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미디어고등학교 영상제작동아리 ‘불끈’

장수사진에 마을 홍보영상 제작까지… 봉사활동으로 재능 나눠

지역내일 2012-12-21


동아리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강미디어고등학교 영상제작동아리 ‘불끈’ 해마다 영등포구 관내 어르신들의 장수사진을 찍어주는 봉사 활동과 ‘1교 1촌’ 마을인 당진 영전황토마을에서 어르신들의 장수사진 촬영과 함께 마을 가족들의 영상 편지를 제작하며 살림살이까지 살펴주는 이웃이 되어가고 있다. 다양한 활동의 결과로 학교 안에서 ‘불끈’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는데.. ‘불끈’의 회원들을 만나 그들만의 재미난 이야기를 들어본다.


‘찰칵’ 어르신들 장수사진 촬영
한강미디어고등학교 영상제작 동아리 ‘불끈’은 청소년들만의 이야기를 영화와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제작하는 동아리다. 2004년에 처음 만들어져 지난 8년간 매년 한편씩의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등 동아리 활동에 많은 열정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아리 이름 ‘불끈’은 디지털 영상제작에 필수적인 인터페이스로 사용하는 IEEE1394의 원래 제품명인 (주)애플사의 "Fire Wire"를 우리말로 직역한 것이다. 또한 ‘불끈’의 국어 사전적인 의미는 ‘두드러지게 치밀거나 솟아오르는 모양’으로 영상분야에서 우뚝 솟은 동아리를 목표로 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담고 있다.
‘불끈’의 회원들은 청소년의 다양한 감각으로 단편영화 및 뮤직비디오와 같은 영상작품을 제작하고 있으며 2006년부터는 학생들의 전공을 살려 학교가 위치한 영등포구에서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장수사진을 찍어주는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촬영한 사진은 얼굴에 난 잡티 등을 제거해 주는 보정 작업을 거쳐 노인들에게 액자로 전달됐다.
처음 시작은 “즐겨할 수 있는 사진으로 남을 위한 일을 해보자”는 일종의 재능 나눔 봉사였다. ‘불끈’을 맡고 있는 정희영 교사는 “학생의 반응도 어르신들의 호응도 기대 이상이었다”고 소개한다. “단순히 장수사진만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며 “한복 갈아입히는 것, 옷 매무새를 다듬는 것, 화장하는 것, 어르신들의 표정관리까지 마지막 사진이 잘 나오도록 활동을 하고 나면 어르신들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주위 어른들을 보는 시선도 달라진다”고 전한다.
해마다 2백 명에서 3백 명 정도 어르신들에게 장수사진을 촬영해 드렸고 날로 찾는 곳도 늘어나 영등포구청 22개 동사무소에서 촬영을 요청할 만큼 인기도 높아졌다.
이제는 장수사진에서 벗어나 신길종합사회복지관에서 가정의 달 행사로 가족사진 촬영도 요청했고 장애인사랑나눔의 집에서 무료급식봉사도 하면서 장애인들을 위한 장수사진도 촬영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동아리에서 갈고 닦은 실력으로 마을홍보영상도 만들어
한강미디어고등학교 영상제작동아리 ‘불끈’은 1학년 8명, 2학년 8명, 3학년 9명으로 총 25명의 학생으로 구성되어 있다. 회원들은 영등포구에서 진행하는 장수 사진 봉사 활동 이외에도 ‘1교 1촌’ 으로 자매결연을 맺은 충남 당진의 영전 황토마을에서 해마다 농촌 체험 봉사 활동도 하고 있다. 올 여름에도 당진에서 어르신들의 영정 사진 촬영과 함께 마을 가족들의 영상 편지를 제작하는 활동을 했다.
그동안 동아리 활동을 통해 갈고 닦은 사진 실력으로 마을 주민들의 가족사진을 촬영해 액자 사진을 만들어 주는가하면 지역에 있는 초등학교를 방문해 전교생에게 UCC를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함께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마을회관에서 시사회를 열기도 했다고.
현재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이승주 학생은 “처음으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르신들이 초라한 모습으로 사진 촬영하는 것이 안쓰러워 머리도 곱게 빗겨 드리고 화장도 시켜드리고 한복도 입혀드렸다”며 “단장하고 찍으면 눈물을 흘리는 어르신들도 있다”고 전한다. 김형준 학생은 “학교에서 배운 사진 촬영 기술과 영상촬영 기술을 가지고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뻤다”며 “마을홍보영상도 만들고  멀리 있는 자녀들에게 줄 영상메시지도 만들어서 보내 주면서 많은 보람을 느꼈다”고 밝힌다. 찍는 것 자체가 좋아 사진작가 되고 싶다는 최윤정 학생은 “사진이라는 것이 순간에 촬영이 되기 때문에 어르신들의 표정이 잘 나오는 순간 셔터를 누르는 것이 가장 힘든 것 같다”며 “마지막 사진이라 생각하고 자신들의 살아왔던 삶을 회상하시며 가슴이 찡한 표정을 지을 때 마음이 아려오기도 한다”고 전한다.
전국 학생 동영상 촬영대회 및 각종 공모전 다수 수상 외 2010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 행사 동영상 제작, 구립영등포노인종합복지관 홍보영상 촬영, 영상제작 방과후학교 운영, 창업동아리 운영, 한강미디어고등학교 홍보 동영상 제작(2008~2010)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온 덕분에 학교 안에서 ‘불끈’의 인기는 상당하다. 신입 회원을 모집할 때에는 학생들이 넘쳐나 까다로운 면접 절차를 거칠 정도라고. 3학년 강민구 학생은 “해마다 많은 신입생들이 ‘불끈’에 지원해 해마다 높아져가는 동아리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단편영화 제작으로 공모전 수상
‘불끈’ 회원들은 해마다 단편영화를 제작했다. 회원들이 만든 단편영화는 시나리오부터 연기, 촬영, 편집까지 오롯이 회원들의 손에서만 이루어진다. 2005년 죽고 싶은 세 가지 이유, 6mm, 2006년 백합, 2007년 아이스크림. 테이프, 2008년 거위의 꿈, 2009년 Bracelet, 2010년 19번째 층, 2011년 Dreme, 2011년 21세기 벽, 성장판 등 다양한 이야기로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회원들은 정규 동아리 활동 시간인 월 2회씩 가지는 정기 모임 외 거의 매주 동아리실에 모여 시나리오 작성과 촬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여기에 전문가를 초빙하여 ‘DSLR 활용한 동영상 촬영 강의’와 한강미디어고를 졸업하고 현장에서 직접 뛰고 있는 선배들을 초청하여 전문적인 기술과 취업 현장에 관한 이야기도 전해 듣는다. 이를 통해 회원들의 실력은 날로 늘어만 가는데...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기술을 나눌 수 있어 즐겁고 도움을 받는 사람들은 학생들의 봉사에 감사해하는 모습 속에서 조금 더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된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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