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아리가또, 오키나와''

지역내일 2013-01-04 (수정 2013-01-04 오후 6:07:57)

일본 여행
아리가또, 오키나와


모름지기 여행의 즐거움은 계획을 세우는 단계부터 시작한다. 세계 지도를 펼쳐놓고 목적지를 정하다보면 어느새 마음은 5대양 6대주를 넘나든다. 적어도 떠나기 한 달 전부터는 이런 생각만으로 행복감을 차곡차곡 곱씹어봐야 제 맛인데 이번 역시 급조된 여행이었다.
떠나기 이주일 전 갑자기 여행을 결정하고 행선지를 정하고 바로 예약을 했다. ‘겨울 여행지는 반드시 따뜻한 곳으로’라는 조건에 부합하는 곳. 가까우면 더 좋고. 그래서 떠났다. 일본 남단에 있는 오키나와. 겨울임에도 날씨만 좋으면 반팔티 착용이 가능하다는 말과 동양의 하와이라는 수식어에 동했다. 단 세 달만 부산에서 전세기가 뜨기 때문에 지금이 마침이었다.



1만 명이 앉아도 충분할 정도로 넓다고 붙여진 이름 만좌모

1시간 40분 만에 일본 도착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기내식을 먹고 입국신고서를 쓰니 도착. 겨울 패딩을 입고 도착한 오키나와는 따뜻한 봄날이었다. 가이드와 만나 첫 코스로 절벽에 있는 구루쿠마 카페로 향했다. 남태평양을 바라보며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바다를 향해 있는 흔들의자에 앉아 일본에 왔음을 느끼고자 했으나 매일같이 바라보던 바다여서인지 외국에 왔다는 느낌이 덜했다.
히비커스 아이스티를 한 잔 마신 뒤 향한 곳은 ‘오키나와 월드’. 오키나와는 원래 류큐(琉球)왕국이었다. 1879년 일본의 무력 침략으로 오키나와현이 됐고, 2차 세계대전 이후 1973년까지 미국 지배를 받다가 다시 일본에 환수됐다. 그래서 아직까지 곳곳에 미군기지가 많다. 미군기지는 일본이되 일본땅이 아니다.
오키나와 월드에는 30만 년된 석회동굴인 ‘교쿠센도’가 있다. 오랜 세월을 두고 자연이 빚어낸 종유석은 형용할 수 없는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현재 890m를 개방하고 있어 약 30분 정도 천천히 걸으면서 관람이 가능하다. 출구를 나와 류큐왕국 민가마을과 에이사 공연을 관람했다.
일본 여행의 장점 중 하나는 일정이 널널하다는 것이다. 해가 떨어지기도 전에 숙소로 들어갈 수 있다. 아무리 황홀경이라도 지친 여행객들에게 감흥으로 다가오기는 힘들다. 적당히 둘러본 뒤 맛난 스테이크로 저녁을 즐겼다. 일본에서의 첫날은 그렇게 저물었다.



오키나와 월드 입구 시사상

자유일정, 국제거리를 걷다


4박5일 일정을 택한 이유는 하루의 자유일정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선택한 곳은 국제거리. 가장 번화한 거리로 백화점, 은행, 상점이 공존하는 곳이다. 아기자기한 기념품을 파는 상점에서 다양한 물건들을 구경했다. 오키나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시사’도 샀다. 시사는 오키나와의 수호신 같은 동물로 사자 모양을 하고 있다.
한국에 진출해있는 다이소에도 들렀다. 저렴한 물건을 취급하는 곳이라 그런지 대부분 중국산. 세계 어느 곳을 가도 만날 수 있는 made in china다.
점심은 라면으로 해결했다. 가장 만만한 된장라면을 주문했는데 면의 굵기와 매운 정도, 시간 등을 물어봐서 살짝 당황했다. 아는 일어라고는 아리가또와 스미마생 정도였기에 대충 보디랭귀지로 의사 전달을 했다. 기대보다 맛있었기에 만족했다.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은 정말이지 고역이다. 저녁은 간단한 스시세트로 골랐다. 회전초밥을 먹고 싶었지만 어디에 있는지 몰라 패스. 말이 통하지 않으면 이리저리 손해다.


류큐왕국의 슈리성

류큐왕국의 슈리성


류큐왕국의 성이었던 슈리성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소실됐다. 1992년 복원된 슈리성은 중국과 일본의 건축 양식이 융합되어 있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지금도 곳곳에서 수리 중이었다. 그래서 수리(?)성이라나 뭐라나. 가이드 말로는 일본어로도 수리라고 하기 때문에 농담이 먹힌단다.
일본의 전통길인 이시타다미길 산책로를 잠깐 걸은 뒤 만좌모로 향했다. 날씨가 좋지 않아 비바람이 불었다. 코끼리 코같이 생긴 만좌모 일대에서 우아하게 인증샷을 찍으려고 했으나 대충 한 컷 찍고 차로 돌아왔다. 에메랄드빛 아름다운 바다는 어디에도 없었다. 이런~
오키나와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인 ‘류큐무라’에서 지은지 100년이 넘은 고택들을 둘러봤다. 계속되는 비바람에 제대로 즐길 수 없어 아쉬웠다. ‘아메리칸 빌리지’ 역시 날씨 관계로 쇼핑몰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물론 우리 두 자매는 즐거웠다. 딸아이와 함께 산 양말이 한국산이었다는 것만 빼면 말이다.





4층 높이의 거대한 츄라우미 수족관(자료-츄라우미 수족관)

츄라우미 수족관과 바다 놀이터


츄라우미 수족관이 유명한 이유는 8m 길이의 고래상어와 가오리가 헤엄치는 대형 수조 덕분이다. 단일 수조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4층 건물 높이다. 거대한 수족관 안에서 유영하는 물고기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건물 밖에서 펼쳐지는 돌고래 쇼도 재밌는 볼거리다. 어쩜 그렇게 똘똘한지 조련사가 시키는 대로 척척 해낸다.
수족관에서 바라다 보이는 바다는 눈부신 에메랄드빛이었다. 저런 색의 바다 때문에 오키나와를 찾은 것이다. 못보면 어쩔뻔 했냐 말이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 곳은 파인애플 박물관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파파파파~’로 시작하는 파인애플송 때문이다. 세련된 음도 노랫말도 아닌데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다. 한동안 우리 가족은 계속 파인애플송만 불렀다.
두 번째 숙소였던 사잔비치리조트가 좋았다. 바다 앞에 있던 놀이터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마흔이 넘도록 바다를 바라보며 그네를 탈 수 있는 놀이터는 처음이었다. 저녁 어스름 무렵까지 열심히 놀이터를 누비고 다녔다. 한적한 여행. 12개월 동안 열심히 달려왔으니 이제 좀 쉬자고 떠난 여행이었다. 무거워진 몸과 마음을 가뿐하게 비워내고자 함이었다.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놀이터라는 큰 선물을 만났다. 생각지도 못한 기쁨이었다. 여행가이드 어디에도 안내되어 있는 않은 곳이었지만 가장 감사한 곳이었다.




이수정 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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