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인기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패밀리 합창단’이 감동의 하모니를 선사하며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참여했던 연예인 가족, 금난새 지휘자 뿐 아니라 시청자까지 합창으로 하나가 되고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안양지역에 남자의 자격 패밀리 합창단보다 먼저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는 ‘가족합창단’이 있어 그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았다.
아빠들의 주도적 참여, 가족화합이 이웃소통으로
12월 첫날, 토요일 5시 해도 저물어가는 어스름한 저녁시간, 평촌아트홀 지하2층 연습실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까부는 아이들과 뒷짐 지고 물끄러미 미소 지으며 서있는 아빠들, 그리고 어느새 옹기종기 모여 수다를 떠는 엄마들, 모두 친숙한 느낌이다. 이들은 안양문화예술재단 가족합창단 단원들이다.
안양문화예술재단 가족합창단은 2011년 5월 1기를 시작으로 올 3월 2기를 모집하여 현재 13가족 40명의 단원으로 구성되었다. 가족 모두 모일 수 있는 토요일 5시를 연습시간으로 잡아 매월 첫 주를 뺀 토요일에 2시간씩 연습을 하고 있다. 이 날은 12월 8일 공연을 앞두고 있어서 인지 모두들 사뭇 진지하다.
정승용 지휘자의 지시에 맞춰 먼저 솔로를 맡은 어린 단원 둘이 나와 노래를 부른다. 목소리가 청아한 것이 음악에 문외한인 리포터의 눈에도 보통이 아닌 듯 보인다. 각 파트 별로 노래를 맞춰보고, 다 같이 맞추기를 반복한다. 악보를 앞에 두고 지휘자를 바라보며 노래에 열중하는 모습이 부럽기까지 하다.
잠깐 짬이 난 시간에 “부산갈매기”, “불사조”하는 소리가 들려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각 가족의 별칭이란다. 13가족 모두 가족 간의 별칭이 따로 있다고. ‘노래하는 도깨비’, ‘무한도전’, ‘환상콤비’, ‘불사조’ 등 이름만 들어도 재미있고 그 가족을 금방 떠올릴 수 있을 듯 하다. ‘부산 갈매기’의 아빠 배관현(46)씨는 “부산에서 이사를 와 낯선 곳에서 어떻게 적응할까 고민하던 차에 마침 가족합창단 모집을 모고 지원했다”며 “지금은 가족합창단의 모든 단원들이 친구 같고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교회성가대와 남성합창단 활동 경험이 있다는 ‘무한도전’의 아빠 김성훈(38)씨는 “아이들과 같이 참여하게 되니 가족유대 뿐 아니라 교육적으로 좋은 것 같다”며 “아이들이 합창단 연습시간을 무척 기다린다”고 말했다.
그래서 인지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친구가 되어 서로 장난 치고 노는 것을 즐기고, 엄마들은 엄마들대로 공감대가 형성되는 듯 했다. ‘불사조’의 아빠 김택정(38)씨는 “합창단 연습시간 외에 아빠들끼리 따로 만나기도 한다”며 “엄마들이 그 사실을 알고 가족끼리 모여야 된다고 눈치를 주기도 했다”며 멋쩍어 했다. 재단의 가족합창단 담당자 정나영씨는 “특히 아빠들의 유대감이 좋아 연습이외에도 가족끼리의 모임도 자주 갖는 편”이라고 귀뜸했다.
13가족이 만들어 내는 감동의 하모니, 드디어 막이 오르다
12월 8일 평촌아트홀. 5시 공연을 앞두고 오전 11시부터 마지막 연습에 리허설로 분주하다. ‘Tomorrow’, ‘You raise me up'', ''넬라 판타지아'' 에서 ''동요메들리'', ''루돌프 사슴코''까지 총 10곡으로 레파토리도 다양하다. 이중창과 솔로를 하는 단원들은 각자 노래를 맞춰보기 하고 율동이 틀리지 않는 지 확인하느라 약간의 긴장감도 든다. 단복을 갈아입으니 실제 무대에 선다는 실감이 드는 듯. 연습할 때는 어수선해 보이더니 단복을 입으니 모두들 하나가 되어 보인다. 드디어 막이 올랐다. 그간의 연습이 결실을 맺는 시간. ‘노래’라는 공통분모로 마음과 입이 하나가 되어 감동의 하모니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평범하기에 또 특별한 우리 가족들의 모습.
가족합창단은 정기공연을 마치고 모두 함께 MT를 갈 예정이라고 한다. 한가족 한가족이 모여 말그대로 가족합창단이 되었다. 가족합창단원 들은 1기에 2기까지 2년 동안 계속 활동하는 단원이 많아서 인지 특히 유대감이 좋다고 했다. 작년에는 KBS 합창대회에 출전하기까지 했다고 하는데 결과는 ‘예선탈락’. 그래도 모두들 함께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올해는 KBS 합창대회가 개최되지 않아 합창대회 출전은 하지 못했지만 지난 9월 안양시민축제 때 무대에 서기도 했다.
부산갈매기 배관현씨는 “평소에도 합창 연습곡을 가족끼리 같이 노래할 수 있어서 좋다”며 “뮤지컬이나 다른 합창단 공연도 더 많이 접하게 되고 문화적 감성이 풍부해 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합창단은 생활의 활력소라며 내년에도 계속 가족합창단 활동을 하고 싶다고. 내년 3기는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질지 벌써 기대가 된다.
신현주 리포터 nashu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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