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나눈다면, 성형상담을 받으러 오는 분들의 성향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티 안 나고 자연스럽게… 절대 티가 나면 안돼요”라고 이야기 하는 쪽과, “티가 나도 좋으니까 예쁘게만 해주세요”라고 이야기 하는 쪽으로 나뉜다.
하지만 이것은 주문을 그렇게 한다는 의미이지 속마음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원하는 이미지로 가져 오는 사진의 주인공들은 대개 김태희, 이효리와 같이 뛰어난 미모로 사랑받고 있는 유명 연예인들이다. 말은 다르게 하지만 결국 원하는 목표는 예뻐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자의 경우, 주변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하게 하면서 확 예뻐져야 한다는 것인데…
과거에 턱 밑의 불룩한 지방을 제거해 준 환자가 있었다. 시술하고 6개월이 지나서 전화가 왔는데 통화의 요지는 “하나도 좋아진 게 없다” 였다. 그래서 병원을 방문하도록 요청했고, 병원에 왔을 때 사진을 찍어 6개월 전에 찍은 사진과 비교하면서 보여 주었더니 너무나 민망해 하면서 직원들 먹으라고 간식거리를 잔뜩 사주고 돌아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형수술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수술 전 모습을 잊어버리게 되는데 여기에다가 주변 사람들의 부추김(?)이 더해져 일어났던 해프닝이었다.
많이 변해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데, ‘티 안 나게’라는 주문에 충실히 수술을 한 경우 필자가 필연적으로 듣게 되는 말은 “원장님, 변한 게 없는 것 같아요”이다. 사실 이런 경우에도 필자는 최대한 보기 좋은 실루엣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고민을 하면서 수술을 하지만 아쉽게도 나중에 듣게 되는 이야기의 요점은 ‘실망감’이다.
코 라인이 너무 예뻐지면 주변 사람들이 “성형 했나 봐요!”하면서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를 즐기는 사람도 있고, 견디기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성형수술을 받았는데 너무 자연스러워서 주변 사람들이 몰라 봐 주는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이 섭섭해 한다.
심한 경우 “그게 성형 한 거야?”라는 말을 듣게 되면 상황은 심각해질 수 있다. 이럴 때 대개는 본인의 ‘티 안 나게’ 주문에 대해 후회를 하지만, 더러는 본인의 주문이 아무리 그랬다 하더라도 전문가가 알아서 해주었어야 한다면서 트집을 잡기도 한다. 이해는 가지만 지금이 어떤 세상이라고 내 마음대로 수술을 할 수 있겠는가?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성형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티 안 나게’는 좋은 기준이 아니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청담심스성형외과 심희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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