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면서 부동산 경기는 더욱 위축되는 분위기다. 은퇴자 중에는 도시 아파트를 팔고 전원주택으로 옮겨 살 계획을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경기가 이 모양이다 보니 엄두를 못 낸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 아파트가 팔려야 전원주택으로 옮겨 탈 기력도 생길텐데 시장은 꼼짝도 안한다.
전원주택시장은 여전히 조용하다. 전원주택지로 개발해 놓은 땅들은 분양이 안 돼 방치되고 전원주택을 전문적으로 시공하는 건축회사들도 일감을 못 찾아 힘들어한다.
이런 와중에 그나마 관심을 끄는 것이 소형 전원주택들이다. 도시생활을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보니 농촌에 땅이라도 있는 사람들은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사는 구도를 짠다. 실제로 이런 사람들은 점점 늘고 있다. 평소에는 도시에 살고 필요할 때마다 시골에 있는 농장을 찾아 잠깐씩 머물다 가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도시생활을 하며 짬짬이 전원생활도 즐기겠다는 사람들이 만드는 농촌의 공간을 주말농장이나 주말주택, 세컨드하우스 등으로 부른다. 이렇게 두 집 살림을 하는 주거구도를 ‘멀티해비테이션(Multihabitation)''이라고 한다. 이런 두 집 살림을 위해 가장 알맞은 것이 작은 전원주택이다.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휴일과 휴가 일수가 늘어나면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주말용 주택인 세컨드하우스 수요가 늘 것이란 연구보소서도 있다.
여기에 전원주택의 주 수요층인 은퇴자들의 ‘주택 다운사이징’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2012년 6월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고령화 시대, 주요국 사례를 통해 본 주택시장 변화 점검’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가구원수 및 소득수준 감소로 인해 거주주택 면적은 점차 축소하는데 50~60대 가구의 거주주택 전용면적은 평균 80㎡ 로 가장 확대되나 이후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거주면적은 점차 축소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80세 이상 고령가구의 경우 거주면적은 63.6㎡로 50~60대에 비해 21.4%나 축소했다.
이렇게 볼 때 나이가 들면서 선택하는 전원주택의 ‘다운사이징’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일부 여유층의 전원주택은 일정 규모 이상을 유지하겠지만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 후 선택하는 전원주택이나 젊은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세컨드하우스 등은 앞으로도 소형화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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