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여성, 수원을 말하다

수원에서 여성으로 살아가기, 당신은 어떤가요?

지역내일 2013-01-13 (수정 2013-01-13 오후 10:45:10)

2013년, 계사년 새해가 밝았다. 늘 그렇듯 또 한 해의 시작은 희망과 기대를 동반한다. 더구나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대통령 시대가 열렸다. ‘여성’이란 화두가 부쩍 회자되고 있는 이즈음, 실제 여성들은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여성의 역할을 얼마큼 체감하고 있을까. 여성친화도시를 표방한 수원에서 여성들의 행복지수는 또 얼마큼일까. 수원내일신문에선 수원 속 여성들을 만났다. 그들이 말하는 수원, 열정적인 삶을 일구는 수원 여성 인터뷰 등으로 연재될 ‘신년기획-여성, 수원을 말하다’에서 여성들의 현재, 미래를 짚어본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Part1. 수원 속 여성의 행복지수

주부 안혜숙 씨(65`정자동)의 수원생활은 34~3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대 초반 결혼과 함께 수원으로 이사 왔을 때만 해도 밤 외출은 꿈도 꾸지 못했다. 논밭 일색이던 당시 세류동은 온통 암흑천지였다. 물가까지 비싸 수원살이는 참 녹록치 않았다. 정자동으로 이사 후, 살림살이에 보태려고 파출부 일을 시작한 게 20여 년 전, 지금까지도 파출부 일을 놓지 않고 있다. 두 아들을 잘 키우고, 2년 전 수원일하는여성회에서 성인문해교육을 시작했다. 아직 능숙하진 않아도 그는 또 다른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내는 중이다. 안 씨는 “처음 수원 왔을 땐 참 정도 없고, 힘들었다. 지금은 엄청 좋아진 편이다. 주변에 SK청솔노인복지관이 생겨서 요가도 하는데, 아직은 영통에 비하면 복지관 수라든가 혜택은 적은 것 같다”고 들려줬다.


내게 수원이란? 이런저런 단상들
#1 어머니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묵묵히 곰삭히면서 자녀교육에 임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타 지역은 구청이나 동사무소 등지에서 여성들만의 카페를 운영하면서, 자녀와의 소통을 위한 강좌나 모임을 계속하는 예도 있다는데, 수원도 자녀를 올바르게 키울 수 있는 여성들의 공간이 많이 생겨났으면 합니다._최은영(가명·49세,교사/ 영통동)
#2 수원이 여성친화도시라고요, 처음 듣는 소리네요. 여성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일하고 아이를 양육할 수 있도록 보육부분에 좀 더 관심을 가져줬음 좋겠어요. 워킹맘들에겐 7시30분부터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의 증원이 더욱 절실한 것 같아요._조명신(가명·48세,유치원 근무/ 인계동)
#3 전국에서 수원이 도서관 시설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시스템도 뛰어나고요. 집에서 가까운 곳에 이용할 좋은 도서관이 있다는 점에서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고 봅니다._이지애(가명·42세,사서/ 권선동)
#4 한부모 시설에 있다가 자립하게 된 케이스인데, 주변에서 직장 문제로 고민하는 여성가장들을 참 많이 봤어요. 최저생계비 기준에서 벗어나면 지원을 못 받기 때문에 이 문제로 고민을 하는 거죠. 한부모로서 현실적인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_김은희(43세,주부/ 정자동) 
#5 서울, 인천을 거쳐 수원에서 산 지 6년 됐는데, 수원은 지명처럼 왠지 풍족하고, 자연친화적인 도시라는 느낌이에요. 하지만 종합병원이 편중되어 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에요. 지역에도 골고루 의료시설이 갖춰졌으면 합니다._문광숙(38세,주부/ 화서동)
#6 혁신교육을 할 수 있는 수원이 서울보다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영통지역은 사교육으로 소문난 곳이긴 하지만 주변에는 아이를 잘 키워보려는 엄마들도 많아요. 교육적인 여건에서 희망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으면 해요._윤민선(가명·40세,주부/ 영통동)
#7 육아가 늘 고민이죠. 직장여성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좀 더 현실적인 방안들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아이돌보미 지원을 받으려고 해도 대기자가 많대요. 보육기관의 등하원에 맞춰 출근 후나 퇴근 전에 아이를 잠시 맡아주는 도우미도 일하는 엄마에겐 꼭 필요해요. _정하영(가명·33세,대기업 근무/ 매탄동)
#8 수원시내 교통은 참 불편한 편이에요. 남문을 거치지 않으면 갈 수가 없으니…, 그래도 제가 사는 곳은 영통보다는 덜 경쟁적인 교육환경에, 재래시장도 가까워 좋은 편이라는 생각은 해요. 하지만 정자동 내에서도 신도시와 구도심으로 나눠 만족도는 또 달라지는 것 같아요._임은지(39세,NGO단체 근무/ 정자동)
#9 서울에서 살다 수원에 온 지 7년째인데, 서울에 비해 쾌적해서 좋아요. 특히 영통은 체육시설, 복지관, 청소년시설 등 편의시설이 고루 잘 갖춰져 있어 살기에 불편함도 없고, 65세 이상은 복지관에서 할인혜택도 주고…, 전 요즘 복지관에서 일본어도 배우고, 수영도 하면서 멋진 노년을 즐기고 있답니다._김정숙(가명*69세,주부/ 영통동)
#10 수원은 쓰레기종량제 봉투 값이 정말 비싸요. 세금 종류도 타 지역에 비해 많은 것 같고요. 그러면서 복지관도 부족하고, 장애인버스 운영도 아직은 적은 편이고…,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투명하고 확실하게 알 수 있었으면 해요._조현옥(45세,주부/ 천천동) 

Part2. 여성이 행복한 도시를 꿈꾸다

육아는 도와주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것’
“예전에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일자리를 원하면서도 오히려 비정규직을 요구하는 여성들이 상당히 많았어요. 이유를 분석해본 즉 결국 육아의 문제였죠.” 수원여성회 장정희 상임대표는 결국 아이들이 학교에 있는 동안만 일할 수 있는 파트타임을 자처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벌어진다고 했다. 수원이 안고 있는 큰 문제인 육아와 일자리 이 모두를 해결하려면 공동육아, 협동조합, 사회적기업이 보다 많아져야 한다. 장 대표 역시 육아문제로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토로했다. 어린아이를 사설보육기관에 보내면서까지 일을 해야만 하냐는 당시의 사회적 인식도 한몫 거들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중*삼중고를 겪는 건 여성들. 이젠 육아, 가사를 ‘도와준다’가 아닌 ‘함께 한다’는 인식이 필요한 때다. 


여성에 갖는 사회적 편견, 여성도 ‘여성의 틀’에서 나와야
“여성이 행복하려면 ‘형식’보다는 ‘의식’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비유하자면 여성의 마인드로 화장실 문제를 들여다보는 것, 그것부터가 출발점이죠.” 송주연 수원여성의전화 통합상담소장은 남성, 여성이란 이분법적인 사고를 떠나 그냥 ‘사람’으로 생각하면 쉽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올해 ‘여성폭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아직까지 여성폭력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이뤄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폭력에 대해 갖는 사소한 인식이 문제다. 통계를 통한 대책마련이 아쉽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가부장적 사회구조는 이혼소송도 여성에게 악재로 작용한다. 여성이 사전에 꼼꼼히 알고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수원일하는여성회 임은지 회장은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여성의 가장 큰 적은 여성이라고, 여성이 스스로 가진 ‘여성’에 대한 편견도 떨쳐내야 한다. 남편과 사별했음에도 주변사람과 관계를 끊고 이사를 가는 경우, 가정폭력에 시달리면서도 내가 여자니까 참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스스로 구분하는 게 보편적인 우리 모습이다. “우리는 가정에서 알게 모르게 남녀의 역할을 구분짓는 교육을 받았다. 이제는 보다 많은 양성평등교육이 필요하다”고 임 회장은 강조했다. 


여성친화도시를 향한 한걸음, 한걸음
수원시가 추진해오고 있는 여성친화도시는 여성, 더 나아가선 가족이 행복해지는 도시다.
“왜 여성친화도시냐고 반론하는 분들도 있지만, 여성들이 잘 살게 되면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잘 살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어 도로에 턱을 없애면 유모차 운행도 편하고, 장애인, 아이, 어르신도 불편 없이 다닐 수 있잖아요.” 수원여성회 장 대표는 권선구청 내 임산부 전용 주차장, 팔달구청 신축건물 내 아이돌봄공간 조성 등도 여성친화도시의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성 인지적인 관점에서 부서별 사업을 시행하는 것 자체가 여성친화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수원시청 여성정책과 박명준 주무관은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72개의 과제가 추진 중에 있다. 공원 내 선샤인프로젝트, 가로등 긴급벨 설치, CCTV추가설치, 안심택시 운영 등으로 범죄로부터의 안전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보도블록 하나를 깔더라도 미끄러짐 없고, 구두굽이 빠지지 않는 블록을 시공하는 것, 이처럼 성 인지적인 관점을 갖기 위한 공무원의 마인드교육도 병행되고 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추진되는 여성건강증진센터(가칭)는 대다수 보편적인 여성을 위한 공간이 된다. “구체적인 방향은 현재 연구용역 중에 있는데, 여성의 생애주기별 건강모델을 찾는 원스톱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여성정책과 송수경 주무관은 설명했다. 국공립보육시설의 확충도 여성친화도시 사업의 하나. 1월 중 오픈하는 광교동어린이집을 포함해 수원의 국공립어린이집은 현재 30개, 1년에 1~2개씩의 국공립보육시설이 꾸준히 생길 예정이다.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 그 도시를 살아낼 마음의 준비는 되어있는가. 인터뷰 중 만난 전경숙 씨(주부, 권선동)는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라고 했다. 영통맘들은 강남을 바라보고, 권선맘들은 영통을 바라보는 형상인데, 좀 더 좋은 것만을 좇다 보면 늘 우울할 수밖에 없다. 행복은 내 안에 있다. “한 부모로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비전을 찾게 되면서 약제비를 청구하는 내 목소리도 예전과는 달리 당당해지는 걸 느꼈다”는 김은희 씨(주부, 정자동) 역시 행복한 삶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그렇게 웃어보였다.  


※여성복지시설
수원가정법률상담소 부설 가정폭력상담소-가정폭력상담, 피해자 지원/ 228-3215
수원동산상담센터-성폭력상담, 피해자 지원/ 213-7646
수원탁틴내일 부설 수원탁틴내일상담소-성폭력상담, 피해자지원/ 251-1516
수원여성의전화 부설 통합상담소-가정*성폭력상담, 성폭력피해자 의료비지원/ 232-7795
경기여성?학교폭력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성*가정*학교폭력, 성매매상담/ 216-1117
성폭력신고센터 여성긴급전화 1366
※가족지원
수원시건강가정지원센터-가족생활교육 및 상담, 가족문화운동, 가족지원서비스/ 245-1310
※교육&일자리
수원YWCA-가사,간병도우미, 베이비시터 교육, 아나바다장터, 평생교육/ 252-5111
수원여성인력개발센터-여성전문 직업훈련기관, 취업상담, 사회교육/ 206-1919 
※여성권익
수원여성회-성 인지교육, 성평등교육, 여성문화교육, 여신잔치, 전래놀이/ 241-7530~1
수원일하는여성회-이혼상담, 법률자문연계, 한부모자조모임, 신나는가게 운영/ 292-9091
수원여성노동자회-일하는 여성의 상담 교육, 고용평등상담/ 246-2080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