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아랫배에 볼록한 혹? ‘소아 탈장’ 의심해야

전체 인구 10% 이상에서 탈장 발병, 수술을 통한 치료가 최선

지역내일 2013-01-23

주부 김모 씨(32)는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목욕시키다가 아이의 사타구니 주변에 볼록하게 솟은 혹을 발견했다. 하지만 손으로 누르면 다시 들어가고 누워 있을 때는 혹이 보이지 않아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며 칠 뒤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를 유심히 살펴보니, 사타구니의 혹이 심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급하게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으니 ‘서혜부 탈장’이었다.


생각보다 흔한 질병 ‘서혜부 탈장’
탈장은 장기 등이 배안의 높은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약한 복벽(근육)을 뚫거나 구멍이 난 복벽 틈을 통해 밖으로 밀려 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생각보다 흔한 질병으로 전체 인구의 10% 이상에서 탈장이 나타난다. 특히 소아 탈장은 전체 출생아의 0.5∼5%에서 발생하는데, 남아가 여아보다 발병률이 크게 높다.
탈장은 신체 어느 곳에서나 생길 수 있는데, 발생 부위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분류된다. 사타구니 부위에 발생하는 ‘서혜부 탈장’, 배꼽 부위에 발생하는 ‘제대 탈장’, 대퇴와 아랫배가 만나는 부위에 발생하는 ‘대퇴 탈장’ 등이 있다. 이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 서혜부 탈장이다.
서해부 탈장에 대한 안산 한사랑병원 이천환 원장의 설명이다. “태아의 고환은 배속에서 만들어지는데, 일정한 시기가 되면 통로를 따라 사타구니로 내려가게 된다. 고환이 사타구니로 내려가면 통로가 자동으로 막혀야 하는데 고환이 내려간 후에도 통로가 충분히 막히지 않으면 장기가 이 통로를 따라서 사타구니로 빠져나온다. 이것이 서혜부 탈장이다. 아이의 사타구니나 음낭이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증상을 보이면 의심해 봐야 한다.”
이천환 원장에 따르면 서해부 탈장은 선천적인 영향이 크다. 어려서 나타나지 않다가도 나이가 들면서 복벽이 약해지거나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들거나 기침을 많이 하는 등 복압이 높아지게 되면 탈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술, 언제부터 가능할까?
탈장의 증상은 원인과 발생 부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초기에는 탈장의 정도가 크지 않아 거의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작게 돌출되고 통증도 거의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돌출 정도가 심해지고 통증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치료는 인체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오는 질병이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서 수술을 받는 것이 최선이다. 수술은 비교적 간단하다. 30분 전후로 가능하고 후유증도 거의 없다.
이천환 원장은 “수술은 절개를 하거나 복강경을 이용해서 복벽의 틈새를 꿰매거나 인공막을 이용해서 벌어진 부위를 막아주는 형태로 시행된다”며 “소아에게는 인공막이 필요 없기 때문에 훨씬 간단하게 수술이 이루어지며, 수술을 받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술 시기는 ‘발견되는 즉시 한다’가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의술이 발달하면서 영아에 대한 마취와 수술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천환 원장은 “요즘은 1∼2개월 된 영아에게 수술을 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3개월이 지난 후에 수술을 받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발견 즉시 수술’이라는 말을 하지만 이것이 응급을 요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려도 수술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아이를 위한다면 좀 성장한 후에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천환 원장은 확률은 낮지만 탈장이 된 상태에서 장이 꼬여 상할 수도 있는데, 이럴 때는 응급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문제가 없는데도 달래지지 않거나 탈장으로 튀어나온 부위가 딱딱하게 뭉쳐졌거나 건들기만 해도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신속하게 전문의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복강경 수술로 통증 적고 회복 빠르게
최근 탈장 수술은 복강경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복강경을 이용하면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다. 또한 3mm 복강경 기구를 이용하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
이천환 원장은 “소아탈장의 복강경수술은 재발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흉터가 적고, 반대편에 탈장이 발견되면 즉시 수술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라며 “서혜부 탈장의 경우 복잡한 서혜부의 해부학적 구조에 대해 보다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한 번에 서혜부의 약해진 복벽을 전체적으로 보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움말 : 안산 한사랑병원 이천환 원장


이춘우 리포터 phot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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