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에서 서울대 수시 3명 합격 - 한영고 3학년 8반

‘공부’ ‘다양한 활동’ ‘인성’ 삼박자 갖춘 서울대 합격 3인방

지역내일 2012-12-26

한 반에서 서울대 수시 세 명이 합격했다. 일반고에서 이뤄낸 화려한 결과다. 공부만 열심히 해서 일궈낸 결과가 아니다. “학생들 하나하나가 공부는 물론 스스로의 진로와 관계된 다양한 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것이 박여진 담임교사의 자랑이다.
서울대에 수시 합격한 세 명의 학생들을 박 교사와 함께 만났다. 그 주인공 김재호(윤리교육과), 홍두선(인류학과), 김태현(사회교육과)군이다. 재호군은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두선군과 태현군은 일반전형으로 합격했다.
박 교사는 “모두들 스스로 학습에 충실해 좋은 성적을 얻었고, 아울러 학교생활에 주력한 것이 큰 점수를 받은 것 같다”며 “학생들 각자의 역량개발을 위해 다양한 학교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또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인성적인 측면에서도 누구보다 뛰어난 학생들이다”고 말했다.


Q. 서울대 합격, 나만의 비법이 있다면?
-김태현 : 전 일반전형 1차에서 합격했어요. 서류로만 합격할 수 있었던 요인은 자기소개서인 것 같아요. 평소 많은 생각을 합니다. 책을 읽어도 진로와 관련된 의미를 생각하고 왜 제게 이 책을 추천했는지도 생각하죠. 제가 한 행동과 모든 활동에서 의미를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구체적이고도 진실된’ 자기소개서를 쓸 수 있었건 거구요. 차별화된 저만의 생각에 큰 점수를 준 것 같습니다.
-김재호 : 전 다양한 학교활동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동아리활동과 인문학강의 참여, 또 여러 체험활동 등 제게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게 큰 점수를 받은 것 같습니다. 지역균형전형인 만큼 내신을 잘 관리한 것도 물론 큰 이유구요.
-홍두선 : 자기소개서나 학교활동도 중요하지만 전 ‘학과’ 선택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인기학과나 성적에 맞는 과만 선호하다가 전과를 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미래가능성을 보고 폭 넓게 전공을 선택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인류학과를 선택하게 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이제까지 생각해온 학과와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그 범위와 미래를 보고 과감하게 선택,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박 교사 : 학기 초, 학생들의 첫 만남부터 학생들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찾습니다. 그 잠재력과 가능성을 캐치하고 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바로 교사의 역할이죠. 2월부터 학생들의 활동내용과 그 의미, 또 생활의 소소한 면까지 모두 수첩에 기록합니다. 개인의 특성이 잘 반영된 추천서를 쓰기 위해서입니다. 교사들의 노력과 땀이 추천서에 고스란히 묻어나게 되는 거죠. 개인의 특성과 신뢰가 묻어나는 추천서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또 학생들의 훌륭한 인성도 칭찬하고 싶어요. 우리 사회가 원하는 인재상은 공부만 잘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공부는 기본,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죠. 그런 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는 학생들, 이들의 훌륭한 인성을 서울대에서도 잘 알아챈 것 같습니다. 


Q. 한영고의 다양한 교내활동은 정말 유명합니다. 각자 참여한 교내외 활동을 말한다면?
-김재호 : 전 아우멘토와 철학동아리(테오리아), 또래세미나, 한영뉴웨이브, 독서토론논술반, 그리고 선생님과 함께 학습성과관리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홍두선 : 저도 철학동아리, 아우멘토 활동을 했구요, 글로벌토크콘서트를 기획했고 학급프로젝트 팀장을 맡아 ‘통섭’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를 추진했습니다. 독서토론논술반과 한영뉴웨이브에도 참여했죠.
-김태현 : 시사경제반(S.E.P) 동아리활동을 했고 학급프로젝트, 영재반, 독서토론논술반에 참여했어요. 또 교내활동은 아니지만 저만의 공부법으로 EBS 공부의 왕도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박 교사 : 자신의 관심이 반영된 동아리 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어요, 또 학생들의 요구가 있으면 언제든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죠. 일단 방향이 정해지면 기획이나 구체적인 활동은 학생들에게 맡겨집니다. 특히 전 학급에서 진행하고 있는 학급프로젝트는 학기 초 학생들을 파악, 학생들의 역량에 맞게 그 역할이 주어지게 되죠.


Q. 모두들 최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데, 공부는 어떻게 했는지 궁금합니다. 사교육과 공교육 어떻게 활용했는지 들려주세요.
-김태현 : 꼭 필요한 부분만 기간을 정해 학원의 도움을 받고 주로 자습에 주력했어요, 짧게는 6시간, 길게는 10시간씩 학교도서관에서 공부했습니다.
-홍두선 : 학원 다니는 게 나쁜 거 아니지만 학원 때문에 학교 수업을 등한시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학원에 올인하지 않고 제가 공부할 시간은 확보해두고 학원에 다녔습니다.
-김재호 : 전 도움이 되는 건 모두 참여하는 스타일이에요. 학원, 학교심화반프로그램, 그리고 학교에서의 자습 전부를 이용했습니다.
-박 교사 : 세 학생 모두 심화반과 학교교과활동에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또 새벽 1시까지 운영하는 학습실을 꾸준히 이용했죠.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는 학습실에는 자기주도학습사가 상주해 학생들의 학습을 돕고 있어요. 우리학교 학습실은 서울시 도서관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그 운영이 잘 되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Q. 서울대라는 목표는 언제 정해졌는지 궁금합니다.
-홍두선 : 1학년 내신이 좋지 않아서 2학년까지만 해도 서울대는 생각지도 않았어요. 3학년이 돼서 지원 가능한 내신 성적을 얻었지만 용기를 내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학과와 관련해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선생님과의 상담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김재호 : 공부와 학교생활만 열심히 하다 보니 진학에 대한 고민은 그리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3학년이 돼서야 저도 서울대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게 됐습니다.
-김태균 : 전 두선이와 재호랑 좀 달라요. 중학교 때까진 성적이 보통이었거든요? 중학교 졸업식 날 상을 받고 특목고에 진학하는 친구들을 보며 저만의 큰 목표를 세웠어요. 졸업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고등학교 올라가면 상을 모두 쓸어올게”라고 부모님과 약속했죠.
-박 교사 : 학생들이 서울대라 하면 ‘높은 벽’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모두들 저마다의 능력이 있는데 그 선입견을 버리지 못하는 거죠. 학생들이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는 것도 모두 이 ‘높은 벽’의 이미지 때문에 생기는 것 같아요. 많은 학생들이 스스로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믿고 도전해봤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Q. 서울대 진학 후 계획을 들려주세요.
-홍두선 : 저보다 뛰어난 학생들이 많을 거라 생각해요. 저에게 부족한 면을 채워가고 싶습니다. 많이 배우고 많은 친구들을 사귀면서 저의 수준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고 싶습니다.
-김태현 : 시간이 허락하는 한 많은 전공을 공부하고 싶어요. 또 많은 인간관계를 쌓고 동아리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싶습니다.
-김재호 : 공부도 중요하지만 인간관계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관계도 넓혀가고, 독립심도 쌓고, 또 봉사활동도 많이 할 계획입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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