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산책> ‘마이 리틀 히어로’

행복한 웃음 선사하는 한국판 빌리 엘리어트

지역내일 2013-01-10

한겨울 강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족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가 행복한 웃음을 선사하며 감동을 전한다. 다문화 가정의 소년이 세상의 편견에 부딪히며 진정한 한국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뮤지컬 영화로 보여준다. 겨울방학에 아이들과 함께 볼만한 영화로 추천한다.


속물 음악감독과 색다른 천재소년의 만남
2011년, 영화 ‘완득이’가 빈민층 다문화 가정의 방황하는 청소년 ‘완득이’의 성장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면, 이번에 개봉한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는 속물 음악감독과 음악 천재소년의 만남을 통해 우리나라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현실을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허세와 속물근성으로 똘똘 뭉친 한물간 음악감독 유일한(김래원)은 인기 없는 아동뮤지컬을 전전한다. 그런 그에게 브로드웨이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그것은 바로 방송사에서 기획한 뮤지컬 오디션 프로그램에 들러리 감독으로 참가하게 된 것. 엄청난 예선 경쟁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다섯 명의 아이들 중 블라인드 테스트로 선정한 아역배우와 짝을 이뤄 참가하는 오디션에서 그는 우승을 꿈꾼다. 그런데 하필 그가 뽑은 천상의 목소리 주인공은 필리핀 결손 다문화 가정의 김영광(지대한). 노래실력 빼고는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는 색다른(?) 영광이와 심지어 ‘조선의 왕, 정조’를 그려내야 한다.
유일한과 김영광은 겉보기엔 우승과는 거리가 먼 최악의 파트너다. 하지만 영광이에게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절실함이 있다. 진정한 한국인으로 인정받고 싶은 어린 영광이는 속물 음악감독의 비신사적인 하드 트레이닝도 기꺼이 받아들이며 우승을 향해 내딛는다.


주인공 ‘유일한’보다 배우 김래원과 조연의 연기가 돋보인 영화
영화를 보는 내내 ‘수트의 지존’인 배우 김래원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시니컬한 허세와 말투, 옷맵시는 모두 주인공인 유일한 음악감독의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그럼에도 주인공 ‘유일한’보다는 배우 김래원에게 몰입되는 것은 왜일까. 깊이 있는 영화감상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겉모습은 필리핀이지만 필리핀어를 하지 못하는 영광이는 한국인 친아빠에게조차 버림 받은 다문화 가정의 소년이다. 진짜 한국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기에 무리한 춤 연습에도 지치지 않는 행복한 리틀 히어로이다. 그런데, 영광의 행복한 느낌은 무덤덤하게 전달되며 가슴을 울리지 못한다. 그보다 영광이의 단짝 친구인 아프리카 다문화 가정의 성준(황용연)의 표정과 말투는 아주 신선하게 다가온다. 축구 선수의 꿈을 키우라는 영광이의 응원에 성준은 영광의 매니저를 자처하며 “까만 국가대표 봤어? 우리 같은 애들은 대책 없이 꿈만 꾸는 것, 진짜 조심해야해”라고 능청스럽게 대답한다. 밝고 자연스러운 흑진주 황용연 군의 연기는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하며 영화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어른을 성장시키는 아이들의 순수함
세상 부모들은 아이들이 꿈을 갖고 진실한 삶을 살아가길 간절히 바란다. 그러면서도 아이들 앞에서 순수하지 못한 속물근성을 보일 때가 많다. 무심코 보인 어른들의 속물근성에 아이들은 때론 배신감을 느끼기도 하고, 때론 순수한 모습으로 따끔한 충고를 대신할 때도 있다. 아이를 키우며 부모가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오로지 우승만이 목표였던 유일한 감독은 편견의 한계에 부딪히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꿈꾸는 영광이의 순수함과 열정을 보고 서서히 변화해 간다. 결국엔 영광이를 무대에 세우기 위해 그동안 자신을 지탱했던 허울을 벗어던진다. 다른 감독과 함께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영광이를 먼발치에서 지켜본 후, 홀로 브로드웨이를 걷는 그의 모습에는 쓸쓸함보다는 성숙한 어른의 진실과 희망의 미소가 번진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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