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전시교육청 박백범 부교육감
학폭, 학교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힘 길러야
Wee클래스와 대안교육 연계…학부모 인식 전환 필요
교과부에 따르면 중학생 학교폭력(이하 학폭)이 증가하고, 고등학생 학업중단률도 높아지고 있다. 그중 대전시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가장 높아 학부모와 교육전문가들의 우려가 높다. 더욱이 초등 고학년과 중학생 학폭 증가는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학업중단과 연결되기 때문에 대전시교육청은 학폭과 학업중단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해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새솔센터를 통해 가해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교육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Wee센터를 활용해 피해학생 상담과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학교폭력 가·피해 학생 교육과 치유를 함께하는 곳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중 대전시교육청이 유일하다.
새솔센터 교육을 통해 가해학생 학부모들은 뒤늦게나마 교육현장의 목소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들은 ‘학부모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한다.
대전시교육청 박백범 부교육감을 통해 학폭과 학업중단에 대한 대안을 들어봤다.
< 박백범 부교육감 - 대전시교육청>
-.학교폭력의 원인과 해결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학부모들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애들끼리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했던 아이들의 행동에 대해 이제는 상대방의 감정도 배려하라고 가르쳐야 한다. 그동안 교육청에서는 가정통신문을 통한 의례적인 학부모 교육을 했다. 학폭 뿐만 아니라 학교 현장에 대한 학부모교육의 현실화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학부모교육이 필요하고 전문가도 육성해야 한다.
학교폭력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의 공정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학폭위는 올해 시행된 제도로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학폭위의 전문성과 문제점들은 보완해 나가야한다.
EBS의 ‘학교의 혁명’ 다큐멘터리 중 경남 태봉고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어떤 과제를 주고 아이들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갈등상황이 해결되는 것을 봤다.
학폭에 대해 학교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학교내 Wee클래스를 대안교육과 연계해 학교를 대안교육의 장(場)으로 활용해야한다는 생각이다.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의 모델이 필요하다.
-.새솔센터에서 진행하는 학폭 가해학생을 위한 교육내용과 성과는
학생생활안전과에서 가해학생 특별교육기관인 ‘새솔센터’를 직접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새솔센터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유일한 가해학생 교육기관이다. 올해 6월부터 현재까지 학교폭력 가해학생과 학부모 심리치료와 학교생활 적응을 지원하고 있다.
새솔센터에서는 가해학생의 특성 파악을 위해 표준화된 심리검사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 특별교육 이수 기간에 따른 교육프로그램 열 개, 심리재활프로그램 아홉 개를 개발해 가해학생별 개별화된 심리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산림청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숲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해학생이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올바른 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려 한다. 가해 학생, 피해학생 모두가 잘못된 교육의 피해자일 수 있다.
Wee클래스-Wee센터-Wee스쿨로 연계해 단계적으로 문제 접근을 하고, 유형별 분석을 통해 필요한 치유 심리 상담 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려 한다. 이를 위해서는 Wee스쿨 설립 문제가 시급하게 해결돼야 한다.
가해학생 학부모들에게 ‘학부모교육’의 필요성을 들었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워 내년부터는 학교 현장에서 현실성 있는 부모교육을 해 나갈 계획이다.
새솔센터를 통해 학생, 학부모와 직접 소통하는 기회를 만든 것이 성과이고, 이를 반영해 학폭을 예방하고 학업중단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
-.가해학생 교육도 필요하지만, 피해학생 치유도 중요한 과제다. 계획이 있나
피해학생들은 좀 더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원인과 유형에 따라 치유를 하려면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하다. 관내 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활용한 폭넓은 분야의 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아이들 스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학업중단 위기 학생들에게 ‘학교적응력배양’ ‘조건부 특별교육이수제’ ‘학업중단숙려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심한 우울증, 학교폭력 피해 경험, 정서행동특성 위험 등을 겪고 있는 학생을 찾아 종교계 협력사업으로 침례신학대학교에서 학폭 심리 피해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학폭 가해 학생 교육과 피해 학생에 대한 치유 프로그램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학생들이 같이 어울려 학교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청만의 문제가 아닌 지자체가 함께 학교의 아이들과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 고민을 나누어야 한다. 머리를 맞대고 미래의 인재들을 위한 대안을 찾고 싶다.
-.대안교육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학생들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이 대안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인성을 키우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게 진정한 교육이다.
먼저 대안교육과 일반 공교육의 경계를 없애야 한다. 대안교육과 공교육이 서로 어울려 하나의 본류로 통합되어야 한다.
-.대전시교육청의 높은 학업중단률을 줄이기 위한 방안은
대전시민과 학부모들이 지식 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해 지?덕?체가 조화로운 전인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일명 ‘SKY’나 ‘in서울’ 할 수 있는 10%의 학생들을 위한 교육도 중요하지만, 90%의 나머지 학생들을 위한 교육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하나의 방법으로 방송중학교를 만들어 원격지교육, 스마트교육을 통한 대안교육을 구상 중이다. 학습부적응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뷔페처럼 차려 놓아야 한다. 홈스쿨링, 스마트교육 등 학업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려고 고민하고 있다.
또한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학교 안에 있는 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 모두에게 그들이 원하는 다양한 배움의 길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한다.
천미아 리포터 eppe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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