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차동엽 엮음
펴낸 곳 : 위즈앤비즈
값 : 14,000원
“미국 네브래스카에 가면 ‘소년의 거리’(BOY TOWN)라는 고아원이 있습니다. 그곳에 가면 한 어린 꼬마 소년이 덩치가 자기의 배나 되는 큰 소년을 등에 업고 있는 조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조각에는 꼬마 소년이 하는 말로 “그는 나의 형제에요, 그래서 조금도 무겁지 않아요”라고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뜻 깊은 말입니다. 사랑하는 자에게는 큰 짐이 조금도 무겁지 않습니다.”
인생에 의미와 향기 부여
『무지개 원리』라는 책으로 ‘하는 일마다 잘 되리라’는 희망을 심어주었던 차동엽 신부가 김수환 추기경의 애정 어린 육성을 『김수환 추기경의 친전』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가슴 속에서 울컥 무엇인가 올라온다. 순간순간 잊어버리고 살았던 희망과 감사의 감정에 몰입돼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한 시간 남짓이면 모두 읽을 만한 분량이지만 책의 구절마다 녹아 있는 희망의 메시지는 가던 길을 두세 번 뒤돌아보게 한다.
“희망이 있는 곳에만 희망이 있는 것은 아니란다. 희망이 없는 곳에도 희망을 걸어야 해. 무슨 말인지 알지?” 벼랑 끝에 선 사람들에게 전하는 김 추기경의 떨리는 위로가 가슴을 적신다.
김 추기경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긴 여행이 ‘머리에서 마음에 이르는 것’이라고 한다. 평생 사랑을 실천하고 사셨으면서도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칠십 년이 걸렸다는 성직자의 말씀. 어쩐지 위로가 된다.
열심히 산다고 살았건만, 몸은 여기저기서 이상 신호를 보내고, 아이는 내 맘대로 안 되고, 배우자는 남처럼 느껴지는 사십 중반. 가끔씩 무기력해지며 삶의 의미를 묻게 되는 이 나이에 김 추기경의 육성이 전달되는 ‘친전’은 치유의 선물이 되었다. “삶의 의미를 묻지 말고, 삶에 의미를 부여해보자.” 아껴두고 읽으며 틈틈이 위로받고 싶은 책이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