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이들 같이 키워요!”

이웃끼리 육아품앗이 활발 … 사교육비 절감, 주부 육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

지역내일 2013-01-06


“집에서 엄마 혼자 아이에게 해주기 어려운 활동을 다른 엄마와 교대로 함께 하니 한결 수월하고 재밌어요.”
흥덕구 개신동의 이연순 씨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부들끼리 만든 품앗이 모임 ‘오른발 왼발’ 덕에 아이 키우는 재미를 새록새록 느끼고 있다. 1년 전 만해도 7세, 5세 남자아이 둘을 혼자 키우느라 진땀을 흘리곤 했는데 요즘은 품앗이 모임 덕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관계도 좋아졌다. 이씨는 “아이들의 연령대가 비슷하다 보니 엄마들의 관심거리도 비슷하다”며 “어려운 점이 있으면 서로 도와주고 조언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품앗이 모임은 육아로 인한 주부들의 스트레스 해소 및 우울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며 “품앗이는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좋은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좋은 품앗이
같은 지역에서, 같은 또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들끼리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자녀에게 놀이 및 학습과 관련된 활동을 해주는 육아품앗이가 최근 주부들에게 인기다.
육아품앗이를 통해 아이는 엄마와 함께 안정감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부모는 사교육비 절감 및 친목도모를 할 수 있어 주부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청주지역에서 육아품앗이를 하고 있는 동아리는 20여개로 부모와 자녀를 포함해 모두 3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주로 미취학 자녀를 둔 주부들이 대부분이고 20여개 모임 중 초등학생 위주 모임은 5∼6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아이들과 주부들은 평일에 만나기 어려운 관계로 주로 토요일을 이용해 과학실험 및 전래놀이,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육아품앗이 동아리 ‘노리터’의 김종선 씨는 “학원 때문에 서로 시간을 맞추는 것이 어렵지만 과학실험이나 전래놀이 등 학원이나 학교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내용으로 진행한다”며 “날씨가 좋을 때는 놀이터에서 다 같이 놀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같은 반 아이들과 하다 보니 아이들끼리 더 친해지고 왕따 같은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직동에 사는 김미영 씨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니 아이들의 올바른 인성형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주부들의 적극적인 자세 필요
품앗이 모임에서 하고 있는 수업은 주로 영어를 비롯해 미술, 음악, 과학실험, 전래놀이 등으로 집 또는 인근 작은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다. 매달 교육내용을 미리 계획하고 실천, 평가하고 있으며 주부들 중 일부는 어린이집 교사 출신자도 있어 교구 등을 직접 만들어 아이들에게 교구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유아 및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부들의 모임 ‘작은 아씨들’의 회원이자 5년째 육아품앗이를 하고 있는 임은영 씨는 “육아품앗이 활동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수업내용보다도 구성원들의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업 진행을 잘하는 소수에게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모든 참여자가 적극적인 자세와 열린 마음으로 모임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그저 심심풀이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으려고만 한다면 품앗이 모임이 유지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임씨는 “주부들의 적극적인 자세와 내 아이 못지않게 남의 아이도 소중하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럴 때만이 엄마와 아이가 모두 만족하고 행복한 육아품앗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지원 확대 돼야
개신동에 사는 박현숙 씨는 “품앗이 활동을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사람도 많다”며 “정부 지원과 기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청주시건강가정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에서는 품앗이 가정을 대상으로 매달 한번씩 체험학습과 미술, 영어, 악기, 공예수업 등 아이들 대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지원센터 김기정 씨는 “한 달에 한번이라도 정기적인 모임을 유지할 수 있고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라면 누구라도 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활동할 수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예산이 줄어 큰 행사를 지원하는 것은 어렵지만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종선 씨는 “정부 예산과 프로그램이 좀 더 늘어난다면 참여하고자 하는 주부들이 더 많아질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현재 ‘꿈자람터’, ‘어깨동무’, ‘같이 크는 친구들’ 등 12개 동아리 대표들은 매달 한번씩 모임을 갖고 각자 활동에 대한 평가와 계획을 공유하고 있다. 또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청주시 건강 모두가족 품앗이’라는 카페를 개설, 활동내용과 정보도 나누고 있다. 



최현주 리포터 chjkb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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