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공부, 처음부터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져놔야

지역내일 2012-12-28

 



수학 강의실의 풍경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전문대학과 일반대학에서 미적분학, 공업수학 등을 강의하기 시작하던 중 2001년 3월에 선형대수학이라는 강좌를 전자정보통신계열 학생들의 강의를 맡게 되었다.  첫 시간에 강의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었다.
자신들의 전공에 수학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또는 왜 필요한지? 또는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리포트로 작성하여 다음 시간까지 제출하라고 했다.
대학생이어도 필요를 느끼지 못하면 학점만을 위해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한 학기의 수학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자신에게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 되는 순간에는 눈 빛부터 달라지기 때문에 동기유발 할 목적과 나 또한 그들의 전공에 필요성을 알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과제를 걷기로 한 날,  한 학생은 과제물로 ‘수학’이라는 제목의 시를 지어왔다. 그 시는 다음과 같다.


수 학
2학년 오 홍배



생각이 깊은 사람이 사물을 깊게 보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주위를 따뜻하게 한다.


수학을 접하면서 땀을 흘리고
그 흘린 만큼의 보람은
지나쳤던 지나치지 않던 많은 일들을 새롭고 진지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는데 있다.


단지 써먹는다는 생각이 아닌
수학적 사고와 인내
풀고 난 뒤의 희열을 얻을 수 있어
난 수학이 좋다.



나는 낭독을 해주고 무척 감동적이라는 칭찬도 해주었다. 수학을 통하여 깊어지는 사고와 그에 따른 영향력에 관한 결과를 지금 쯔음 이 학생은 얻지 않았을까싶다. 이과생들의 특징 중에 하나는 글로서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 서툴고 무엇이든 짧고 간략하게 번호를 매겨가며 정리하듯 글을 쓰는데 수학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쓸 생각을 한 것부터 파격적이어서 더욱 감동적이었는지도 모른다. 벌써 12년 전의 일인데도 아직까지 생각이 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수학을 가르치는 일에 내가 수학을 배워왔던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나도 이 학생과 같은 마음으로 수학을 이용해서 뭔가 활용할 생각은 공부하면서 해본 적이 없었다. 단지 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의 성취감에 취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수학실력이 그들 삶에 아주 적절하게 활용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한 사람의 창의적인 생각으로 세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 수학에 대하여


요즘 수학의 대세는 스토리텔링 수학이다. 사실 스토리텔링 수학이라는 말은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진 않는다. 수학과 현실을 따로 생각하는 대다수의 학생들을 위해서 스토리텔링을 이용하여 현실과 수학을 접목시키는 생활 속의 수학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다루겠다는 의도와 처음 수학을 대하는 초등학교 1학년들에게 수학의 낯선 용어들을 재밌는 이야기로 풀어나가 수학이 재밌고 쉽다고 느껴지게 만들려는 깊은 뜻이 수학교과 개정안에 내포되었을 것이다. 다만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에 생각만큼 잘 전달되고 실천될지 관심을 갖고 지켜 볼 일이다. 이과 성향이 강한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닐지 의구심이 들 수도 있을 법 하다. 이미 대학 입시의 수학능력 수학 문제가 생활과 연계된 문제로 지문이 길어졌고, 수리 논술 같은 경우는 한 개 이상의 짧지 않은 제시문을 읽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출제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긴 문제는 읽지도 않고 찍거나 포기하고 또는 수리논술을 위해 적지 않은 수업료를 단 시간에 투자하지만 그리 큰 효과는 볼 수 없다. 수학적 사고력이 한 달만에 갑자기 발달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 수학을 맞이하는 순간부터 수학을 단순히 기능적으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한 문제를 가지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분석할 수 있는 자세부터 배워야 할 것이다. 무엇이든 처음이 너무나 중요하다. 이미 수학이라는 학문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을지라도 늦지 않았다. 올 겨울 방학 수학을 처음 배우는 것처럼 다시 시작하길 바란다. 각자 수학의 역사를 시작하되 지금과 같이 문제 읽고 풀고 답만 알아내고, 문제만 몇 백 문제, 몇 천 문제를 푸는 양적인 수학이 아니라 정의로부터 정리로, 또는 응용문제로 확장되는 뿌리부터 꼭꼭 심어주는 제대로 된 수학을 시작하길 바란다.




로드맵 스토리텔링 수학연구소
R-스토리
정진영 원장


숭실대/호서대학/국립한경대학/대림대학 수학강의
조인매쓰 본원 원장 역임
대치시매쓰 대표강사
숭실대학교 창의력 교재개발
토마토 논술 수리논술 출제 위원
비전매쓰 창의력 수학교재개발
BLC 교육 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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