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원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출판
발매 2010. 11. 1.
가격 12,000원
“『토끼전』이 잔인한 풍자소설인 까닭은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인간 군상들에 대해 한 치도 연민의 시선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작품의 초반에서 덜렁거리며 허영심 많던 토끼는 의지할 데 없는 약자였지만, 기지로 죽음을 면하고 나서는 자신이 죽어야 했던 바로 그 이유를 권력의 단초로 삼아 강자로 군림한다. 그리고 권력자 용왕의 뻔뻔함을 답습한다. 용왕과 토끼의 관계는 이제 토끼와 별주부 사이에서 반복된다.”
우리 고전,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다
제목부터 살짝 도발적인 이 책은 『장화홍련전』, 『심청전』, 『토끼전』, 『홍길동전』, 『춘향전』같이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우리 고전 열 세편을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다루고 있다. 이런 고전들을 우리는 재미난 옛이야기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학창시절 배웠던 권선징악의 교훈을 떠올린다. 하지만 한국 고전소설 연구자인 저자는 이야기 이면에 담겨있는 우리 사회의 이데올로기와 인간 내면의 다면성에 주목한다.
『장화홍련전』은 계모와 전처자식의 갈등을 다룬 대표적인 우리 고전인데, 우리는 누구의 편에 서서 이 이야기를 바라보는가? 거의 대부분 불쌍한 장화홍련에 감정을 이입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계모 또한 가부장제 아래 약자이며 희생양이었음을 알고 놀라게 된다.
마찬가지로 『심청전』또한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뛰어든 심청의 효(孝)는 어찌 보면 심청 주위의 공동체, 더 나아가 사회가 암묵적으로 강요한 희생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날카롭고도 솔직한 고전 재해석을 읽어나가면서 통쾌하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한 시간들이었다.
박혜준 리포터 jennap@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웅진지식하우스 출판
발매 2010. 11. 1.
가격 12,000원
“『토끼전』이 잔인한 풍자소설인 까닭은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인간 군상들에 대해 한 치도 연민의 시선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작품의 초반에서 덜렁거리며 허영심 많던 토끼는 의지할 데 없는 약자였지만, 기지로 죽음을 면하고 나서는 자신이 죽어야 했던 바로 그 이유를 권력의 단초로 삼아 강자로 군림한다. 그리고 권력자 용왕의 뻔뻔함을 답습한다. 용왕과 토끼의 관계는 이제 토끼와 별주부 사이에서 반복된다.”
우리 고전,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다
제목부터 살짝 도발적인 이 책은 『장화홍련전』, 『심청전』, 『토끼전』, 『홍길동전』, 『춘향전』같이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우리 고전 열 세편을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다루고 있다. 이런 고전들을 우리는 재미난 옛이야기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학창시절 배웠던 권선징악의 교훈을 떠올린다. 하지만 한국 고전소설 연구자인 저자는 이야기 이면에 담겨있는 우리 사회의 이데올로기와 인간 내면의 다면성에 주목한다.
『장화홍련전』은 계모와 전처자식의 갈등을 다룬 대표적인 우리 고전인데, 우리는 누구의 편에 서서 이 이야기를 바라보는가? 거의 대부분 불쌍한 장화홍련에 감정을 이입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계모 또한 가부장제 아래 약자이며 희생양이었음을 알고 놀라게 된다.
마찬가지로 『심청전』또한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뛰어든 심청의 효(孝)는 어찌 보면 심청 주위의 공동체, 더 나아가 사회가 암묵적으로 강요한 희생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날카롭고도 솔직한 고전 재해석을 읽어나가면서 통쾌하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한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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