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다 학교 - 좋은학교만들기 충남 청소년모임

“우리가 원하는 좋은 학교 직접 만들 거예요”

지역내일 2013-01-11

“학교폭력 왕따 청소년 자살 등 많은 문제가 나타나면서 부모님 선생님 등 사회 모두가 관심을 기울이죠. 하지만 교실 안에는 어른들이 절대 알 수 없는 모습이 있어요. 그건 그 안에서 생활하는 학생들만이 알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나섰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모른 척 하지 않고, 어른들의 손에 맡기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고자 나선 학생들이 있다. ‘좋은학교만들기 충남 청소년모임(이하 좋은학교 충남모임)’에 모인 학생들이 그 주인공이다.


어른들은 모르는 아이들만의 세계 =


지난해 12월 22일 천안축구센터 세미나실에서 ‘좋은학교 충남모임 발대식’이 열렸다. 학교폭력·왕따 없는 좋은 학교, 더 나아가 재능, 꿈과 희망을 찾는 학교 조성에 앞장서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참석한 초·중·고등학생과 대학생멘토, 학부모 80여 명은 학생들이 원하는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했다. 학생들이 펼친 1인 시위 릴레이 캠페인과 서명운동, 거리퍼레이드 등도 진행했다.
좋은학교는 온라인 카페를 기반으로 시작했다. 2008년 학생들이 모여 서로의 진로를 함께 이야기하고 학교에서 생길 수 있는 수많은 문제해결에 대한 지혜를 모으며 도움을 주고받기 위한 공간이었다. 현재 전국 초중고 1만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학교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부터 카페는 학생들 스스로 학교폭력, 왕따 없는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또래 상담’, 친구를 도와주는 ‘좋은 손’ 운동, 그리고 대학생과 전문가 멘토들이 함께하는 상담과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좋은학교 충남모임 김다영(제일고3) 대표는 “세계에서 청소년이 가장 불행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청소년 자살률 1위, 흡연율 1위 등 청소년 행복지수가 4년 연속 세계 꼴찌”라며 “어른들의 관점이 아닌 학생들의 눈으로 학교의 문제를 고민하고, 친구들끼리 상담하고 도움을 청하면서 우리 스스로 대안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행복지수가 높은 청소년과 그를 위한 좋은 학교가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꿈과 희망을 가지고 앞으로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중학교 3학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안정빈(두정고3) 학생은 “중학교 1학년 때 왕따를 당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나고 나니 다른 친구하고 관계를 맺을 때도 영향을 받게 되더라”며 “모임에서 친구들과 고민을 나누고 오프라인에서 만나면서 관계를 형성하면서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활동으로 다니고 싶은 좋은 학교 만들 것 =


‘좋은학교’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얼쑤 콘테스트다. 얼은 올바른 정신을, 수(秀)는 빼어날 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친구들은 위해 선행을 한 학생들을 선발하는 ‘좋은 멘탈 선발 콘테스트’다. 지난해 8월말부터 진행한 얼쑤콘테스트에 수천 명의 초·중·고생들이 참여, 학교폭력, 왕따 없는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한 방법과 사연 그리고 UCC를 제작해 응모했다. 응모작은 1차 2차 3차 예선을 거쳐 12월 23일 최종 발표했다.
또한 모임은 ‘모두가 행복한 학생, 좋은 학교 만들기 100만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서명운동 참가자는 지난 11월 중순부터 시작해 지난해 12월 10일 현재 10만명을 넘었다.
좋은손 캠페인도 전개할 계획이다. 인사하는 손, 도와주는 손, 격려하는 손, 칭찬하는 손 등 좋은 습관을 만들고 좋은 학생, 좋은 학교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스탭으로 참여하는 박정은(월봉중3) 학생의 어머니 이명숙(48·천안시 쌍용동)씨는 “처음에는 서명운동 하면서 아이들이 많이 주저했는데, 활동을 거듭할수록 아이들이 밝아지고 자신의 생각을 갖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 모습을 보며 학부모 교사 대학생들도 멘토 그룹으로 함께 참여한다”고 말했다.
김다영 대표는 “학교 안에서 문제가 있을 때 선생님들이 상담 등 해결을 위해 노력하시지만 정작 교실 안의 상황은 학생만 안다.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이라며 “학생부 기록, 강제 전학 등은 효과가 없다. 인식 자체를 바꾸고 아이들 스스로 학교의 문제점을 알고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좋은학교의 활동에 많은 학생들의 참여해 건강하고 즐거운 학교를 만들 수 있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의 : 좋은학교 www.igoodshcool.org(네이버에서 ‘좋은학교’로 검색)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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