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혼자서 ‘즐거운 상상’에 빠지곤 했어요. 시작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예요. 생활 속 불편한 점들을 찾아가기 시작해요. 그러다보면 하나둘 생각이 나고, 그 불편함을 없애고 싶은 마음에 또 마음 속 상상의 나래를 펴는 거죠. 아침에 머리를 감으면 긴 머리를 말리는 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물 없이 샤워하고 머리 감는 걸 생각해봤어요. ‘에어워시’라고나 할까요. 친구들의 반응은 아주 뜨거웠어요. 이렇게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걸 직접 제작해보는 게 제 꿈입니다.”
광문고 이세연(2년)양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연양은 다양한 경험과 체험활동으로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가고 있다.
다양한 경험, 자신감과 삶의 지혜 알려줘
어린 시절 세연양은 누구보다 많은 취미활동을 한 ‘열정소녀’였다. 막연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활동. 처음은 엄마의 권유에서였지만 어느 순간 모든 분야에 푹 빠져버린 세연양이다.
“현대무용, 바이올린, 기타, 피아노, 성악 등 많은 걸 배웠어요. 근데 배우면 배울수록 모든 게 다 정말 재미있는 거예요. 현대무용은 초등학교 때 국내 큰 대회에서 여러 번 상을 탈 만큼 열심히 했어요. 정말 많이 떨렸던 기억이 나네요.”
낯선 수많은 관객들 앞에서 공연을 해야 했던 세연양. 그때의 경험은 그에게 많은 걸 심어줬다.
“웬만한 사람들 앞에선 떨지 않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덕분에 지금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제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이 전혀 힘들지 않아요.”
어려움을 극복하는 삶의 지혜도 얻었다. 공부하다 힘들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그는 이제까지 배워온 다양한 악기를 연주한다. 그에게 악기연주는 잘 쉬는 그만의 힐링법이다.
중학교 때 연극부 활동경험이 있는 세연양은 그때 배운 것을 기반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있기도 하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현대판으로 코믹한 해피앤딩이라고 살짝 말해준다.
과학 실험과 탐구, 나만의 특별한 경험 될 것
과학에 특히 관심이 많은 세연양은 학교동아리 과학실험부 ‘Belis''에서 활동하고 있다. 평소에는 실험설계와 이론에 치중하지만 축제 때가 되면 가장 바쁜 동아리가 되어 열심히 축제에 참여한다.
“과학은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그래서 재미있는 실험들을 주로 축제 때 선보이죠. 가짜 바나나우유를 만들어 진짜 가짜 가려내기, 불쇼, 급성냉동 등 즉석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간단한 실험들을 친구들에게 보여줘요.”
주변 학교 학생들과 ‘과학 탐구반’모임도 하고 있다. 교과서에 나오는 전형적이고 이론적인 실험이 아닌 실생활과 관련된 실험을 설계하고 싶어서다. 순수과학과 응용과학에 관심이 많은 20여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사이언스(Science)'' ''네이처(Natrre)’ ‘셀(Cell)’ 의 3대 과학저널이나 ‘과학동아’ 등에 실린 논문들을 나름대로 읽어보고, 대학교 의과학연구소에 직접 샘플을 보내 분석하는 등 직접 설계한 실험을 실천해가고 있다.
“얼마 전엔 한국의과학연구소에 우리 모임 학생들의 침을 채취해서 보냈어요. 스트레스수치를 측정하기 위해서요. 정말 사람마다 스트레스 수치가 다 다르더라고요. 우리들만의 결과로는 이과 학생들이 스트레스 수치가 더 높은 걸로 나왔어요.”
세연양은 과학탐구반의 이러한 활동들이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상상했던 것들 실제로 제작하고파
기계 만지는 것을 특히 좋아하는 세연양. 방의 문고리를 모두 해체하거나 핸드폰 공기계를 다 뜯어보는 것은 세연양의 취미 중 하나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복잡한 기계장치에 호기심이 많았던 터라 만져보고 해체하고, 또 어떨 땐 고치기까지 했다고.
“컴퓨터 관련 일을 하시는 아버지 영향인지 저도 그런 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관찰력이 좋고 손재주가 있다는 말도 많이 들었죠.”
현관지문인식도어록을 샀을 때 기계를 설정하고 집안 식구의 모든 지문을 입력한 것도 세연양이었다.
기계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생활의 불편을 직접 해소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그러면서 실생활에 필요하고 부족한 기술들 또한 매우 많다는 걸 깨닫게 됐다.
“공학계열 쪽으로 관심이 많아요. 전문적인 공부를 하고 많은 경험을 쌓은 후에 꼭 어릴 때부터 상상하고 설계했던 것들을 직접 제품으로 제작해보고 싶어요. 제 분야에서만큼은 최고가 되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이세연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하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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