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여성 - BRAND ID 김영희 대표
명품 뺨치는 나만의 가죽가방
해외명품 가방에 많은 돈 투자하는 현실이 안타까워···
우리나라 최고, 더 나아가 세계인이 사랑할 개성 있는 토탈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야심찬 여성을 만났다. 지금까지 만난 그 어떤 인물에서도 느끼지 못한 여성적인 카리스마가 언뜻 보인다. 고요함 속에 힘이 있고 다양함 속에 깊이가 있다. 상호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BRAND ID의 김영희(44) 대표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김 대표를 소개하려면 일단 복잡하다. 잘 하는 일이 너무 많은 탓에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될지 모르겠다. 일단 큰 키가 시원하게 돋보인다. 오랜 세월 전문직여성으로 살아온 흔적이 현재 김 대표의 첫인상이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생각 중요
“가죽공예를 한다는 이야기에 이렇게 찾아왔는데 취재꺼리가 너무 많다”는 질문에 김씨는 도리어 겸손하게 웃는다.
“디자인 회사에 다니면서 주역 등 철학 공부를 하다 성명학까지 배우게 되었죠. 그래서 지금은 성명학과 디자인을 결합한 상호제작 일을 하고 있어요. 물론 가죽공예도 하죠.”
뭐든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 김 대표는 다양한 공부를 했다. 그냥 관심 정도가 아니라 가장 깊은 전공서적까지 사서 공부해야 직성이 풀린다. 예사사람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원래하던 디자인에 철학을 접목시켜 사업을 했고 2011년에는 신지식인협회에서 시상까지 했다.
김 대표의 관심은 한 곳에 머물지 못했다. 자신의 직업을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배웠다. 타고나길 손재주가 있어 수공예라면 안 배운 것이 없다.
“언제부턴가 취미로 시작한 수공예가 생활에 필요한 물건이 되고 내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수공의 가치를 찾고 싶었죠. 그렇게 시작한 것이 가죽공예입니다.”
가죽, 목타, 기리메, 초실, 바늘이면 재료 끝
가죽으로 만든 독특한 손가방과 서류가방
김 대표가 내놓은 가죽공예 작품에 입이 쩍 벌어진다. 명품가방 뺨치는 가죽가방들이다.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개성있는 가죽가방이지만 실용적이고 고급스럽다.
“요즘 사람들은 해외명품가방에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죠. 개성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똑 같은 가방들을 필요이상의 고가로 구입하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김 대표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릴 수밖에 없다. 세련된 현대 직업여성으로 명품가방 대신 직접 만든 가죽가방을 든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살짝 부럽지만 어떻게 이런 일을 하게 되었는지 감조차 오지 않는다.
가죽공예를 알게 되고 전문가를 찾아가 한 달 정도 바느질만 배웠다고 한다. 그 다음은 김 대표 혼자 해결했다. 물론 가죽공예전문서적을 사서 독학했다. 가죽은 인터넷이나 가죽도매에서 구입하면 된다. 실이 지나갈 구멍을 뚫는 목타, 가죽 끝처리에 바를 기리메, 초실, 바늘, 가위, 자만 있으면 끝이다.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재단하고 실로 묶고 기리메로 마무리하면 끝. 완성작품은 정말 어느 매장에서 구입한 명품 같다. 아니 진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명품이다. 주변 지인들이 자꾸 주문을 해 간혹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가방의 색상도 자신에게 좋은 색을 적당히 포인트로 사용하다보니 더욱 의미있다.
가죽공예 작업을 하고 있는 김영희 대표와 직접 만든 가방들
김 대표는 “주부들도 조금만 창의적인 생각을 하면 주변에서 취미나 직업으로 연결할 일이 많다”고 거듭 강조한다. 김 대표가 다른 사람과 다르다면 실천력이다. 세계에 내놓을 토탈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김 대표의 꿈도 그렇게 시작되고 있다.
여성가방, 독특한 서류가방, 허리띠, 필통까지 자투리 가죽을 이용한 작품들이 하나 같이 탐난다. 더 탐나는 것은 자신의 개성을 철저히 지키며 살아가는 김 대표의 삶이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삶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실용적인 분야라 더욱 놀랍다. 요즘은 재능기부에 나서 바쁜 모양이다. 일과 취미에 김 대표의 인생철학이 그대로 보인다.
김 대표의 삶 자체가 참으로 명품이다. 명품보다 더 명품인 나만의 가죽가방. 참 멋지지 않은가. 꼭 하나 만들어 보고 싶다.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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