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준수학 오공열 선생
예전에 한 학생이 수학을 무엇 때문에 배우는지 모르겠다며 하소연을 해왔다. 살아가는데 사칙연산만 할 줄 알면 아무 지장이 없다는 것이 그 학생 주장의 요지이다. 인수분해를 몰라도 콩나물은 실컷 살 수 있단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인간이 콩나물을 먹고 사는 것으로 만족했다면 수학의 눈부신 발전은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수학은 왜 필요한가? 수학은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좋은 과목이며, 나아가 국가 경쟁력이다. 바람직한 수학교육을 통한 창의력을 갖춘 첨단 산업 인재들의 육성이야 말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상과 우리나라의 현실은 많이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수학은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짐으로 여겨지는 과목이다. 왜 수학이 이처럼 어려운 과목으로 낙인 찍혔을까? 수학은 왜 지겨울까? 그 답은 간단하다. 수학이 재미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수학은 단순한 공식암기와 문제풀이 위주였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 어디에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모른 체, 그저 공식과 문제 푸는 방식을 공부해왔다. 이러니 수학이 지겹고 재미없는 과목이 될 수 밖에 없다.
미국의 예를 들어보자. 미국 학생들의 수학의 성취수준은 우리보다 현저히 낮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국 학생들은 자신이 수학을 잘한다고 느낀다. 미국의 수학시간은 시끌벅적하며 저마다 발표하느라 바쁘다. 미국의 수학책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왜 배우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어디에 활용하는지에 대해 배운다. 한마디로 수학시간은 재미있는 이야기 놀이 시간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수학시간은 고요하고 적막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학의 성취수준이 높은데 반해 자신이 수학을 잘 못한다고 느낀다. 놀라운 사실은 이렇게 낮은 미국 학생의 성취수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수학 실력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이 엄청난 차이의 원인은 수학을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교과부는 딱딱한 수학 교과서를 스토리텔링형 구조로 개편할 계획이다. 공식 설명 및 문제 풀이 위주로 구성된 수학교과서를 의미와 사례 중심으로 서술하는 방법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러한 수학교육의 변화를 통해 많은 학생들에게 가장 재미있는 과목이 수학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