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_ 안산 ‘빵집아저씨들’ 회원 정태호 씨
“봉사! 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고 즐겁습니다”
정기적으로 방과 케이크 나눔 봉사활동 펼쳐
본오동의 한 상가 거리에서 달콤한 빵맛만큼이나 봉사가 맛있다고 말하는 아침베이커리의 점주 정태호(50)씨를 만났다. 그는 자원봉사단체 ‘빵집아저씨들’의 회원으로 8년여 동안 케이크와 빵 나누기 봉사를 해 오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경기도 자원봉사센터 주관 자원봉사 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처음 ‘빵집 아저씨들’의 회원이 되어 봉사를 시작했을 때 제 나이가 42살이었습니다. 그땐 봉사가 이렇게 재밌고 맛있는지 몰랐죠. 그런데 해를 거듭할수록 즐거움과 봉사의 맛을 알게 되더라고요.”
당시 그가 봉사단체인 빵집아저씨들의 구성원이 된 것은 점점 대형화, 프랜차이즈화 되고 있는 제과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었다. 영세 점주들끼리 모여 세미나를 열고 힘을 합쳐 대형제과점들 틈바구니에서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했던 것이다. 실제 제과점은 본오동만 해도 50미터 반경에 한 점포씩 있는 실정이다.
함께 모여 공생하는 방법을 나누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원봉사를 하자고 마음이 맞춰졌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른다.
“사실 지금 활동하고 있는 대부분의 회원들이 영세한 사업자들입니다. 매주 개인적으로 필요하다 싶은 사람들에게 빵과 케이크를 나눠주고 있어요. 또 회원전체가 모여 빵을 전달 할 때는 개인당 100개 이상을 만들어서 내죠. 어떤 때는 재료비가 부담스럽게 느껴 질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나눠주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정말 가볍고 좋아요.”
그에게 봉사를 다녀온 곳 중 가장 마음에 남는 곳이 어딘지를 묻자 팔곡동 지역아동센터를 말했다. 지난 12월 그곳에 케이크 만들기 봉사를 나갔다. 그날 그는 11명의 아이들과 케이크 만들기 시간을 가졌다. 이때 그는 얼마의 재료비를 팔곡동 지역아동센터로부터 받았다. 그러나 케이크를 만드는 동안 너무도 열악한 그곳의 형편을 보며 작은 재료비라도 받은 것이 부끄러웠고, 아직까지도 죄의식처럼 남아 있단다.
“경제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상황이 어려운 아이들을 국가에서 세심하게 돌봐주기는 어렵잖아요. 아이들은 케이크나 빵을 만들면서 정말 즐거워합니다. 이렇게 누군가의 손길이 닿아 아이들이 잠시 즐거움을 느끼며 위로 받을 수 있다면 좋잖아요.” 아이들은 사회가 같이 키우는 거라고 넌지시 개인적인 생각을 내비친다.
그는 “케이크를 받을 한분 한분을 위해 정성을 다합니다. 그래서 저의 진심이 그 케이크를 받는 단 한사람에게 전해져 그 사람이 웃을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죠. 케이크를 받는 사람들의 환한 웃음이 잊혀지지 않아요. 베풀면 베풀수록 더 하고 싶어지고 맘도 즐겁습니다.”
인터뷰가 끝날 때쯤 그의 6평 남짓 가게 안 조촐하게 진열되어 있는 갓 구워 놓은 빵과 케이크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마음씨만큼이나 달큼한 향기를 풍기면서….
한윤희 리포터 hjyu78@hanmail.net
안산 빵집아저씨들은?
안산 빵집아저씨들은 2005년도에 구성 된 자원봉사 단체로 현재 14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매주 첫째, 넷째 목요일 갓 구운 빵을 나눠 주고, 셋째주 목요일에는 케이크를 나눠준다. 지역아동센터, 복지관에서는 자원 봉사로 아이들이나, 노인들과 케이크 만들기 시간도 갖는다. 이들이 한 달에 나눠 주는 빵은 1500개에 달하며, 케이크는 30개를 넘는다. 이들이 전하는 빵과 케이크는 팔고 남은 여분이 아닌 그때그때 만든 신선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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