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향기’로 채우는 설날

미술관 전시와 추억의 명화로 감성을 촉촉하게

지역내일 2013-01-30

민족 최대 명절 설날이 다가온다. 올해는 연휴기간이 짧아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지 못했다면 가까운 전시관이나 극장에서 연휴를 알뜰하게 보내는 건 어떨까? 가까이 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지 못했던 경기도 미술관 기획 전시와 부모님과 함께 볼 추억의 영화 ‘명화극장’, 예술의 전당 공연작품 등을 소개한다.


미술? 내 느낌대로 느끼는 거야
경기도미술관 소장품전 ‘미술에 꼬리달기’
초지동 화랑유원지 안에 있는 경기도 미술관은 연중 무휴로 운영된다. 경기도 미술관에서는 설 연휴기간 동안 지적장애인과 지역 예술가들이 만든 ‘총체적 난극’과 미술관 소장품전 ‘미술에 꼬리달기’, 국제 교류전인 ‘아프리카 앞으로’가 열린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경기도 미술관 소장품전 ‘산수너머’와 ‘바츠혁명’에 이어 기획된 소장품전 ‘미술에 꼬리달기’는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만들어진 기획전이다. 경기도 미술관은 이 전시에 앞서 ‘나도 큐레이터’라는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미술관 소장품에 태그를 다는 이 행사에는 4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댓글 10만개나 달렸다.
‘미술에 꼬리달기’ 전시공간은 가장 많은 시민들이 추천한 ‘베스트 콜렉션’공간과 고독, 추억, 삶, 꿈 이라는 4가지 주제의 방으로 나눠져 있다.
전시 안내를 맡고 있는 유수현 큐레이터는 “일반인들은 현대 미술은 어렵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던져지는 그 느낌대로 보고 이해하고 느낀다면 그것이 바로 미술을 감상하는 정답이다”고 말한다.
소장품전에 출품된 작품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무겁지만 표현은 재치가 넘친다. 작가의 상상력에 자신의 해석을 얹어보기도 하고 시민들이 단 태그를 보면서 나와의 공감대는 몇 퍼센트인지 알아가다 보면 흥미진진한 전시회 관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각 그림마다 숨겨진 숨은 그림과 재치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10시부터 2시간 간격으로 진행되는 도슨트의 설명을 듣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와 더불어 현대 아프리카 작가들의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아프리카 앞으로’가 1월 말부터 4월까지 전시되고 장애인과 지역 예술인들의 공동작품인 ‘총체적 난극’이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전시된다.


추억의 고전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모처럼 가족들이 모였다면 3대가 함께 추억 속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지난해 문을 연 안산 ‘명화극장’에서는 2월 10일부터 12일까지 설날 연휴기간동안 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상영한다. 비비안 리와 클락 케이블 주연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40년 전 개봉 때 모습 그대로 보고 싶다면 중앙동 명화극장을 찾아가 보자.

고전영화답게 명화극장 분위기도 70년대 추억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공간이다. 어르신 전용극장이기 때문에 55세 이상 어르신들은 영화 한 편당 2,000원에 관람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할인대상자와 동행한 전체 일행들이 2,000원에 관람할 수 있기 때문에 온 가족이 출동해 영화를 보더라도 1만원 남짓이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설날 부모님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은 가족들에게 최적의 나들이 장소다. 부모님께는 추억을 자녀들에게는 명작의 감동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멀티플렉스로 운영하는 최근 영화관과 달리 단관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영화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특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영화 상영 시간(3시간)이 길어 오전과 오후 두 차례만 상영한다. 영화 상영시간은 10시 30분, 오후 2시 30분이다.


예술의 전당으로 문화 나들이
‘그와 그녀의 목요일’과 ‘고흐 인 파리’
설날 볼 만한 공연 어디 없을까? 찾다가 딱 찜한 연극이 바로 ‘그와 그녀의 목요일’. 배종옥과 조재현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던 그 연극이 서초동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앵콜 공연중이다. 특히 설날 연휴인 2월 11일이 그 마지막 공연날이라니 지금 놓치면 한 동안 볼 기회가 없을 작품이다.
이 연극은 결혼만 빼고 다 해본 두 남녀가 중년이 된 후 매주 목요일에 특별한 만남을 갖는 이야기다. 비겁함, 역사, 죽음, 문장 등 거창한 주제로 시작된 그들의 목요일에는 오랜 세월을 함께 한 추억이 흐르고 단순한 로맨틱 연극이 아니라 삶까지 돌아볼 수 있는 연극이다.
이 극은 배종옥 조재현 등 주연 배우들의 검증된 연기력과 남녀의 미묘한 감정을 꽤뚫는 연출가 황재헌의 독특한 작품 연출까지 호평이 자자한 작품이다.
마침 서울까지 나들이를 했다면 예술의전당 디자인 미술관에서 전시중인 ‘반고흐 인 파리’전도 추천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고흐에게 미술재료를 후원했던 ‘탕귀영감’의 초상화 등 파리시절 고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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