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논술은 어떻게 준비하는가?

지역내일 2013-01-22

[연재순서]
1. 이과 수리논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2. 문과논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3. 논술교육 허와 실, 논술 학원 판별법



수학문제의 주관식 답안 작성에 관하여


필자는 지난 기고에서 최근 자연계 수시논술 전형에서 수학 비중이 매우 높아지고 있으므로 이번 겨울 방학 때, 예비 고3들은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할 것을 당부했었다. 그런데 필자의 조언은 너무나 진부하므로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께 좀 더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즉, 수리논술을 준비하기 위한 수학 공부 방법론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모든 수리논술 문제는 서술형으로 답안을 작성하도록 출제된다. 그러므로 수리논술에서 좋은 성적을 받으려면 서술형 답안을 잘 작성할 수 있어야 하며, 수리논술을 준비하기 위한 수학 공부 방법론 역시 서술형 답안을 잘 작성하기 위한 방법과 직결된다.



1. 채점자를 고려한 답안을 작성하라.


수리논술 문제를 출제하고 채점하는 사람은 당연히 대학의 교수님이다. 그러므로 수시 전형에서 논술 시험을 보는 학생들은 당연히 교수님이 채점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답안을 써야 한다. 바꿔 말하자면, 연습장에 휘갈긴 듯한, 계산 과정만 ‘덩그러니’ 쓰는 답안은 피해야 한다.


수리논술 공부 방법에 있어서 첫 단계는 바로, 출제자이자 채점자인 교수님을 고려한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다.



2. ‘글자’를 쓰는데 있어서 인색하지 말자.


수리논술은 수학문제를 푸는 시험이므로 자연계 학생들 중 일부는 단순히 수식과 계산 과정만을 나열한 답안을 제출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왜냐하면, 수리논술의 풀이는 이름 그대로, ‘논리적으로 서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보자.


평균값의 정리를 적용하여 풀어야 하는 수리논술 문제가 있다고 가정하자. 우선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 학생은 일단 문제가 평균값의 정리와 연관이 있나 판단해야 한다. 연관이 있다면 평균값의 정리를 적용할 수 있는지 따져야 한다. 즉, 평균값의 정리의 전제조건인 폐구간에서의 연속성과 개구간에서의 미분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연속성과 미분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연속의 정의와 미분가능의 정의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수리논술 답안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서술되어야 할 것이다.


단계 1. 문제를 보고 평균값의 정리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단계 2. 폐구간에서의 연속성 및 개구간에서의 미분가능성에 대한 검토
단계 3. (드디어) 평균값의 정리 적용
단계 4. 그 후 과정 전개


위 과정에서, 단계 1, 2는 ‘설명’에 해당하기 때문에 숫자나 수식보다는 글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 물론 단계 1, 2를 건너뛰고 바로 단계 3을 시작으로 답안을 작성해도 될 것이나, 이는 ‘맞는 답’은 될지언정 ‘좋은 답’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피해야 하는 방법이다.


고로 서술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평상시 수학 문제를 풀 때 풀이 과정을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즉, 수학 문제를 주관식으로 푸는 연습을 꾸준히 하라!



3. 수학 기호를 정확하게 사용하도록 하자.


수학은 기호의 학문이기에 학생은 다양한 기호를 정의에 따라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 특히 학생들의 수리논술 답안은 교수님들이 보시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아래의 예를 보도록 하자.


위 세 함수는 ‘-1’의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르므로 각각을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 만일 수리논술 답안을 작성할 때, 위 세 함수를 혼동하여 잘못 사용했다면 명백히 틀린 답이라 할 것이다.


이런 기준에서 수능 수리영역 성적이 좋은 학생이 반드시 주관식 서술형 문제인 수리논술 답안을 잘 작성한다고 볼 순 없다. 일부 학생 중에는 단지 ‘답 찾기’에만 익숙하여 수리영역 성적이 좋은 경우를 가끔 보기 때문이다. 논술 수업에서 첨삭이 중요한 이유 또한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글씨를 쓰는데 인색하거나 정확한 기호를 사용할 줄 모르는 학생들의 경우엔 단순한 문제풀이만으로는 주관식 서술형 답안 작성법을 깨우치기 어렵기에 첨삭을 통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첨삭을 통해 주관식 답안 작성 능력을 키울 수 있으나, 우선 학생이 평소에 주관식으로 수학문제를 풀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므로 올해 수시논술을 준비하는 자연계 학생들은 수학문제를 풀 때 ‘맞는 답은 물론이거니와 좋은 답을 작성해야 한다’라는 점을 명심하여 반드시 입시에서 성공하길 바란다.

배근조 원장
현 변호사 및 변리사
현 이지논술 이과 원장
이지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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