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아트홀 - 극단 세익스피어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못생긴 여자의 사랑이야기

아픔 겪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

지역내일 2013-01-20



오봉리 그 여자는 대구탕을 좋아해 생선장사에게 시집가겠다고 했다. 오봉리 그 남자는 그런 여자가 좋아 생선장사를 하겠다고 했다. 착한 마누라와 훌륭한 남편이 꿈이었던 박정봉, 김두식 커플. 그들은 비껴간 세월을 지나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며 재회한다. 그들은 이제 서로의 꿈을 보듬을 수 있을까.
대전시 중구 대흥동 상상아트홀에서는 극단 세익스피어의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공연이 한창이다. 2012년 11월 14일에 공연을 시작했으니 벌써 두어 달을 달려온 셈이다. 극단 세익스피어 대표이자 이 작품의 연출가인 복영한 대표는 일반 관객에게 어려운 사상보다는 따뜻한 사랑을 이야기 하고 싶었단다. 30대 초중반까지 사랑의 상처를 지니게 되는 한 여자를 통해 시대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것. 어려운 연극을 지향하지 않고 많은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연극을 추구한다는 얘기다. 

캐릭터들의 색이 선명하고 유쾌하다. 그래선지 시종일관 웃음이 있다. 전체적으로는 여주인공 박정봉의 사랑이야기를 따라가고 있다. 따뜻하고 때로 절절하다. 그러나 극이 지속되는 동안 관객들은 못생긴 여자를 잊는다. 의식하지 못한다. 그저 한 인간의 삶이 보인다. 외면당하고 버림받고 사랑하고 위로받는 한 인간의 모습. 그래서 이 작품은 더 이상 못생긴 여자의 사랑이야기로 머물지 않는다. 아픔을 겪으며 삶의 고비를 넘고 있는 이들로 확대된다.
딸에게 보내는 어머니 김마담의 메시지는 그래서 찡하다. 
“사는 건 말여, 바람을 맞는 것과 같은 것이여. 바람은 늘 나를 향해 불어 오지만은 곰새 뒤로 사라지고 말잖여. 사랑도 세월도 슬픔도 다 뒤로 사라지고 마는 것이지. 새로운 바람을 맞아야 하는디 지나간 바람을 돌볼 새가 워딨것냐? 결국은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지. 솔찬히 맴 찡한 일이 생겨도 너무 오랫동안 가심팍 싸매고 그라므는 안 된다. 맴 다부지게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이여.”


공연일시 : 2012년 11월 14일(수)~2013년 3월 31일(일) 오후 7시30분(월요일 휴관)
공연장소 : 상상아트홀 (중구 대흥동)
관람료 : 3만원 (전화, 온라인, 현장예매 통한 할인가능)

박수경 리포터 supark2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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