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시집을 온 결혼 이주여성이 8년만에 마을 부녀회장직을 맡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익산시 황등면 율촌리 신기촌마을 이수진(28)씨. 2005년 4월 남편 이규석(47)씨와 결혼 한 뒤 익산에 정착했다. 20년을 ''팜티꾹''으로 살아온 그녀에게 한국은 언어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낯선 땅이었다. 2008년 이수진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인이 됐지만 어색하기는 마찬가지. 그런 그녀가 진짜 한국 아줌마가 된 것은 당시 마을 부녀회장을 맡고 있던 국영순(익산 새마을부녀회 회장)씨를 만나고 부터다.국 회장은 "수진씨가 처음 이주해 왔을 때부터 봤는데 어린 나이에 한국에 와서 말도 통하지 않고 모든 것이 서툴렀지만 봉사활동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예뻤다"면서 "배우려는 의지와 책임감도 강한 것 같아 음식도 알려주면서 도왔더니 금새 적응하더라"고 전했다.
수진씨의 열성적인 생활상은 마을주민들의 믿음을 얻었고 지난해 2월 부녀회장에 선출됐다. 마을 주민들에게도 후한 평가를 받는다. 신기촌마을 이순덕(75) 할머니는 "인사성도 좋고 잘 웃는다. 착하고 어른들 대접도 잘하고, 마을이 한결 젊어진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수진씨는 "마을 어른들이 고향에 계신 가족들 같아서 마음이 뿌듯하고 기분도 좋다"면서 "많은 도움은 아니어도 마음이 따뜻한 부녀회장으로 기억되도록 일하겠다"고 말했다.
부녀회장이 된 후 그녀의 생활은 한층 바빠졌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주여성들의 상담사 역할에 익산시 초등학교를 돌며 1주에 한번씩 베트남 언어와 문화, 예절을 알리는 교사역할까지 맡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율촌리에만 5명의 베트남 결혼 이주여성이 있는데 적응이 어려워 우울증을 겪는 사람도 있고 언어 문제로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주변의 도움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