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체험학습-신우목장 ‘밀크스쿨’

지역내일 2012-11-05 (수정 2012-11-05 오후 9:45:27)

강추! 체험학습-신우목장 ‘밀크스쿨’


목장은 신나는 학교, 우유는 과학!
로봇 착유장 견학, 아이스크림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가득


‘매일 마시는 우유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넓은 초원 위 소 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풍경은 얼마나 멋질까?’
지난 일요일, 목장 체험 학습을 떠나기로 한 며칠 전부터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된 듯 들떠 있었다.


젖 짜는 로봇이 있는 착유장과 자동화 된 유가공 공장 시설



로봇착유장에서 로봇이 소 젖을 짜는 모습을 아이들이 신기한 듯 보고 있다.

울산 울주군에 위치해 있는 신우목장에 도착해 처음 간 곳은 소 젖을 짜는 착유장.
“우와~신기하다! 로봇이 우유를 짜요.”
신우목장 로봇착유장 유리 너머로 보이는 진풍경에 아이들은 신기한 마술을 보듯 눈을 뗄 줄 몰랐다.
로봇 착유장 시설을 갖춘 곳이 국내에 두 곳 뿐이고, 이곳에는 착유 로봇이 2대 있다는 신우목장 이혜현 강사의 설명이 이어졌다.
젖소들은 자석에 이끌리듯 제 차례가 되면 스스로 로봇 앞으로 저벅저벅 걸어왔다. 착유실 안으로 소가 들어와 멈추자 대기하고 있던 로봇팔이 자동으로 네 개의 젖꼭지를 씻어 소독한다. 착유기를 소젖꼭지에 착착 한번 만에 실수없이 능숙하게 꽂아 착유를 시작한다. 원유는 호스를 통해 유가공 공장 집유실 배관으로 이동한다.
“젖소들은 하루에 평균 4번 정도 스스로 로봇 앞으로 가서 착유를 해요. 우리 공장에서는 우유를 차에 싣고 이동하는 게 아니라 배관시설을 통해 자동으로 집유공장으로 이동해요. 알갱이를 잘게 부수는 균질 과정을 거치고 난 후 살균, 냉각 단계를 거쳐요. 얼마나 균질하게 가공됐느냐에 따라 우유 맛이 달라져요. 그 다음, 포장 후 신선한 우유를 가정으로 배달하게 됩니다.”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신속히 이뤄지기 때문일까. 신우목장 우유맛은 어린 시절 먹던 우유처럼 고소하고 신선했다.
평소 편식이 심한 둘째 아이도 “엄마, 진짜 고소하고 달콤해요”라며 그 맛에 감탄했다.


유기순환농법으로 건강한 소 키우고 유기농 우유 생산해



유기농 목장인 신우목장의 목초지에서 한우와 젖소들이 어우러져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우리는 우유 가공 공장을 나와 트렉터를 개조해 만든 차량을 타고 목장 이곳 저곳을 둘러봤다. 하늘은 푸르렀고 공기는 깨끗하고 흙내음은 그윽했다. 눈과 머리가 맑아지는 듯 했다. 소들은 들뜬 유람객들의 소란스러움에도 한가로이 풀을 뜯으며 무심했다.
신우목장은 차로 한 시간이면 충분히 도착하는 울산시 울주군 아미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으며 목초지와 우유 가공공장을 비롯해 모두 20만평에 이르는 상당히 큰 규모의 목장이다. 30여년 전 15마리 젖소로 시작해 지금은 한우와 젖소 770두가 함께 자연방목되는 유기농 목장이다.
신우목장 김종화 대표는 직접 트렉터를 운전하며 친절하게 자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먹거리의 기본은 정직한 땅에서부터 비롯됩니다. 우리 목장에서는 옥수수와 ‘연맥’이라는 보리를 이모작해요. 옥수수밭은 모두 8만평이죠. 수확한 곡식을 발효시켜 소 사료를 직접 만들어 먹이고 소의 배설물을 퇴비로 다시 발효시켜 거름으로 활용하죠. 100% 유기순환농법을 실현하고 있어 과학자들의 큰 관심과 연구 대상이 되고 있어요.”


아이들이 직접 소에게 건초를 먹이는 체험을 하며 즐거워 하고 있다.

한우축사에서 잠깐 내려 우리는 건초를 소들에게 먹이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우리 아이들은 저 멀리 있는 소들도 먹여야 한다며 건초를 들고 왔다갔다 분주했다.
푸른 하늘과 산, 흰 구름을 배경으로 한우, 젖소들이 어우러져 멋진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켰다. 유산양들도 여기저기서 풀을 뜯고 있어 아이들의 멋진 친구가 돼 주었다. 체험실 옆 벤치에서 우리는 준비해 간 점심을 멋진 목장 풍경을 감상하며 맛있게 먹었다.


신나는 아이스크림과 스트링 치즈 만들기 체험
 

신우목장에서는 아이스크림과 스트링 치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가장 기다렸던 아이스크림과 스트링 치즈 만들기 체험이었다.
“큰 볼에다가 얼음과 소금을 넣어주세요. 소금을 넣으면 온도가 영하로 금방 내려가요. 작은 볼에다가 우유와 블루베리 잼을 넣고 볼을 돌리면서 빨리 저어주면 금방 맛있는 아이스크림이 돼요. 참 쉽죠?”
이혜현 강사의 설명에 따라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뚝딱 만들었다.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집에서도 자주 만들어 먹어보리라 다짐했다.
그 다음 순서는 우리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스트링 치즈 만들기.
초벌로 만들어 놓은 치즈 덩어리를 뜨거운 물 속에서 한참 반죽한 후 늘이고 접기를 반복해 만든 스트링치즈는 무척 고소하고 쫄깃했다.
아이들과 함께 목장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지현(43·울산 방어동)씨는 “매일 먹는 우유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어 좋았어요. 특히 신선한 우유로 아이스크림도 만들고 스트링치즈도 만들어 보니 아이가 너무 즐거워 했어요”라고 말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신선한 먹거리의 소중함을 직접 오감으로 체험하고 배운 소중한 시간이었다.
신우목장 ‘밀크 스쿨’에서는 로봇 착유장 및 유가공 공장 견학, 송아지 우유 주기, 치즈·아이스크림 만들기, 트랙터 타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수업료 평일 12,000원·주말 25,000원)
가는 길은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에서 내려 35번 국도를 타고 언양 시내를 통과한 후 자동차로 10여분 정도 지나면 신우목장 입간판이 보인다. 부산에서 출발해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돌아오는 길에 차로 10여 분 떨어져 있는 반구대 암각화에도 들러 보자. 대곡천의 원시적인 비경과 암각화의 신비함 속에 젖다보면 특별한 가을 추억여행이 될 것이다.



박성진 리포터 sj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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