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논술 멘토가 전하는, 대입논술 준비는 이렇게
대학별 출제 유형에 맞는 맞춤준비 필수
장기적 안목으로 논리력과 독해력 기르는 훈련 꾸준히 해야
수능 이후 주말마다 대학별 논술고사가 진행되고 있다. 수시모집이 확대되면서 대입논술은 간과할 수 없는 전형요소가 됐다. 특히 상위권 학생들에게 논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서울과 수도권 소재의 상위권 대학들은 논술고사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려고 한다. 대학별 특성에 맞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논술고사 유형과 채점 기준 등을 갈수록 견고히 하고 있다. 대입논술에 대한 노하우가 차곡차곡 쌓여가는 대학과 달리 학생들은 여전히 불확실한 미래의 것으로 대입논술을 생각한다. 당장 급한 내신과 수능 성적에 매달려 논술 준비를 마지막으로 미뤄두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대입논술은 상위권 대학 희망자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승부다. 치열한 경쟁률까지 감안한다면 보다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이번주 내일신문에서는 우리지역 논술 대표 강사들로부터 대입논술 준비에 대한 조언을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일산 대진고 윤신혁 교사, 위너스 인문논술 박시성 원장, 벼리아카데미 박우현 원장, 우리학원 박일권 원장 등이 학생들을 위해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었다. 이제 곳 수험생이 되는 고2 학생들이나 대입논술을 아직은 먼 미래의 것으로 생각하는 고1 학생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멘토들의 조언을 정리해 보았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일산 대진고 윤신혁 교사(EBS 논술 강의자)
“진로와 독서, 논술 연계한 통합 프로그램으로 대입논술 초석 마련해야”
먼저 서울대 철학과 김영정 교수가 정리한 통합교과형 논술의 의미에 대해 말하고 싶다. 통합교과형 논술이란 고교과정을 정상적으로 이행한 학생이 교과과정에서 배운 지식과 사고과정을 통합해 문제를 논리적으로 정리해 내는 것이다. 이는 대입논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교육이 가야할 궁극적인 지향점이기도 하다.
대진고에서 학생들과 함께 논술 수업을 시작한지 10년째다. 그간 거의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입논술 준비를 해왔다. 그러면서 내린 몇가지 결론은 ‘대입논술 준비는 단기간에 안된다’는 것과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3년간의 고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해해야 논술 답안 작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사랑의 묘약을 찾듯 대입논술 준비를 한다. 빠른 시간 안에 논술실력을 키워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 한다. 이는 학부모도 마찬가지다.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진로와 연관된 깊이 있는 독서가 필요하다. 또한 자신의 관심분야와 주변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연구하며, 하나의 결론으로 답을 도출해 내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을 지속적으로 경험한다면 독해력이나 이해력, 논리력 등을 기를 수 있고, 특별한 준비없이 대입 논술 문제도 해결할 수가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렇게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대입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 대다수가 입시에 휘둘린 채 막판에 몰아서 대입논술을 준비하려 한다. 간혹 수능에 매달려 수능 최저등급을 맞춰 놓은 후 논술준비를 해보겠다고 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렇게 막판에 몰아서 준비하는 것은 별 효과가 없다. 다만, 시험을 대비한 전략적인 준비는 꼭 필요하다. 전반적인 대입논술 시험에 대한 이해와 시험 준비는 별개다. 주어진 시간, 정해진 분량에 맞게 글을 써내려가는 연습과 문제가 요구하는 정답을 충족시키기 위한 글쓰기 연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요약해 보시오’, ‘비교해서 정리하시오’, ‘분석해 보시오’, ‘논술하시오’는 모두 다른 방식의 글쓰기 과정을 요구한다. 각각의 문제 의도에 맞게 글을 써내려가는 훈련이 필요하다.
논술서당 박시성 원장
“확실한 개요작성이 논술시험의 당락을 결정짓는다”
-연대 경영학과 합격(고3부터 재수 때까지 대입논술 준비)
-이대 영어교육과 합격(고2부터 고3까지 대입논술 준비)
-동국대 행정학과 합격(고1부터 고3까지 대입논술 준비)
-성대 경영학과 합격(고3부터 재수 때까지 대입논술 준비)
지난해와 올해, 수시 합격생들을 살펴보면 대다수 학생들이 최소 2년 이상 대입논술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시 모집 경쟁률은 평균 50대 1에서 높게는 100대 1 정도다. 수시모집에서는 대학에서 원하는 수능최저등급을 맞췄다면 학생부 성적과 논술 성적으로 당락이 결정된다. 그러나 학생부 성적은 내신등급간의 점수 차가 크지 않다. 따라서 논술 성적이 합격을 좌우 한다고 볼 수 있다. 올해 논술시험은 고교 교과와 연계성이 높아졌다. 교과서에서 본 익숙한 지문들이 출제돼 문제가 쉬워졌다고 느낀 학생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변별력 확보를 위해 채점 기준이 높아졌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냥 평범한 논술 실력으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하기가 쉽지 않다. 수능 중심의 정시에 이어 수시에서도 재수생이 강세를 보이면서 최근에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대입논술 준비를 시작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그간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며 얻은 결론은 대략 백편 이상 논술을 직접 써본 학생들이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낸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번 논술시험 준비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2년 정도 절대적인 시간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논술시험 시간은 120분 정도다. 시험이 시작되고 10~20분이 경과하면 바로 답안을 써내려가는 학생도 있다. 그러나 간단해 보이는 문제라도 개요작성을 반드시 해야 한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문제를 다각도로 접근하는 브레인스토밍 과정과 글의 구성, 서술방식 등에 대한 개요작성에 시험 시간의 절반 이상을 할애하는 것이 좋다. 남과 다른 논리적 사고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이 과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모두 다 답안을 작성하는데 여념이 없더라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만의 개요작성을 확실히 해둔다면 그것이 바로 논술시험의 당락을 결정짓는 진검승부가 될 것이다.
벼리아카데미 박우현 원장
“독서 능력 위에 논술 실력 꽃핀다”
우수한 대학에서는 공부 잘 하고 글(논문) 잘 쓰는 학생,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주장과 견해로 논리적인 글쓰기가 가능한 학생을 선발하려고 한다. 대학에서 논술전형을 치르는 이유다. 우수한 대학에 입학하고 싶다면 이 조건에 맞게 능력을 키워야 한다. 대입논술은 대학별로 유형이 다양하고 출제방식도 판이하다. 대학별 출제 유형이 다르기는 하지만 논술시험은 크게 네가지 문제 형식으로 출제된다. ①지식을 기반으로 요약정리하라, ②사회현상을 보고 설명하라, ③차이점을 비교 분석하라, ④주장과 입장을 정리하라 등이다. 대부분의 시험문제가 이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출제 유형 분석으로 논술의 틀을 파악했다면 이를 정교히 채워갈 컨텐츠가 뒷받침 돼야 한다. 대입논술에서 독서가 중요한 이유다. 독서를 통해 심화된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논술 실력을 키워가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고3 수험생들은 독서를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거의 없다. 따라서 1,2학년 때 배경지식을 확보할 수 있는 심화된 독서를 집중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독서는 독해력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된다. 논술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지문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지문과 관련된 배경지식과 독해력이 뒷받침 돼야 지문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독해력은 대입논술은 물론이며 수능 성적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인문계고를 기준으로 3등급 이상 성적이 돼야 논술준비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성적이 좋지 않아 논술준비로 이를 만회해 보려고 하는 학생들 중에는 논술시험에 출제된 지문이나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도 상당수다. 논술전형을 계획하고 있다면 고1,2학년 때는 독서와 수능준비에 주력하고 늦어도 고2 겨울방학부터는 본격적인 논술시험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우리학원 박일권 원장
“논술 족집게는 없다, 대학별 논술유형 완벽히 대비해야”
Q1> 대입 논술을 준비해야 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어떻게 구분해야 하나요?
A> 대학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중위권 이상의 학교에서 대입 논술시험을 치르고 있습니다. 상위 30개 대학 정도지요. 내신이나 수능만으로 가는 대학보다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길 희망한다면 논술준비를 해야 합니다.
Q2> 학생부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도 논술준비를 통해 대학합격이 가능할까요?
A> 학생들 중엔 실력은 우수하나 내신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도 있습니다. 그런 학생들에게는 논술준비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경우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논술 실력 또한 우수합니다. 학교 성적이 좋지 않은데 이를 논술로 만회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Q3> 응시생이 너무 많아 채점관이 학생들이 제출한 논술 답안을 거의 보지 않는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A> 대입논술 시험이 시행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대학별 문제유형도 뚜렷해 졌지요. 학생들의 답안을 엄격히 점검하는 시스템을 대학마다 갖추고 있기에 그런 일은 불가능합니다.
Q4> 논술 시험도 기본점수가 있나요?
A> 학교별로 차이가 있는데, 기본 점수가 있는 곳은 논술 시험의 변별력이 낮다고 봐야 합니다. 반면, 기본 점수가 적거나 없는 경우는 논술 시험의 비중이 크다고 보면 됩니다.
Q5> 대입논술 준비를 혼자서 할 수 있을까요?
A> 당연히 혼자서도 가능합니다. 동영상 강의와 기출문제를 보며 공부할 수 있습니다. 대학별 기출문제를 꾸준히 풀어보면 논술시험 적응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출제경향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논술 실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해 줄 수 있는 조력자가 필요합니다.
Q6> 논술시험 답안 작성시 글씨를 잘 쓰는 것이 어느 정도 중요한가요?
A> 채점자가 글씨를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또박또박 쓰는 것이 좋습니다.
Q7> 논술을 잘하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A> 흔히 논술시험이 닥치면 어김없이 ‘논술 족집게’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족집게처럼 논술 시험 문제를 찍어 맞추는 경우는 없습니다. 시험 문제는 해마다 돌고 돌며, 학교별 출제 유형이 뚜렷이 다르므로 출제 경향에 맞춰 준비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독서와 글쓰기의 기초가 튼튼한 학생이 논술을 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글을 논리적으로 쓰는 것도 중요하고, 제시문을 읽고 문제를 파악하는 독해력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논술 준비를 하려면 다른 학생들과 확실히 차이가 날 수 있도록 준비해야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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