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학생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며 사교육을 유발하는 핵심 과목이다. 상당수의 학생들에게는 거의 공공의 적 수준이며, 도대체 왜 배우는지를 모르겠다는 푸념을 자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수학을 중요 교과로 배우는 이유 중의 하나는 수학을 써먹기 위해서 아니라 수학적 사고력, 논리력을 기르기 위해서다.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는 논리적 사고를 가치 있게 여기며 논리적 사고가 권장된다. 감정보다는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해서 도달한 결론들이 더 쉽게 받아들여지고 타당하다고 평가한다. 대학 입학을 위한 논술고사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평가되는 부분이 논리적 사고이다.
논리적 사고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일상생활에서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주어지는 사실들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기보다는 의문을 가져보고 스스로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논리적 사고 능력을 저절로 길러진다.
아래의 글을 꼼꼼하게 읽어 보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으로 인한 ‘2008년 6월 10일 촛불 집회의 참가자 수를 경찰은 8만명으로 집계한 반면 주최측인 국민대책회의는 70만명이라고 추산했다. - 2008년 06월 11일 문화일보’
-서울광장에서 열린 천주교 정의 구현 사제단의 두번째 시국 미사 참가자 ‘경찰 추산 8천명, 주최 측 추산 10만 명 ? 2008년 7월 1일 YTN’
-한미 FTA 반대 열기 속에 개최된 ‘나꼼수’ 여의도 콘서트에는 ‘여의도 문화광장을 찾은 인파만 5만명(주최측 추산, 경찰추산 1만6천명) - 2011년 11월 30일 헤럴드 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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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나 집회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데 참여인원의 수는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된다. 특히 시국 관련 집회의 경우는 참여인원수에 대해 경찰이나 주최 측 모두 예민하게 반응한다. 경찰은 주최측이 너무 많이 센다고 주장한다. 반면 주최 측은 경찰이 너무 적게 센다고 맞대응한다. 주최 측에서 행사나 집회의 정당성을 홍보하기 위해 참여인원수를 유리하게 계산했다고 하더라도 경찰 측의 계산인원과는 차이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든다.
참여인원을 계산하는 자료를 제시한다. 계산기만 있다면 계산은 단순하다. 독자들이 위 기사에 참여한 인원을 직접 계산해보면서 행사장 분위기를 예상해보고 주최측과 경찰측 주장의 타당성을 검증해 보자.
서울광장의 넓이는 13,207㎡, 여의도 문화 광장의 넓이는 52,993㎡. 경찰은 사람들이 듬성듬성 앉아 있을 땐 3.3㎡당 4명, 서 있을 땐 6명, 사람들의 밀도가 높다면 앉을 땐 3.3㎡당 6명, 서 있을 땐 10명으로 계산한다.
수학에서 요구하는 논리력은 생각만으로 향상되지 않는다. 연필을 들고 연습장에 직접 풀어보아야 한다. 수학은 사고의 순서를 중요하게 여기는 논리적 과목이다. 따라서 문제를 순서에 따라 써내려가며 푸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한 문제라도 정성을 들여 풀어야 수학 공부를 잘 하고 논리력을 키우게 된다.
● 한걸음 더
다음은 검찰이 뇌파를 이용한 거짓말 탐지기를 수사에 도입하겠다는 발표에 대한 한겨레 신문 기사의 일부이다.
언론 보도를 보면 뇌파를 이용한 거짓말 탐지기의 정확도, 정확성은 95~98%라고 한다.
- 중 략 -
뿐만 아니라 인간의 기억이 엄청난 착각과 왜곡을 하고 있다는 것도 고려한다면 뇌파를 이용한 거짓말 탐지는, 단독으로는 거짓말하는 기계일 뿐이다. 사실 통계에 깊이 들어가면 더더욱 심각한 문제를 보여준다. 1000명 중 한 명이 범인이고, 이 기계가 범인이 아닌데도 범인이라고 할 확률이 5%라고 할 때, 이 기계로 어떤 사람을 검사했을 때 범인이라고 나왔다면 이 사람이 범인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는 이와 비슷한 문제를 냈을 때 하버드 의대 병원의 의사, 의대생을 대상으로 했는데도 대부분이 95%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한겨레 신문 2004년 10월 10일
신문 기사를 꼼꼼하게 읽어보면 기자는 세계 최고의 지적 수준을 가졌다는 하버드 의대의 의사와 의대생들이 착각과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독자들은 기자의 의견이 맞는다고 생각 하는가? 아니면 하버드 의대의 의사와 의대생들이 옳다고 생각 하는가? 더 읽기 전에 스스로 해결을 시도해 보자.
하버드 의대의 의사와 의대생들은 범인을 범인으로 판정할 확률과 범인이라고 판정받은 사람이 범인이라는 확률을 혼동하고 있다. 이 기계로 1000명을 검사하면 50명이 범인이라고 나온다. 이 중에 한 명만이 진짜 범인이므로 기계가 범인이라고 판단해도 범인일 가능성은 1/50, 즉 2%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기계의 오류 가능성 때문에 실제 범인을 범인이 아니라고 판정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실제는 2%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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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선 진광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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