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2년 4개월간 충남예총을 이끌어갈 신임 회장에 윤성희(57·문학평론가)씨가 당선됐다. 윤 회장은 당선 소감으로 “그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충남예총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변화의 디딤돌을 놓는 새 역사의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윤성희 회장은 선거 기간 ▲ 충남예술제 활성화 ▲ 충남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투명한 운영 ▲ 유관기관과의 상호 호혜적 협력관계 확대 ▲ 시·군 예총과 8개협회의 자생적 기반 조성 등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취임 두 달째를 보내고 있는 윤성희 회장을 만나 충남예총 수장으로서 각오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사진설명 : 충남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워크샵에서 강연하는 윤성희 회장
-. 지난 8년간 천안예총을 이끌다가 충남예총 회장이 됐다. 실무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되는데…
천안예총 회장으로서 경험은 앞으로 충남예총에서 해야 할 많은 일들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당시 여러 방면에서 연을 맺은 인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 천안 예총 8년 임기를 마친 지금 자신의 공과 실에 대해서 되돌아본다면
천안의 많은 예술 인구를 예총 회원으로 영입하지 못한 점과 기존 예총 회원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지 못한 점이 아쉽다. 예술 동아리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충분히 마련해 주지 못한 점도 미진했던 부분이라 생각한다.
좋은 결과를 낸 부분이라면 천안예술제 판 페스티벌의 정체성을 만들어 놨다는 것이다. 시민과 소통하기 위해 거리 예술제를 시도했는데 현재 충남의 많은 시군이 천안예술제를 따라한다. 예술제의 방향을 만들고 향도 역할을 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 천안지역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고 지역대학에서 ‘천안학’ 강사로도 활동했다. 천안을 어떤 도시라고 규정하나
천안에서 25년가량 살았다. 천안은 개방적인 도시다. 한마디로 외지인들이 쉽게 뿌리내릴 수 있는 여건이 좋은 곳이다. 96년 천안 문인협회장을 역임할 때나 천안예총 책임자로 있을 때도 외지인으로서 결속·결합에 불편함을 느껴본 일이 없다. 지역색 강하고 폐쇄된 곳에 비해 텃세가 없고 정착하기 좋은, 열린 도시로서 가능성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개방적인 도시라는 이면엔 그만큼 정체성 확립이 어렵다는 그림자를 깔고 있다. 그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 우리 지역민 모두의 숙제일 수 있다.
-. 천안은 수도권과 인접해 특히 서울로 문화 욕구를 해소하러 가는 이들이 많다. 문화 컨텐츠가 수도권에 편중된 현실에서 천안·아산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구상하는 계획은 무엇인가
천안·아산 시민 입장에서 서울과 거리가 가깝다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인 반면, 지역에서 문화활동을 하는 사람들로선 그만큼 좌절 요인이 많다. 지역 문화예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시민들의 애향심에 호소해야 할 측면이 분명히 있는 게 사실이다.
도시의 정체성이 약하다고 하는 면에는 애향심이 옅다는 필연적 약점이 따라온다. 지역 문화 예술계에 종사하는 이들이 애향심 약한 시민들에게 지역 문화를 소비해달라고 호소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충남예총은 문화생산자와 소비자간 불균형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좋은 문화소비자를 육성하자는 쪽에 관심을 두고 있다. 충남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그런 의도로 운영되는 곳이다.
-. 충남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 대해서 소개한다면
문화 공급 구조를 바꿀 수 없다면 훌륭한 문화 소비자를 양성하자는 의도로 운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라고 보면 된다. 학교나 단체 등으로 예술강사를 파견하고, 토요문화학교 악기기부은행 등을 통해 지역아동센터나 소외계층 등에까지 문화 체험과 문화 감성 익히는 장을 제공하는 활동을 한다. 그동안 시행착오를 통해 프로그램의 질이 매년 높아지고 정교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부적으로 자치 단체의 예산 지원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 등으로부터 지원 또는 후원을 받기 위한 좋은 정책들을 기획하는 데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 10월은 지역의 문화예술 축제들이 집중되어 있는 달이다. 지역 문화예술행사에 대한 견해는
짚풀문화제 흥타령축제 등 지역에서 자생한 축제를 통해 시민뿐 아니라 타 지역, 나아가서는 외국인들까지 찾아와 즐기는 마당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초기 노년층 중심의 관객이 점차 가족, 젊은 층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움직임도 볼 수 있어서 기쁘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축제로 제대로 뿌리내리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 지난 9월 천안예술의전당이 개관했다. 지역 예술계에 좋은 소식이지만 아직 많은 행사가 수도권 거대 기획사의 대형 공연 대관에 할애되고 있는데…
당분간은 시민들이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고 기회가 넓어지는 면, 즉 문화 향수권을 충족시켜준다는 측면에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역예술계와 바람직한 공생을 위해 각자 좋은 문화 컨텐츠를 개발하는 부분에 고민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마지막으로 충남에서 가장 활발한 문화적 성장 동력을 지닌 천안·아산시민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지역 예술 활동에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지산지소(地産地消)’라는 말이 있다. 그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뜻이다. 지역 문화예술계가 튼튼하게 뿌리내리고 성장해야 지역민들도 서울의 문화를 뛰어넘는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누릴 수 있다. 많은 사랑과 관심을 지역 문화 예술계에 쏟아주길 바란다.
지남주 리포터 biskette@naver.com
◆ 윤성희 회장 이력
1955년 생. 당진여고 논산고 천안농고 천안여고 합덕여고 충남예고 둔포고 교사 역임.
‘문학과 평론(’90 겨울호)’ 문학평론으로 데뷔. 한국 문협 천안 지부장 역임(’96). 한국예총 천안지회장 역임(‘04~’12). 현 예술세계 편집 주간. 현 계간 아름다운 예술충남 편집위원장. 현 한국문인협회 충남지회장.
문학평론집 ‘문학의 발견’ ‘길 따라 찾아가는 충남의 예술’ ‘시, 세상을 말하다’ 외 각종 문예지 신문 등 다수 집필.
수상 경력 : ‘문학과 평론’ 평론 신인상. 충남문학대상. 대통령포장. 예술유공표창. 교육부장관 표창. 교육감 표창. 자랑스런 충남인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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