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키한의원 잠실점 이승용원장
흔히 듣는 성장에 관한 속설 중 ‘살이 키로 간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많은 부모님들이 경험하셨듯이 아이들이 살이 좀 차오른다 싶다가 조금 지나면 살이 쏙 빠지면서 키가 크는 패턴을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소화기관을 대표하는 脾臟(비장)이 살을 주관한다 하여 ‘脾主肉(비주육)’이라 표현하였으며, 비장은 濕(습)을 주관하니 비장이 약하면 식욕이 좋을 리 없고 피부에 진액이 부족해져 피부도 건조하고 살도 잘 안 찌게 된다.
따라서 밥을 잘 안 먹고 피부가 건조한 아이는 아무리 타고난 체질이 좋더라도 후천적인 영양을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잘 안 크는 경우가 많다.
그런 아이가 어느 날부터인가 밥을 잘 먹게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영양공급이 잘 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혈색도 좋아지고 전반적인 신진대사가 좋아지면서 살도 차오르고 성장호르몬의 분비도 활발해지기 때문에 자연스레 키도 크게 되는 것이다.
성장호르몬은 지방을 태우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차올랐던 살이 빠지면서 키로 가는 것이다.
그래서 ‘잘 먹어야 잘 큰다’, ‘살이 키로 간다’라는 말은 일단 맞는 말이다.
그러나 살이 많이 쪄서 비만이 되어도 이 말이 맞을까?
최근 아이들의 생활을 보면 하루 종일 학교나 학원에서 앉아 있다가, 집에 와서 공부와 숙제를 하고 그나마 휴식시간에도 앉아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을 하다 보면 이미 잘 시간이니 운동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여기에 각종 패스트푸드와 육류섭취의 과잉, 야채 섭취가 부족하다 보니 비만인 아이들이 많아졌고, 엄마들은 어느 날 키가 잘 안 크면서 비만이 된 아이를 발견하게 된다.
이때부터 다시 아이에게 살을 빼야한다며 갑자기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며 운동을 시키거나 간식을 줄이라고 강요하게 되고 아이는 다시 스트레스를 받는다.
비만이 되면 성장호르몬이 지방을 태우는데 쓰이게 되어 성장에 방해를 주며,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은 사춘기를 자극하기 때문에, 비만은 성장장애와 성조숙승을 유발할 수 있으니 여러모로 성장에 치명적이다.
표준체중 근처에 있는 아이들은 살이 적당히 찌다가 살이 키로 가면서 크는 것은 정상적인 패턴이지만, 비만이 되는 경우 살이 오히려 성장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살이 키로 간다’라는 말은 비만이 아닌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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