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를 이용해 원치 않는 털을 제거하는 방법은 1996년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그 이전의 서구사회에서는 전기침으로 하나하나의 털을 제거하는 방법이 이용되었지만 시술시간이 오래 걸리고 너무 아파서 우리나라에는 널리 보급되지 못했던 방법이다.
저자의 경우는 1998년 미국에서 레이저 제모시술을 시작했으니까 상당히 일찍 레이저 제모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대학교수로써 미국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서 제모시술만 하는 제모전용 피부과를 시작하고 벌써 1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매년 늦가을에서 초겨울이 되면 이 글의 제목과 같은 내용인 “제모, 지금이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 또는 “레이저 제모 가을이나 겨울에 시작하세요” 등의 내용으로 이메일도 보내고 홈페이지의 팝업 메뉴에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3~5월 봄철에 더 많은 분들이 레이저제모를 시작하는 걸 보면 레이저제모를 충분히 이해하신 분들이 아직은 소수라는 생각이 든다. 레이저로 털을 제거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한데, 영구적인 제모효과를 충분히 보기 위해서는 일정간격(보통 4~6주정도)을 두고 반복시술을 해야 하고 평균적으로 5~6회 정도의 시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영구적인 효과는 파장이나 조사강도 등이 적절하고 피부가 썬탠이 되지 않았을 때 가능하다.
그런데 늦은 봄이나 여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의 피부가 썬탠이 되기 때문에 노출 부위(보통 팔, 다리)의 제모는 시술에 어려움이 뒤따르게 된다. 더욱이 비키니라인(비키니를 입었을 때 보일 수 있는 털들로 비키니수영복의 사이즈가 작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털)의 제모는 닥쳐서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 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겨드랑이처럼 노출 부위가 아닌 경우는 계절에 상관없이 동일한 시술을 받을 수 있는데 위의 내용을 잘못 이해하면 겨드랑이도 여름에 제모시술을 받으면 안 된다는 오해를 할 수 있다.
이제는 시술 조건을 부위별로 겨드랑이, 팔, 다리, 비키니라인 정도는 5회의 시술로 평균 80~90%의 털을 영구적으로 제거할 수 있지만 이런 정도의 효과를 모든 병원에서 기대할 수는 없는 시술이 되었다. 더욱이 좁은 이마를 넓히는 제모나 남자 수염과 같이 굵고 밀도가 높은 부위는 시술 시에는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레이저제모는 부위와 계절 그리고 시술하는 병원에 따라서 그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레이저제모를 원하는 의료 소비자들도 약간의 지식과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제이엠오피부과의원 고우석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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