 4권의 책을 읽을 정도로 책을 좋아하고, 자신의 생각을 메모하기 좋아하는 열네 살 소녀. 다소 긴장한 듯 조심스럽게 인터뷰를 시작한 윤주양은 이야기를 나눌수록 당차고 소신 있는 학생이었다. “내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글이잖아요. 저는 상대방이 원하는 글을 쓰기 보다는 내가 직접 보고 느끼고 이해한 나다운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글을 쓴다는 것이 특별히 어렵지도 않아요. 다만 그 글이 좋은 글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 상을 받을 수 있어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래서일까. 대부분 학생들이 대회에 나간다면 흰 여백을 채우기가 어려워하는 것과 달리, 윤주 양은 긴 자신의 글을 제한된 분량에 맞춰 줄여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평소에 학교폭력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참 많았어요. 때문에 주제를 정하고 한 번에 쭉 써 내려갔는데 내용이 너무 길었지요. 내가 느꼈던 것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은데, 중요한 부분만을 골라내야 한다는 것이 아쉽고 힘들었죠.”   


 친구들과 나누고 싶었던 마음 속 이야기


 윤주 양이 참가한 ‘전국학생인권문예대회’는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을 맞아 전국 중고등학생들의 인권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교과부와 대한변호사협회가 주최하는 대회. 폭력문제, 교육환경, 알권리, 환경 등 인권 분야 주제를 선택할 수 있다.
 인권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주제를 학생들이 어떻게 풀어나갔을까? 윤주 양의 글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경험이 담겨있었고, 자신만의 아픔과 고민 속에서 더욱 강해진 그녀의 의지가 녹아들어가 있었다. 결코 어려운 단어도 그럴싸한 미사여구도 거창한 의미부여도 없었다.  
 초등학교 시절 자신이 겪었던 상처 덕분에 왕따 당하는 친구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윤주 양. 자신이 그 친구들에게 손을 내밀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했는지, 힘들더라도 친구들의 아픔을 나누면서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그녀의 글이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학교에 세상에 말한다. 모두가 ‘나만 아니면 돼’를 외치는 지금, ‘나이어야 돼’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면 이 세상은 달라질 수 있다고.


 용기와 자신감을 준 특별한 상.
 
 인권문예대회의 심사평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그럴싸한 글을 원한 것이 아니다. 상투적인 글은 배제했다. 자신만의 고민이 느껴지는 글, 잔잔한 감동을 준 글을 선택했다.’
윤주 양 역시 심사평과 다르지 않다. 뭔가 대단해 보이는 학생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평범한 학생도 아니다. 친구들 사이에서의 고민, 친구들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마음속에만 담아둘 수 없어 수많은 책갈피 속 메모 속에 남겨두었던 윤주 양. 그래서 이번 상은 그녀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불가능한 것처럼 느껴졌어요.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이 싫어서 참는 일이 많아졌지요. 하지만 이번 상이 저에게 또 다시 용기와 자신감을 주는 것 같아요.”
 오프라 윈프리의 책을 보며 힘들 때마다 힘을 얻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용기를 얻는다는 임윤주 양. 그녀와 만나 이야기를 깊이 나눠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녀의 미래가 기대될 것이다.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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