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전형에서 논술시험이 실시되었던 몇 년 동안 주요대학의 기출문제가 축적되었고, 기출문제 분석 자료와 대학에서 발표한 논술 관련자료 등을 통해 대학별 출제 경향이 대략 윤곽을 드러냈다. 그런데 각 대학이 일관된 출제 경향을 유지하지는 않으므로, 올해 수시 전형에서 논술 시험에 응시하려는 자연계 학생은 반드시 ‘자연계 논술의 흐름’을 읽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수시를 준비해야 한다.
자연계 논술 전형의 흐름을 읽어야
최근 3년간 주요대학 자연계 논술 시험의 출제 경향의 가장 큰 흐름은, ‘수학 비중의 급격한 확대 및 과학 비중의 하락’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자연계 논술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합격하려면 과학보다는 수학논술 문제를 잘 풀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주요 대학의 출제 경향을 살펴보면 극명히 드러난다.
우선 연세대의 경우, 올해 10월 6일에 치러졌던 수시 논술에서 제시문 기준으로 수학 논술 1문제, 물리+지학 논술 1문제, 화학+생물 논술 1문제가 출제되었다. 아직 문제가 연세대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연세대 논술 시험을 치룬 제자들의 기억과 연세대 측에서 밝혔던 출제 경향에 의거하면 그러하다. 그런데 점수 비중을 보면 수학 논술 1문제가 반 이상이다. 즉, 수학 1과목의 점수가 과학 4과목보다 크다.
고려대의 경우, 제시문 기준으로 수학 2개, 과학 4개(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각 1문제씩) 출제되었으나, 과학은 이 중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수험생은 수학 2개, 과학 1개를 풀게 된다. 고려대 시험에서도 문제 수에서 알 수 있듯이, 수학이 중요하다. 게다가 이 대학교는 몇 년 전부터 서서히 과학 비중을 줄여가고 있다. 올해 고려대에 지망한 수험생은 과학 논술을 1문제만 풀면 되지만 작년과 재작년에는 2문제, 그 전에는 3문제를 풀었다.
서강대와 한양대는 수학 논술만 출제한다. 물론 이 두 학교 역시 과거에는 과학 논술 문제를 출제하였으나 최근에는 수학 논술만 출제하고 있다. 참고로, 서울시립대와 이화여대, 아주대, 홍익대는 수학 논술만 출제하며 서울시립대와 이화여대는 작년까지 과학 논술을 출제했다가 올해부터 수학 논술만 출제하고 있다.
인하대의 경우, 제시문 기준으로 수학 1개와 과학 3개(물리, 화학, 생물)가 출제되며, 수험생은 수학은 필수로 풀되, 과학 3개 중 2개를 선택해서 풀어야 한다. 그런데 예전에는 과학 3개를 모두 풀게 했었으니, 인하대 역시 과학 비중을 줄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성균관대, 중앙대, 경희대, 건국대, 동국대 등은 아직도 수시 자연계 논술에서 과학 논술 비중이 높다. 하지만 최근 5년 간의 대학들의 출제 경향 변화 추이를 지켜보면, 수학이 중요해지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되리라 본다.
결국 관건은 수학
그렇다면, 이러한 ‘수학 편중 현상’이 왜 일어나는가? 사견이지만, 우선 수학능력시험에서 과학 4과목 모두를 성적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자연계 고등학생들은 교과 과정을 통해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기본에 대해서 다 배우기는 하지만, 수학능력시험에서 세 과목을 선택하고 성적은 두 과목만 반영하기에, 대다수의 수험생들은 고 3 시절에는 과학은 두 과목 혹은 세 과목만 공부하게 된다. 이러한 현실을 대학 측에서 고려하고 출제에 반영하였기에, 현재와 같은 ‘수학 편중 현상’이 수시 논술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다.
결국 관건은 수학인 셈이다. 게다가 내년 수학능력시험은 A, B형으로 난이도가 나뉘고, 위에서 언급한 주요 대학에 지망하려는 자연계 수험생은 수리 영역의 경우 어려운 B형을 택해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리고 과학은 두 과목 선택 후 그 둘을 반영하기에 올해보다 공부해야 할 부담이 더 줄었다.
겨울 방학을 맞이한 예비 자연계 고 3은 당연하거니와, 예비 자연계 고 1, 2들은 수학의 비중이 이렇게 높아졌다는 것을 알고 이에 준하여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예비 자연계 고 3들은 이번 겨울 방학 때 수학에 매진하도록 하자. 수학의 근간을 탄탄히 다져두면, 올해 여름 방학 즈음 수시 논술을 준비하며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배근조 원장
변호사 및 변리사
현 이지논술 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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