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평호 한유정 부부(천안시 신방동)는 첫딸 한슬이의 돌잔치 축하금 일부를 기부했다. 한유정씨는 “한슬이가 자라서 다른 사람을 돌아보고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부했다”며 “아이가 나중에 이 이야기를 들으면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둘째딸 한별이의 돌잔치에도 부부의 ‘돌기부’는 이어졌다.
박상준 권은정 부부(천안시 두정동)는 평생에 한 번 뿐인 결혼을 어떻게 기념하면 좋을까 생각 하다가 결혼식 축의금 일부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신랑 박상준씨는 기부는 여유 있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생각했지만 신부 권은정씨의 바람에 동의했다. 특별한 기부로 결혼식은 의미를 더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따뜻한 나눔의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관청 기업체 학교 종교단체와 개인의 다양한 나눔은 가슴을 울리는 반가운 소식이다. 과거의 나눔이 봉사나 후원에 그치는 정도였다면 요즘은 다양한 모양새로 확대되고 있다.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재능기부도 늘었다.
나눔이 사람들 사이에서 진화하고 있다.
* 송년회 대신 천안제일요양소에서 봉사활동하는 삼성전자 TP센터 QE그룹 직원들
먹고 노는 송년회 대신 요양원 봉사활동 =
삼성전자 TP센터 QE그룹 직원들은 송년회를 천안제일요양원 봉사활동으로 대체했다. 박호순 책임은 “송년회에 뜻있는 일을 해보자고 부서원들이 의논해 결정한 일”이라며 “천안자원봉사센터에서 연결해 준 요양원으로 송년회를 다녀왔다”고 말했다. 12월 5일 160명의 부서원들은 김장과 목욕 나들이 청소 봉사에 참여했다.
지역 기업들의 크고 작은 나눔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전자소재사업부 자원봉사활동단체 ‘사랑터’는 아산시자원봉사센터에 헌옷 680벌을 기증했다. 자원봉사센터는 이 물품을 판매해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단체 ‘샘물두레박’에 전달했다. KT&G천안공장은 사원 및 봉사단체 회원 등 140명이 참가해 담근 김장 6000포기를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했다.
골프 및 스포츠용품 제작사인 ㈜렉스런은 골프대회를 개최해 1000만원의 기금을 조성, 천안시에 기탁했다. 참가자들이 500만원을 모으고 여기에 회사가 500만원을 더해 지역의 불우이웃을 도왔다.
잘하는 것을 나누는 재능기부 =
자신의 재능을 나눔으로 연결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산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어린이생활체육교실을 열어 지역 내 아동보육시설과 지역아동센터를 찾아간다. 탁구나 당구 등에 재능이 있는 어르신들이 아이들과 함께 운동하는 봉사활동을 펼치기 위해서다.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김수영(68·아산시 온천동)씨는 “한 달에 두 번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보면 고맙고 가르칠 때마다 실력이 늘어 보람을 느낀다”며 “내년에도 꼭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복지관 이윤정 사회복지사는 “20분 어르신들의 열정적인 참여로 7개월 동안 재능기부가 이루어졌다”며 “아이들에게도 잠재적 능력을 발견하고 연마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아산시청소년문화센터 잇츄는 일본어 중국어 영어 등 외국어 및 다양한 방면에 재능 있는 청소년들의 재능나눔봉사단으로, 지역 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습지원, 활동지원 등 봉사활동을 실시한다. 교육을 받기 원하는 학생이나 단체는 아산시청소년센터(549-9134)로 신청하면 된다.
천안시 시민문화여성회관 제37기 수강생자치회(회장 차영희)는 알뜰바자회를 열고 수익금 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했다. 제과제빵, 비누, 손 보호제 등 직접 만든 물품과 국수, 빈대떡 등 먹거리를 판매하고, 재활용품을 모아 만든 수익금을 기부한 것이다.
지역 상인들의 나눔 참여 … 수익과 제품을 나눔으로 =
상인들은 자신들의 서비스나 상품, 수익을 지역과 나눈다.
아산행복드림센터가 대표적이다. 아산행복드림센터는 아산시와 복지시설과 함께 지역사회의 민간자원을 개발, 나눔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병·의원 약국, 이·미용 목욕탕, 학원, 식당, 슈퍼마켓, 문구점, 이사, 운수업 등의 업체들은 가능한 서비스를 지역의 이웃들에게 기부한다. 염치 배방 송악 농협 등 10개 농협과 성균관학원(아산 용화동) 아이콘안경원(아산 온천동) 등 200여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기부에 참여를 원하는 업체나 개인은 아산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531-2232)나 지역의 종합사회복지관으로 연락하면 된다.
기부업체로 지정되면 ‘아산행복드림이웃’ 현판이 제공된다. 현판이 걸린 업체를 이용하면 직간접적으로 기부에 동참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행복드림센터 유인옥 간사는 “홈페이지(www.asandream.or.kr)를 통해 나눔에 참여하는 업체를 확인할 수 있다”며 “많은 업체들이 참여해 더 큰 혜택을 이웃과 나누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점 1주년을 맞아 3일간 판매한 수익금의 15%를 주거비지원 후원금으로 기부한 쁘띠빠리(천안시 백석동)나 매월 셋째 주 월요일 판매수익금 전액을 지역 단체에 후원하는 퓨전한정식 마실(천안시 쌍용동)도 나눔에 동참하는 업체다.
나도 한번 나눔에 참여해 볼까? =
나눔이나 후원은 대단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살펴본다면 누구나 여러 방식으로 많은 것을 나누고 누릴 수 있다.
아산시공무원노동조합은 해마다 사랑의 헌혈봉사를 한다. 자율방범대 아산시축구협회 등 기관?단체와 아산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헌혈나눔을 하고 있다. 한대균 아산시공무원노조 위원장은 “2013년 1월 겨울방학 헌혈봉사를 계획하고 있다”며 “병상에서 수혈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작은 정성이 전해질 수 있도록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풀뿌리희망재단(www.hopefund.or.kr)은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회사송년모임 등 특별한 날을 기념해 이웃과 행복을 나눌 수 있는 기부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윤평호 한유정 부부와 박상준 권은정 부부의 기부는 풀뿌리희망재단을 통해 이루어졌다. 지난해 10월 개인전을 마친 김성옥 화가도 수익금의 일부를 재단에 기부했다. 소액기부도 가능하고 개인이나 가족의 이름으로 기금을 조성할 수도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 임재은 간사는 “기부의 여러 형태가 알려져 누구나 편하게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센터를 통해서도 원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천안자원봉사센터( www.nanum.cheonan.go.kr)나 아산자원봉사센터(www.nanum.asan.go.kr)에 신청하면 누군가에게 ‘나’를 나누어 줄 수 있다.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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