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계사를 꿈꾸는 김다혜(문과 2학년)양. 그가 쓴 재무설계 기획안에는 4년간의 대학생활, 1년간의 아프리카 봉사 활동, 미국 유학, 회계사 자격증 취득 등 향후 인생 로드맵과 그동안 필요한 학비 조달 계획까지 빼곡하게 적혀있다.
“몇 달 전 참가한 경제캠프에서 재무 설계 이론을 배운 뒤 짜보았어요. 그전까지는 ‘국제계사가 되고 싶다’라는 막연한 꿈만 있었는데 필요한 예산을 고려해 비용 대비 효과까지 따져가며 목표를 분명하게 세우니까 긴장감도 생기고 수능시험 공부에도 한결 도움이 돼요.” 김양은 야무지게 대답한다.
‘김다혜 스타일’ 공부법 혼자 터득
‘시켜서 하는 공부’에 반감이 컸던 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김다혜 스타일’ 공부법을 혼자 터득했다. “진도에 쫓기며 학원에서 내준 숙제 때문에 헉헉거리며 하는 공부가 정작 내 실력으로는 쌓이지 않더군요. ‘내가 공부의 주인공’이 되어 막히는 부분만 선생님의 도움을 받기로 순서를 바꿨죠.”
초등학교 시절 가족과 함께 떠난 유럽여행에서 자신이 알던 서툰 문장과 단어를 총동원해 낯선 외국인들과 대화를 주고받았던 경험이 영어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영어를 특히 좋아했던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CNN과 영자신문에 관심이 많았다.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핫이슈를 ‘영어’로 듣고 읽을 수 있다면 어깨가 으쓱할 거란 생각이 들자 자꾸 눈길이 갔어요. 게다가 딱딱한 영어 교재보다 세상사는 내용이라 훨씬 재미있고 다양하고요.” 거의 들리지 않았던 영어뉴스가 조금씩 귀에 들어왔고 억양과 발음에 익숙해졌다. 말문도 함께 트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국내외 시사 상식까지 풍부해졌다.
영어의 재미에 빠진 뒤부터 신문기사를 읽은 다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영어 에세이로 쓰는 훈련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최근에 미국 LA에 사는 고교생들이 우리 학교를 방문해 안내를 맡게 되었어요. 그동안 쌓은 영어 실력으로 외국인 친구들과 막힘없이 대화할 수 있는 나 자신이 대견하고 기뻤어요.”
이처럼 주관이 뚜렷한 김양은 자신에게 맞는 ‘공부의 틀’을 만들어 우직하게 실천하는 스타일이다. 때문에 개념과 원리를 바탕으로 정답을 찾아나가는 수학을 좋아한다. 어려운 난제를 만나 미궁 속에 빠지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해답지를 보지 않고 끙끙거리며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이런 훈련을 착실히 한 덕분에 공부의 토대가 탄탄하게 닦였다.
‘공부가 능사는 아니다’ 깨달음 얻어
“팀워크를 이뤄 토론하며 해결점을 찾아나가는 문제 해결방식을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영어, 수학 그리고 경제와 경영이 접목되는 분야를 찾다보니 ‘국제 회계사’라는 목표를 갖게 되었어요.” 이처럼 김양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끈질기게 찾으며 확실한 목표를 세우는 데는 중학교 시절 용인외고 입시에서 실패한 아픈 경험이 자양분이 되었다.
공부는 썩 잘했지만 장래 꿈을 위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양한 경험이 부족했던 걸 절감한 뒤부터 동아리활동과 현장 체험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2학년 담임선생님이 반 전체 학생과 개인 면담을 1년에 다섯 차례나 할 만큼 열정이 많은 분이세요. 진로 관련 체험 정보가 어둡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더니 연세대 리더십 캠프 등 각종 캠프 정보를 수소문해 알려주셨어요.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리더십 캠프에서는 전문가 강의를 통해 미래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을 배웠고 금융감독원 캠프에서는 한국거래소를 견학하며 증권, 채권 등 금융시장의 원리를 실감나게 배웠다.
"이런 캠프들은 알찬 내용으로 하루 또는 이틀간 짧게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뺐기지 않으면서 각 분야 전문가들을 만나서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힐 수 있어 좋아요. 공부하는데 동기부여도 꽤 되고요.”
캠프, 동아리 경험이 미래 설계에 도움
학교에서는 관심사가 비슷한 10명의 또래들과 모여 경제 동아리를 만들었다. 경제 원리와 기본 개념을 다지면서 IMF 때 우리나라의 경제 위기 극복 과정, 유렵 금융위기 원인 분석 등 실물경제의 흐름을 읽는 눈을 키워나갔다.
“여럿이 함께 스터디를 하면서 ‘집단 지성’의 힘을 배웠어요, 동시에 의견이 부딪히는 갈등 상황에서 조율하고 타협하며 팀워크를 유지하는 노하우도 깨우칠 수 있어 개인적으로 얻은 게 많아요.” 김양이 그간의 활동 소감을 밝힌다.
고3을 코앞에 둔 요즘은 마인드 컨트롤이 특히 중요한 시기다. “농구로 스트레스를 풀어요. 원래 운동 신경이 좋은데다 스포츠를 좋아하거든요, 땀을 흠뻑 흘리면 잡생각도 사라지고 공부 집중도 잘 되요.” 가끔씩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좌우명을 곱씹으며 마음을 다잡는다는 김다혜 양. 매일 새벽까지 책을 펴들며 자신이 정한 목표를 향해 우직하게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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