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교실을 찾아서-오마초등학교 바둑 교실
“바른 자세와 집중력 기르는 바둑, 재밌게 배워요”
바둑이 두뇌계발에 좋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학습 효과 뿐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 여론 조사에서도 83%의 학부모가 ‘바둑이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 한 바 있다. 오마초등학교의 김용복 바둑강사는 “어린이 바둑은 바른 자세와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며, “꾸준히 하다보면 집중력과 수리력, 생각하는 힘이 저절로 생긴다”고 설명한다.
즐거운 겨울 방학, 재미있기로 소문난 오마초등학교의 방과후 바둑교실을 찾았다.
재밌게 배우는 바둑
목요일 오전 9시, 오마초등학교 2학년 교실에서 바둑 수업이 한창이다. 이른 시간인데도 22명이 학생이 흐트러짐 없이 앉아 있다. A, B, C, D 네 개 모둠으로 나뉜 학생들의 시선은 김용복 강사의 목소리에 따라 일제히 움직인다.
“어텐션(Attention).” 굵고, 힘 있는 김용복 강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모두 자세를 고쳐 앉는다. 오마초 바둑교실을 이끌고 있는 김용복 강사는 “바둑은 바른 자세와 집중력을 기른다”며, “상대방과 공감하고, 소통하면서 인성발달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김 강사는 자석바둑을 떼었다 붙였다 반복하며, 강의를 계속해 나간다. 시원시원하고 재미있는 강의에 학생들도 박자를 맞춰, 대답을 척척 한다.
“바둑은 먼저 가장 좋은 땅을 차지해야 합니다. 좌상기, 우상기, 좌하기, 우하기. 집엔 엄마 아빠가 있어야 하고, 친구도 불러야 합니다. 다음은 수읽기에 들어가고, 계산 능력을 갖춰 승부사의 기질을 키워야 합니다.”(김용복 강사)
지루할 틈 없이 생동감 넘치는 바둑교실은 1시간 40분 동안 계속됐다. 수업은 2,3학년을 대상으로 한다.
자신감 높이는 눈높이 교육
오마초 바둑교실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 교육을 한다. 특히 어려운 바둑용어를 생활 속 재미난 용어로 바꿔 설명한다. 때론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를 인용하기도 한다.
“멧돼지가 들어오면 잡으면 됩니다. 바둑은 뚱뚱하면 안 되죠. 다리 찢어지지 않도록 2칸 뛰기, 전쟁이 끝나면 더 좋은 땅으로 소풍 가세요.”(김용복 강사)
권혁승 학생(3학년 1반)은 “선생님 설명이 재미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귀에 쏙쏙 들어온다”고 말한다. 공룡을 발굴하는 고고학자가 되고 싶다는 박태양 학생(2학년 5반)도 “바둑이 전혀 어렵지 않고, 게임처럼 재밌다”고 한다.
또, 오마초 바둑교실은 학생들의 자신감을 높이고, 참여를 끌어올리기 위해 스티커 제도를 도입했다. 스티커 제도는 수업 내내 학생들의 자세와 집중력, 문제풀이, 과제 등을 꼼꼼히 살펴 보상으로 스티커를 주는 제도다. 우승 모둠에겐 10장의 스티커를 한꺼번에 주기도 한다. “100장, 200장이 모이면, 상장과 함께 문화상품권을 수여합니다. 함께 노래를 부르며, 축하해주죠.” 경상중 학생(2학년 7반)은 “바둑도 재미있는데, 상까지 받아서 더 좋았다”며, “스티커 300장을 모아서 받은 문화상품권으로 책도 사고, 형 선물도 샀다”고 자랑한다.
이외도 각종 미디어를 활용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TV 동영상을 활용해 이창호 정석을 설명하기도 하고, 자석 바둑을 이용해 문제를 내기도 한다. 칠판, TV, 책을 오가며, 재미있게 수업을 이끌어간다. 숙제 검사가 끝나면 준비가 된 학생부터 바둑을 둔다.
바른 자세와 집중력 길러
바둑은 바른 자세와 집중력을 기른다. 김용복 강사는 “바둑은 상대방과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라며, “취할 것과 버릴 것에 대한 가치판단이 생기면, 판단력과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의사가 되고 싶다는 정기웅 학생(2학년 7반)은 아빠에게 바둑을 이기기 위해 배우고 있다. “아빠와 자주 바둑을 두는데, 학교에서 배우면서 실력이 많이 늘었어요. 바둑을 하니까 자연스럽게 집중도 잘되고, 다른 사람 생각을 알게 됐어요.”
권혁승 학생은 “바둑을 두는 내내 깍지를 끼면서 바른 자세를 하게 되고, 생각도 많이 하게 됐다”며, “생활 속에서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야구를 잘 한다는 이성호 학생(3학년 4반)은 바둑을 배운지 2년이 됐다. “처음에는 자세가 힘들었어요. 그런데 바둑을 하다 보니 성적이 올라서 좋아요. 이기기 위해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집중도 잘 됐어요.”
축구선수가 꿈인 이현서 학생(2학년 5반)도 행동이 차분해졌다고 한다. “2년 정도 배우면서 수학 시간이 제일 즐거워졌어요, 특히 바둑의 집계산을 하면서 더하기가 쉬워졌죠.”
또, 바둑은 소통, 공감을 통해 인성에도 도움이 된다.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중시하는 바둑은 둘이서 하는 게임이라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욕심을 내 조급하게 상대방을 잡으려고 하면 오히려 잡히는 경우가 많지요. 아이들은 이런 깨달음을 얻으며, 여유 있게 기다릴 줄 알게 됩니다. 특히 아빠와 바둑을 두면 효과가 높습니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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