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입시가 시들해졌다고 하지만, 영재고나 과학고에 대한 학부모들의 열망은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인생의 대리전이나 제2라운드로 보이고 있다. 그러다보니 초등학교 시절에 아이들을 영어권에서 연수를 시키는 것은 물론, 초등학교3~4학년부터 영재형 수학 과학 교육에 에너지를 투입하는 실정이다. 필자도 어린 두 아이의 아빠다 보니 남의 일이 아니다. 나름 이 분야 전문인의 견지에서 그리고 부모의 마음으로 초등 영재학습의 올바른 길을 제시해보겠다.
1. 내 아이가 진짜 영재인가?
영재의 기준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수학을 잘 하는 아이를 영재라고 한다. 수와 도형(특히 입체도형)에 관해 남다르게 간단하게 접근 하는 능력이 있는 아이다. 200명중에 1등을 할 정도라야 진정한 영재 중에 가장 후순위 일 것이다(학년 당 전국적으로 2000명 남짓). 이런 아이들은 틀에 박힌 공부보다는 창의력을 개발하고 사고력을 키워주는 문제를 많이 풀어보라고 한다. 말은 그럴듯하지만, 그냥 어려운 문제 풀라는 것이다. 개념 선행이 필요 없다. 진도는 당연히 빨라야한다. 만약 이렇게 학습하는 과정에서 이해가 잘 안된다거나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아이가 느낀다면 영재가 아니라 학습능력 우수자에 속할 확률이 높다. 영재가 아니라서 절망할 필요는 없다.
2. 학습능력 우수자는 영재를 넘어설 수 없는가?
아니다! 영재는 수학이라는 특정 과목에서 남보다 특별한 재능이 있을 뿐이다. 열심히 체계적으로 공부하면 수능이나 학교 시험 같은 일반적인 시험에서는 영재와 같은 점수를 얻을 수 있고, 다른 과목에서는 특유의 “성실성”으로 더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다. 영재는 사회의 리더가 되기는 힘들지만, 학습능력 우수자들은 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고 유년기부터 인격형성과 학습태도에 신경을 쓴다면 대인(大人)으로 성장할 수 있다. 왜냐하면 영재는 오만하지만 이 부류의 학생들은 배우려는 자세를 보이며 겸손하기 때문이다.
3. 학습을 통해 영재를 넘어서는 방법은?
이것이 영재학습의 정도(正道)에 관한 논의이다. 영재들 옆에서 투지와 경쟁심만으로 승부해봤자 미스코리아 옆에서 화장 떡칠하는 것에 불과하다. 학습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정교하고 세밀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필자도 과거 대제학학원에서 영재반과 특목반을 지도했었기 때문에 영재가 아닌 우수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프로그램에 관해 진지한 고민을 한지 오래되었다. 답은 간단하다. “깊이와 난이도를 올리면서 꼼꼼하게 많이 반복”
4. 머리가 아니라 공부로 최고가 되려면...
꼼꼼하고 폭넓은 개념정리가 필요하다. 교육과정별로 다음 과정과의 연계도 고려한 체계적 학습이 필요하다. 솔직히 선생의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첫 단추부터 영재보다 많이 부족하게 이해하고 있다면 경쟁에서 밀린다. 그리고 아이는 그저 복습할 뿐이다.
영재는 준심화를 생략하지만 학습력으로 승부하려면 철저하게 준비해야한다. 선행학습이 끝나는 시기에 아주 재빠르게 시작해서 빨리 끝내줘야한다. 창의력이 부족하니 기억력으로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심화학습에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한다. 심화 과정에 들어가면 영재의 정답률이 7할이면 성적우수학생들은 3할 정도이다. 이기기 위해선 복습을 철저히 해야 한다. “오답정리”는 영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 학생들을 위한 제도이다.
마지막으로 창의 사고력 학습을 하게 됩니다. 영재들은 선행에 이어 바로 여기로 직행할 수 있지만, 일반 학생들은 앞의 과정을 누락 없이 거쳐야 이 단계 학습이 가능하다. 이미 이 과정을 넘는 충분한 선행과 심화로 떨어지는 감각을 보완할 충분한 지식이 확보 되어 있어야한다. 열심히 공부하고 어려운 문제에 좌절하면서 다시 도전하고 복습해야한다.
초등학교 4~5학년부터 뱁새가 황새 따라가듯 영재교육시장에 몸만 담그는 것이 아니라 영재를 이기기 위한 철저한 준비를 해야한다. 중3 졸업할 무렵이면 영재들보다 수2정도의 선행은 뒤지지만, 고1과정까지 훨씬 더 많은 심화와 사고력 학습으로 시험의 절대 강자가 되어 있다. 서울대나 의예과 입학생들 중에 영재들의 비율에 비하면 공부량과 노력으로 성공을 이룬 학생들이 더 많다. 자신을 성장시킬 실리적인 교육프로그램과 올바른 학습 자세로 사회의 리더가 되길 바라는 바이다.
글 수준수학과학학원 박수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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