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맞이동운한의원
홍준석 원장
초보 부모에게 아기의 울음소리는 언제나 긴장의 신호가 된다. 선배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기의 울음소리만으로도 아파서 우는지 배고파서 우는지 알 수 있다고 하지만, 무엇이든 처음에는 낯설고 힘들기만 하다. 이런 아기의 울음소리 중 초보 부모를 가장 당황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영아산통이다.
영아산통은 보통 생후 3~4개월 이전의 영아에게 주로 나타나며 그 증상은 야간에 복통 증상처럼 다리를 오므리고 소리 내어 우는 것을 수분에서 30여분까지 지속한다. 이 때 아기가 달래지지 않고 안면에 홍조를 띄고 다리를 구부리고 있으며 손을 꼭 쥐고 있는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거의 매일 밤 지속되며 아이가 과도한 울음 이후 지치거나 또는 방귀를 배출하면 그치게 된다. 대략 4개월 여부터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하지만, 영아산통이라고 성급하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급성복통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으로 급성 위장염, 장 중첩증, 탈장, 장 축염전증 등이 있다. 이 질환들은 소아과에서 빠른 조치가 필요한 질환이므로 반드시 진단을 통하여 저런 질환이 없음을 확인해야 한다.
영아산통으로 진단 받은 경우 젖꼭지를 바꿔보기도 하고 영아산통이 있을 때 먹인다는 특수 분유를 먹여보기도 하지만 증상은 잘 사그라지지 않으며 부모의 애를 태운다.
한의학에서는 영아산통을 야제의 일환으로 본다. 한의학적 원인으로는 장한비냉(臟寒脾冷 오장과 비장부가 차가움) 또는 심열불녕(心熱不寧 마음이 평온하지 못하여 심장의 화가 요동함) 대표적으로 꼽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구내염이 발생했거나 낮에 크게 놀란 일이 있을 경우도 하나의 원인이 된다.
이와 같은 야제를 한의학에서는 선화산, 청열음, 백화산, 심비음 등을 처방하여 다스려왔다. 하지만, 2010년 영국의학저널 BMJ 산하 학술지인 ‘Acupuncture In Medicine’에 발표된 논문에서 스웨덴과 덴마크 연구진은 2~4주된 신생아를 대상으로 최소한 그리고 최단시간의 침 치료를 통해서 영아산통 시 울음의 강도 및 지속시간을 줄였음을 보고하였다. 침 치료 시간은 최대 2초간이며 하나의 혈 자리 좌우 한 곳 씩 두 곳에 얕게 침을 놓게 된다.
영아산통은 아기가 자라면서 거짓말처럼 사라지게 된다. 어떤 치료보다 중요한 것이라면 부모의 따뜻한 손길이 힘들어하는 아기 곁에서 늘 지켜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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