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옛말이 있다. 어떤 소식이나 풍문이 빠르게 널리 퍼질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통신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도 이런 말이 있는 것을 보면 그 시대에도 소문은 세상에 빠르게 퍼졌었나 보다. 오늘날과 같이 통신수단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매체들이 다양해진 시대에는 그야말로 말이 빛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 느낌이다.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텔레비전이나 신문 같은 제한된 매체를 통해서만 뉴스를 접하고 정보를 얻었지만 지금은 개인이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시킬 수 있는 시대에 와 있는 것이다. 정보가 풍부해지고 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면서 합리적인 판단과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에 의한 폐해도 비례해서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에 잘못된 정보의 공개로 인해 개인이나 회사가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종종 나타난다. 차후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이미 때가 늦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가 통풍 환자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자가 치료를 고집하다가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이다. 진료를 하면서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 “이런 병에 이것을 끓여 먹으면 좋다는데 어떤가요?” “아무개가 이것이 좋다고 해서 먹고 있는데 괜찮은가요?” 같은 것이다. 물론 의미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잘못된 경우들이라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통풍 환자들이 잘못 알고 있는 정보 중에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이 있다. 물론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기를 단백질로만 인식해서 식이요법으로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더 나아가 단백질이 요산 생성을 하기 때문에 섭취를 제한하는 것으로 알 수도 있는데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우리 몸의 요산은 대부분 퓨린체가 만드는 것이지 단백질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단백질을 섭취하게 되면 몸에서 소화 과정을 통해 작게 분해되고 간으로 가서 오르니틴 회로라는 대사 과정을 통해 요소가 생성된다. 요소는 신장으로 가서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단백질 자체는 요산 대사와 큰 관계가 없는 것이다.
그럼 어떤 이유로 통풍 환자들은 고기를 많이 먹으면 안 되는 것인가. 그 이유는 고기에 일반적으로 요산의 원인 물질인 퓨린체가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고기 종류나 부위에 따라 그 함량에 차이가 있다. 주의해서 섭취하면 육식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혹시 단백질이 해롭다고 고기는 빼고 국물만 먹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오히려 더 부담을 줄 수 있다. 왜냐하면 요산의 원인이 되는 퓨린체는 물에 잘 녹기 때문이다.
그릇된 정보에 의한 피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급격하게 커질 수 있다. 또한 그에 근거한 자가 치료는 병의 회복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다. 더 늦기 전에 전문가의 말에 세심하게 귀 기울여 보자.
본한의원 우비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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