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예과 합격한 박창수 군(세광고 3)
간절한 자에게 ‘꿈★은 이루어진다’
환자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의사 되고파 … 수시 대비는 내신 집중, 학교생활 충실해야
“사실 제가 서울대 의예과에 합격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합격했다는 소식이 믿기지 않더라고요. 아마 제가 간절하게 원했던 일이라 가능했던 것 같아요.”
지난 12월 8일 서울대 수시 합격자 발표가 있던 날, 박창수 군(세광고 3)은 가족들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고등학교 입학과 함께 꿈꾸기 시작한 서울대 의예과 합격은 박 군에게 벅찬 감동이었다.
“패치 아담스처럼 친근한 의사 되고파”
박 군이 의사가 되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할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신 뒤였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싶어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막연히 의사를 꿈꾸다 ‘패치 아담스’라는 영화를 보고 환자를 친구처럼 대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죠.”
패치 아담스는 권위적인 의사들과 달리 환자를 친구처럼 대했던 실존 인물이다. 무료진료소를 운영하면서 가난한 이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박 군은 “패치 아담스처럼 환자를 진심으로 대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 첫 걸음으로 이번 겨울방학에 마술을 배울 계획이다.
“마술은 환자들에게 잠시나마 웃음과 위로를 줄 수 있을 것 같고, 또 환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 같아서요.”
박창수 군의 아버지 박종찬 씨는 한국학원과 마리앙스웨딩컨벤션 등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영인이다. 박 원장은 평소 아들이 힘들고 고단한 의대에 진학하기 보다는 산업공학과에 진학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박 군은 아버지에게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 자신의 꿈을 열심히 전했다. 박 원장은 패치 아담스 같은 의사가 되고 싶다는 아들의 꿈을 외면할 수 없었다.
“의사가 되기로 했으니 어느 분야든 가장 먼저 꼽힐 수 있는 명의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했죠. 창수가 자신의 꿈을 이뤄 세상 사람들로부터 존중받고 사랑받는 훌륭한 의사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박 원장은 박 군의 꿈을 지지하기로 한 뒤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다.
꾸준히 내신 관리& 흔들리지 않는 목표, 합격의 힘
의사를 꿈꾸던 박 군은 중학교 3학년 때 서울대 의예과에 다니는 대학생 멘토를 만나면서 ‘서울대 의예과바라기’를 시작했다.
“아버지가 지인의 아들인 형을 소개시켜줬어요. 그 형이 서울대 의예과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이었어요. 형은 서울대 의예과가 가진 장점을 설명해줬고 그 뒤로 꼭 서울대 의예과를 가야겠다는 목표를 세웠죠.”
서울대 진학을 꿈꾸면서 박 군은 과학고에서 일반고로 방향을 돌렸고 세광고에 진학했다. 중학교 내내 과고 진학을 준비했던 터라 인문계 고등학교의 대학진학 준비는 부족했다. 박 군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 자신이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바로 내신이었다. 내신에 집중하다보면 수능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박 군은 세광고 진학 후 한 번도 전교 1등을 놓은 적이 없다. 그러다보니 모의고사 성적도 꾸준히 1등급을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2학년 때는 전국 모의고사(교육청 주관)에서 전국 1위를 했다. 또 3학년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올 1등급을 받기도 했다.
박 군은 이 결과들에 대해 “타고난 수재여서가 아니라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라고 말했다. 3년 간 매일 스터디 플래너를 썼으며,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꾸준히 논술준비를 하고, 과학독후감이나 보고서 작성 등 학교활동과 교내 경시대회에 성실하게 임했다.
이런 과정이 서울대 진학의 발판이 됐던 것. 그러나 무엇보다도 박 군의 변치 않았던 꿈이 가장 중요한 단서라고 할 수 있다. 박 군은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서울대 의예과에 진학하고 싶었다. 그 간절함을 학교에서도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전국의 고등학교 전교 1등을 대상으로 한다. 성적과 스펙으로는 다른 학생들과 비슷했겠지만 서울대 의예과가 아니면 안 된다는 강한 의지와 신념이 더 컸기 때문에 합격한 것 같다는 게 박 군의 설명이다.
배경지식 될 수 있는 독서 필요해
“수시 전형이 매우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고등학교 생활에 충실했는지를 보는 것 같아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무엇보다 내신에 집중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또 학교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내는 활동이 중요해요.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박 군은 자신이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공부하면서 느낀 점, 자신은 부족했던 점을 두루 알려줘 더 멋진 꿈을 꾸길 바라고 있다.
“고3이 되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요. 그럴 때 모의고사 점수에 연연하지 말고 순간순간 자신의 공부에 집중하는 게 좋아요. 또 목표가 흔들리지도 말아야 하고요. 방향을 잃게 되거든요.”
박 군 역시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 때가 있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노력했다. 흔들리려고 하는 목표를 다시 붙잡고 자신의 공부에 집중했다.
자신에게 부족했던 점으로는 독서를 꼽았다. “독서를 하면 그 내용이 결국 배경지식이 되고 내 재산이 되는데, 많이 읽지 못해 아쉽다. 후배들에게는 시간이 있을 때 미리 읽어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작가 이지성은 ‘꿈꾸는 다락방’에서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박창수 군 역시 “간절하게 바랐더니 꿈이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2013년 1월, 모두의 간절한 꿈이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김정옥 리포터 jungg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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