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나를 너무 몰라’ 라고 자식은 생각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모든 걸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알면서도 덮어두는 것이다. 거짓말해도 괜찮다. 훌륭한 사람이 아니어도 좋다. 그저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히 여기고 있다고" -p.147 episode 18
이야기를 좋아하는 내게 이 책은 31개의 선물을 준다. 서른한 가지 에피소드 작가인 소고 유카리는 일본의 3인조 팝밴드 밍크존(MinxZone)의 보컬로 활동 중이다. 그가 라이브 공연이 끝날 때마다 소개하는 훈훈한 실제 생일 에피소드는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따스한 눈물을 흘린 팬들의 호응에 힘입어 그중 31가지 이야기를 모아 책으로 엮어낸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선물하고 싶은 책 1위’로 등극하며 신인작가로는 이례적으로 5만부가 넘는 판매수치를 기록했다.
사람마다 감동이 다르고 느끼는 게 다른 법이지만 진심은 통하는 법. 내게 감동으로 다가 온 에피소드를 소개해본다. ‘episode 5. 두개의 생일’이다.
시곗바늘이 오후 7시 30분을 가리켰다. L자형 유리 진열대에 남은 케이크는 이제 몇 개뿐이다. 평소라면 ‘이제 30분만 있으면 문 닫을 시간이네, 저녁식사는 뭐로 할까’라는 생각이나 하고 있을 시간,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유리 진열대 구석에 팔리지 않고 남은 케이크가 자꾸만 신경 쓰였다. 내가 만든 첫 케이크…. 초등학교 졸업문집에 ''장래희망은 케이크 가게에서 일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그때는 판매원이 되고 싶었을 뿐이고 설마 내가 직접 만든 케이크를 이렇게 가게에 진열하게 될 줄은 몰랐다. (중간 생략)
“결정했어요. 이 딸기 쇼트케이크로 할게요. 그런데 이 케이크 반으로 잘라줄 수 있나요?”
“네? 아, 물론이죠.”
“생일 장식판을 두개 주셨으면 하는데.”
“장식판이 두개 필요하신가요? 알겠습니다. 이름은 어떻게 할까요?”
“하나는 ''아키나 양'' 이라고 써주세요.” 나는 메모지에 재빨리 ‘아키나양’이라고 썼다.
“다른 하나는 어떻게 할까요?” 부인이 내 가슴 쪽으로 눈길을 준다. 그러고 나서 “‘마유양’이라고 써줄래요?”라고 말한다.
나는 무의식중에 내 명찰을 확인했다.
“마유라고 하셨나요?”
“네, 아가씨 이름이 마유 맞죠?”
나는 당황했다. “저, 오늘 제 생일 아닌데요.”
부인의 손이 내 어깨에 살짝 닿았다. “사랑스러운 파티세가 탄생한 날이잖아요!”
순간, 뭉클하면서 두 뺨이 뜨거워지고 말았다.
성공은 생일 같은 것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성공한 순간부터 새로운 나날이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제법 멋진 생각인 것 같다.
그렇다면 1년 중 생일이 여러 날 있어도 좋겠다. 꿈이 이루어진 날, 연인이 생긴 날, 싫어했던 것을 마침내 극복하게 된 날 등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과 감사의 마음만 있다면 오늘은
기념하기에 충분한 또 하나의 생일이었다고….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그해 생일은 많은 사람의 배려로 가득한 날이었다.
2013년도 첫 번째 만난 책은 나를 행복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 행복을 다른 이도 같이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교보문고 천안점
북마스터 남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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