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지하철 7호선 종합운동장 역세권 개발계획에 시민단체와 인근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서 마찰이 예상된다.
부천시는 최근 지하철 7호선 종합운동장역 주변 55만5209㎡를 아파트와 첨단산업단지, 상업시설 등으로 개발하는 ‘종합운동장 역세권 복합개발계획’을 발표했다. 종합운동장역은 지난해 10월 7호선이 개통된데 이어 2016년 개통 예정인 소사-대곡 철도가 교차하는 환승역이 될 전망이다. 게다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도 이곳을 지나가는 것으로 계획돼 있어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게 부천시 입장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심각한 녹지훼손이 우려된다며 개발계획에 반대하고 나섰다. 부천YMCA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부천시민연대회의는 성명을 통해 “역세권 개발대상지의 93.1%(51만7000㎡)가 개발제한구역”이라며 “이곳을 개발한다는 것은 원미산과 도당산의 마지막 남은 숨통을 끊어버리겠다는 무시무시한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곳은 부천시 장기계획에서도 녹지로 보전할 지역으로 지정돼 있고 산림이 양호하고 시유지가 많아 녹지축을 복원하고 가꿔가기에도 용이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시민연대회의는 “시가 이 같은 이유로 옛 여월정수장을 농업공원으로 꾸미고 36억원을 들여 녹지 연결 통로도 만들었다”면서 “그런 곳을 하루 아침에 개발하겠다는 논리가 어디서 나온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들은 “부천은 전국 최고의 인구밀도와 녹지비율이 전국 최악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기존 녹지를 보전하고 도심공원 등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인근 주민들도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월휴먼시아4단지 주민들은 “입주한지 불과 2년여 밖에 안됐는데 단지 바로 앞산을 통째로 없애고 아파트와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게 말이 되냐”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이곳이 여월지구 조성 당시 LH(당시 대한주택공사)의 사전환경성검토 결과 생태자연도 2등급으로 분류된 곳이라며 무분별한 개발계획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종합운동장 일대는 향후 교통중심지로 부각돼 개발압력에 거세질 수 밖에 없다”며 “개별적으로 개발하다 보면 심각한 난개발이 우려되는 만큼 전체적인 종합계획을 마련해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개발 시 28%의 녹지를 재조성할 계획이며 개발제한구역이 대부분이어서 중앙정부와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개발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윤병국 부천시의원은 “이미 개발이 예정된 인근 취락지구는 개발계획 대상에서 제외시켜 놓고 난개발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무분별한 개발계획을 철회하고 시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장기적인 역세권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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