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멋 - 석이 vs 능이버섯 요리

맛에 반하고 향에 취하다

지역내일 2013-02-05 (수정 2013-02-05 오후 10:45:08)

버섯은 맛과 건강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꼽힌다. 자극적인 향신료와 인공 조미료에 지쳤다면 버섯 요리에 눈을 돌려 보자. 자연에서 얻은 귀한 재료로 식객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은 버섯 요리를 소개한다.


해발 1000m 바위에 피는 검은 꽃 ‘석이버섯’ …석이버섯 전문점 ‘석이원’




“석이꾼들은 밧줄 하나에 의지해 석이버섯을 채취해요. 귀한 재료라 귀하게 요리하고 있죠.”
석이버섯 전문점 ‘석이원’ 이상권 대표의 설명이다. 궁중에서 왕후의 태교 음식으로 쓰였던 석이버섯은 항암작용이 뛰어나 돈 주고도 진품을 쉽게 구할 수 없는 버섯으로 유명하다. 석이원의 대표 음식은 석이전복백숙. 홍천 화천 양구에서 채취한 석이버섯을 우린 육수에 33가지 자연산약초와 오리 전복 해삼 녹각 등을 넣어 끓였다. 따라서 석이전복백숙은 요리라기보다 보약에 가깝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오리 백숙의 맛을 석이와 산약초로 깔끔하게 잡았다. 오랜 조리 시간에도 석이버섯의 향이 살아 국물은 진하고 담백하고 풍미가 깊다. 결대로 쭉쭉 찢어지는 오리 살은 쫄깃해 씹는 맛도 일품이다. 죽염으로 간 한 석이밥에 국물을 말아 방풍 나물 장아찌를 얹어 먹어도 좋다. 석이주를 반주로 곁들이면 석이버섯 요리의 풍미를 더욱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석이원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이 음식들은 대체의학가인 이상권 대표의 힘겨운 노력 끝에 탄생한 작품이다.
“원하는 맛과 향이 나올 때까지 시도했죠. 지금의 석이전복백숙 맛을 내기 위해 오리 수 백 마리, 손님상에 낼 석이주를 걸러낼 때까지 술독을 8개나 깼죠.” 모든 메뉴는 주인장의 7전8기 정신 속에서 완성됐다. 소금도 까다롭게 선정한 인산죽염만 사용한다. 덕분에 몸 생각하는 어르신부터 아이 손을 잡고 오는 주부까지 손님 층이 다양하다. 백숙을 맛보고 싶다면 1시간 전 예약 전화는 필수다.
문의 042-485-5520


능이버섯, 샤브샤브로 100배 즐기기 …오시오칼국수
 


능이버섯은 ‘1능이 2표고 3송이’라고 할 정도로 맛과 향이 뛰어난 버섯이다. ‘구렁이가 상처를 입으면 능이버섯 그늘에서 똬리를 틀고 있다’는 말처럼 천연 약품으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씹는 식감이 고기와 비슷해 고기 대용 식재료로 손색이 없다.
능이버섯 전문점 오시오 칼국수에선 능이와 각종 야채를 샤브샤브로 즐길 수 있는 능이등심칼국수가 대표 메뉴다. 구수한 들깨 육수에 능이버섯을 듬뿍 넣고 한소끔 끓인 뒤 등심과 야채를 육수에 데쳐 먹는다. 일반 샤브샤브 육수와 달리 들깨와 엄나무 닭발 보리새우 등으로 맛을 내 부드럽고 맛이 깊은 것이 특징이다. 적당량 청량 고추를 송송 썰어 넣어 끝 맛이 칼칼하고 개운하다.
오시오칼국수 문응순 대표는 “들깨 육수에 능이버섯을 넣으면 능이향이 진하게 우러나와 샤브샤브 전 재료를 감칠맛 나게 즐길 수 있어요. 능이 덕분에 밀가루 음식이 맛있고 건강한 음식으로 거듭났죠.”라고 설명했다. 능이버섯 육수 덕분에 등심은 더 연하게 야채는 더 진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 등심과 야채를 먹은 후엔 칼국수와 검은콩 수제비를 끓여 먹는다. 육수에서 익은 칼국수와 아삭아삭한 배추 겉절이는 찰떡궁합이다. 약간 쓴맛이 있는 능이버섯을 고소하게 즐기고 싶다면 능이녹두전이 제격이다. 노릇노릇하게 지진 녹두전 속에 능이버섯이 넉넉히 들어가 바삭바삭하면서도 쫀득하다. 능이녹두전은 버섯을 편식하는 아이들도 맛있게 먹는 메뉴라고. 점심 시간대엔 자리가 없을 정도니 미리 전화로 알아보고 가야 능이등심칼국수를 맛 볼 수 있다.  
문의 : 042-822-1016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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