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도 못 받는 청소년 알바 수두룩
노동권 인식조차 못하는 경우 많아 … 청소년 교육과정에서 노동권 교육 필요
청소년의 26% 청년의 20%가 아르바이트 당시 최저임금조차 지급받지 못한 채 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면 지급되는 주휴수당의 경우 90%의 청소년이 지급받지 못했다.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에서 지난해 6월~12월 실시한 ‘2012년 충남지역 청소년 청년 아르바이트 실태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충남지역 청년들의 약 91%가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들의 61%가 용돈이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6.5%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답했다. 취업난과 일자리 불안정의 여파로 아르바이트가 일반적인 고용의 한 형태로 자리 잡은 정황이 확인되었다.
특히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들도 55%가 알바 경험이 있으며 ‘앞으로 하겠다’는 잠재적 경험까지 포함하면 청년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는 사례가 절반이 넘어가는 현실을 볼 때 청소년 노동권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성희롱 경험 청년 일곱 명중 한 명꼴 =
또한 설문에 응한 응답자의 80%가 최저임금이 적절하지 못하다며 시급 6000원(2012년 기준 최저임금 시급 4580원)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충남 서산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여학생이 사업주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스스로 목을 매고 숨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이와 관련, ‘사장이나 상사, 손님에게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청소년의 5.8%, 청년의 14.1%가 1번 이상의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늘어나는 청년 청소년 알바에 대한 사회의 반응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 특히 만 18세 미만 청소년 알바에 대한 현실은 더욱 심각했다.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충남지역 112개 고등학교 중 4개교가 실제 ‘학생 아르바이트는 원칙적으로 금하되 가정형편상 학부모가 동의한 경우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지난 9월 천안아산내일신문에서 기획 취재한 내용(1010호 1면 보도)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이 나타났다. 기사를 위한 취재과정에서 일선 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의 아르바이트에 대해 교육하고 관리할 근거가 없어 드러내고 지원하기 어려운 입장임을 밝혔다. 특히 인문계 고등학교의 경우 상황은 더욱 어려웠다. 교사들은 “학교가 학생 아르바이트 파악에 소홀한 것을 악용해 부당한 대우를 하는 업주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생들의 아르바이트가 늘어나는 만큼 교육부처에서 정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고 말했다.
미국 유럽 등은 노동인권교육 정규교과과정 편성 =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는 지난 10일(목) 오전 10시 충낭도청 브리핑룸에서 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통한 기자회견을 열며 “아르바이트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노동인권 교육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김민호 상임대표(공인노무사)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지급받은 경우는 청소년과 청년을 합해서 10%에 불과했고, 청소년의 70%는 심지어 부모동의서도 없이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르바이트는 이제 우리사회에서 일반적인 고용형태가 되어 있고 이들의 68%가 용돈이나 생활비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을 한다고 답한 만큼 알바인권에 대한 고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 상임대표는 “특히 이번 알바실태조사 개별상담 중 부당노동행위를 당했음에도 노동권을 알지 못해 대응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드러났다”며 “미국 유럽의 사례처럼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노동인권교육을 정규 교과과정으로, 지금 당장 어렵다면 노동인권 강좌라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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